[르포] "화물차 하루 200대 北으로"…신압록강대교 개통 기다리는 中단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9-09 07:26

세관 앞 대형 트레일러 줄지어 대기…물류업계, 북중 교역 회복 기대


올해 1∼7월 북중교역 14% 증가…"새 다리 열리면 단둥 경제도 활기"


중국 단둥세관 앞 북한행 화물차중국 단둥세관 앞 북한행 화물차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8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세관 앞 도로에 북한으로 가는 대형 화물차들이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2026.9.8.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8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 시내에서 북중우의교로 향하는 도로에 북한행 화물차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오전 9시 30분께부터였다.


출근 시간이 지나 도심의 차량 흐름이 한결 여유로워질 무렵, 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 트레일러들이 잇따라 북중우의교 방향으로 향했다.


단둥 세관 주변 도로에는 통관을 기다리는 차들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30분 동안 기자가 직접 확인한 북한행 중국 화물차만 48대였다.


한 주민은 "한동안 조선(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차가 눈에 띄게 줄었는데 요즘은 오전이면 큰 차들이 계속 지나간다"며 "화물을 내려놓은 뒤 오후에 단둥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최근 북한으로 가는 화물차가 하루 150∼200대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중국 랴오닝성 단둥역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8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8.


또 다른 주민은 "올해 초만 해도 하루 30∼50대 정도였고 이후 90대 안팎으로 늘었는데 최근에는 150∼200대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흐름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이전 조중관계가 좋았을 때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정확한 하루 통행량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북중 교역 회복세는 공식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중국 해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과 북한의 교역액은 119억9천303만위안(약 2조3천9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1% 증가했다.


중국의 대북 수출은 94억4천656만위안으로 7.8%, 대북 수입은 25억4천647만위안으로 45.2% 각각 늘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한 단둥은 북중 관계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도시다.


북한과의 교역이 활발해지면 물류업체뿐 아니라 식당과 숙박업소, 택시 등 지역 경제 전반에도 온기가 돈다.


한 택시 기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북중우의교를 통해 화물차들이 조선으로 들어간다"며 "쌀이나 라면 같은 물건뿐 아니라 건설 자재도 많이 운송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돌아오는 화물차들북한에서 돌아오는 화물차들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7일 오후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출발한 대형 화물차들이 북중우의교를 통해 단둥으로 돌아오고 있다. 2026.9.8.


시내의 한 식당 주인은 "조선과 거래하는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면 식당 손님부터 늘어난다"며 "무역회사 직원이나 운전기사, 외지에서 온 사업가들이 묵고 먹고 이동하니 단둥 전체에 돈이 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국경 봉쇄로 직격탄을 맞았던 단둥에서는 실제로 최근 교역 회복에 대한 기대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북 물류업계의 기대는 특히 크다.


화물 운송업을 한다는 한 50대 남성은 "북중우의교는 도로가 좁아 처리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며 "신압록강대교가 정식 개통하면 화물차 운행 여건은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으로 보내려는 물량이 늘면 차량이 한꺼번에 몰릴 때가 있는데 새로운 통로가 생기면 운송 계획을 짜기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대 일색은 아니다.


단둥 시내의 한 슈퍼마켓 상인은 "예전과 비교해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한다"며 "화물은 오가지만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지 못하다 보니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 통상구중국 랴오닝성 단둥 통상구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8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중국 쪽에 설치된 단둥 통상구. 2026.9.8.


북중 교역의 회복이 지역경제 전반의 정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관심은 개통 가능성이 거론되는 신압록강대교에 쏠려 있었다.


신압록강대교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다리 개통 시기를 물어보는 고객이 전보다 많아졌다"며 "당장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아니지만 다리가 열리면 상가와 주택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신압록강대교에 기대를 거는 가장 큰 이유는 물류 처리 능력 확대다.


기존 북중우의교는 도로 폭이 좁아 늘어나는 물류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길이 3.026㎞, 왕복 4차로 교량을 건설해 2014년 완공했으나 북한 측 연결도로와 세관 등 관련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10년 넘게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최근 북한 측에서 연결도로와 세관 주변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중국 측에서도 세관 정비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현지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에는 다리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압록강대교가 가동되면 기존 북중우의교에 집중된 화물 운송을 분산하고 북중 육상 물류 처리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곧바로 북중 교역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북중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북중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8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모습. 2026.9.8.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고 북한 역시 외부와의 인적·물적 교류를 제한적으로 관리해온 만큼 개통 이후에도 통행 규모와 대상이 상당 부분 통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황태연 통일연구원 박사는 연합뉴스에 "신압록강대교 개통은 북중 간 교역로 하나가 추가되는 것을 넘어 양국의 정치·경제·전략적 연결성이 확대된다는 의미"라며 "북러 간 교통 인프라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 경제 연결망이 한국을 제외한 채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둥 주민들의 관심은 거창한 지정학적 의미보다 당장 도시가 다시 북적일 수 있느냐에 쏠려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단둥은 중국과 북한의 사람과 물건이 오가야 살아나는 곳"이라며 "새 다리가 열리면 도시도 지금보다 훨씬 활기를 띠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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