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살인범 가짜 상품권 인쇄·보관…'계획→우발' 진술 번복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09 15:43

범행 뒤 경찰에 여러 차례 거짓말…냉동창고는 지난달 말 설치


(파주=연합뉴스) 최재훈 심민규 기자 = 경기 파주시에서 카페 냉동창고에 여성을 가둬 살해한 피의자는 500억원 상당의 가짜 상품권을 직접 인쇄해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실종 단계부터 검거, 범행동기까지 피의자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허점이 많아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파주 카페 냉동창고서 '꽁꽁 언' 시신…경찰, 피의자 검거파주 카페 냉동창고서 '꽁꽁 언' 시신…경찰, 피의자 검거 (파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얼어붙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로 30대 카페 사장을 검거해 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7일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2026.9.7 jhch793@yna.co.kr


9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피의자 30대 남성 A씨는 피해 여성 60대 B씨가 실종됐을 때부터 경찰뿐만 아니라 피해자 지인들에게까지 거짓말을 했다.


B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4일 새벽 시간, A씨는 실종 담당 수사관에게 피해자와 최종 헤어진 장소나 이후 피해자의 행적 등에 대해 허위로 진술했다.


경찰뿐만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B씨의 지인에게도 A씨의 행적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A씨의 진술 내용과 실제 B씨의 행적이 다른 점을 포착한 경찰은 수사를 통해 A씨와 B씨가 함께 카페로 들어갔다가 A씨만 혼자 나오는 장면을 포착했다.


경찰은 A씨를 추궁했고, A씨는 결국 냉동창고에 B씨를 가둔 사실을 자백했다.


체포 이후에도 A씨는 범행 경위나 동기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꿨다.


수사 초기에는 상품권 거래 관련 위약금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B씨에게) 냉동창고에서 상품권을 보여줬는데 가짜임을 알아채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을 바꿨다.


지난달 카페 앞마당에 냉동창고를 임차해 설치한 이유에 대해서도 초기에는 살인을 염두에 두고 들여왔다고 말했다가 이후에는 "추운 냉동창고에 상품권을 두면 가짜인지 알기 어려울 것 같아서"라고 번복했다.


현재는 자신이 준비한 상품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B씨가 쉽게 알아채자 당황해서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B씨가 상품권이 가짜임을 눈치챘다는 B씨의 진술 역시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어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토대로 진술과 증거를 종합해 검토하고 있다.


A씨는 B씨가 창고에 들어가기 전 B씨의 휴대전화를 받아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실종 시점 이후 휴대전화가 범행과 무관한 장소에서 여러 번 켜졌다 꺼졌다 반복했는데 경찰은 A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목적으로 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A씨가 보관한 가짜 상품권은 다른 곳에서 받은 것이 아닌, A씨가 직접 모 업체에 '촬영에 쓸 것'이라며 의뢰해 인쇄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주경찰서파주경찰서 [연합뉴스TV 제공]


장당 50만원권 상품권 10상자로 겉면에 '촬영용'이라고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상품권을 대량으로 현금 거래하는 속칭 '상품권깡' 업자에게 판매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상품권깡 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브로커 등 제삼자를 중간에 껴서 물건의 위조 여부를 검증하고 대금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상품권을 팔려 했을 것으로 보이며, B씨는 이 거래에서 상품권 감정 등 중간 역할을 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대량의 상품권을 사들이려는 매수자가 있었는지 등 거래 전반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경찰은 피해자 B씨를 서울에서 파주로 운전해 태워준 지인 C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C씨에게 살인과 연관된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결과 1차 구두 소견으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이 얼어붙어 사망 추정 시간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영하 20도 이하의 냉동창고에 감금돼 저체온증과 산소 부족 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내용과 확인된 증거 등을 비교 분석하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특히, 거래의 중간 역할에 불과한 B씨를 굳이 잔혹하게 살해한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아 이에 대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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