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고 알게 된 출생의 비밀…'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9-25 08:51

영화감독 마민지 두 번째 에세이…혈연 넘어 관계의 의미 되짚어


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 [출판사 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떠나보낸 마민지 감독에게 애도의 시간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감독 마민지의 두 번째 에세이 '가족관계 특이사항 있음'은 어머니의 유품에서 자신의 출생에 관한 비밀을 발견한 마 감독이 혈연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외동딸인 마 감독에게 어머니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가까운 존재였다.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버린 아버지 대신 어머니의 간병을 홀로 책임지던 마 감독은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는 어머니를 보며 수도 없이 울음을 터뜨린다.


5개월 가까운 투병 끝에 어머니가 의식을 잃자 마 감독은 곁에서 "편하게 가도 괜찮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고단했던 간병 생활도, 마 감독은 엄마와 함께한 둘만의 데이트로 기억하기로 한다.


그렇게 가장 가까웠던 사람을 떠나보낸 뒤 마 감독은 어머니의 유품에서 자신이 입양됐음을 짐작하게 하는 메모를 발견한다.


DNA 검사를 비롯해 단서를 추적하고 입양기관을 찾은 끝에 입양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는 혈연과 가족이라는 개념을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특히 '정상가족'이라고 불리는 관계 자체에 의문을 던진다.


평생 친부모라고 믿었던 이들이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이후에도 연인과 친구 등 혈연 밖의 관계에서 돌봄과 유대를 경험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한다.


마 감독은 "나의 가족은 사라졌다가 모이고 흩어졌다가 다시 조립되었다"(258쪽)고 회고한다.


마민지 감독마민지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머니에 이어 키우던 고양이 핑퐁이와 아버지까지 떠나보낸 뒤 마 감독은 유언장을 써보는 한편,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삼 돌아본다.


명절이면 1인 가구와 한부모 가족 출신, 자립 청년, 국내외 입양인 등 홀로 명절을 보낼 사람들과 모여 전을 부치고 음식을 나눠 먹는다.


가족을 잇달아 떠나보내고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까지 알게 된 뒤 오히려 가족의 범위가 전보다 더 넓어진 셈이다.


마 감독은 작가의 말에서 "내가 불온해지는 만큼 가족의 다양한 모양에 대해 함께 상상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나의 이야기를 몹시도 투명하게 계속 이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가족은 마 감독이 꾸준히 카메라와 글로 들여다본 대상이기도 하다. 첫 장편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에서는 1980년대 도시개발과 부동산을 좇은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한국 사회의 욕망을 비췄고, 같은 가족 이야기를 자전적 에세이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으로도 풀어냈다.


이달 개봉한 두 번째 장편 '착지연습'에서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와 연대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기록했으며, 차기작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출판사 클. 280쪽.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09-25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