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쏘아 올린 가을의 전설] 그 위대한 금자탑의 행진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11-08 20:50

2026년 가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2대 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승리하며 마침내 정상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12년 만에 되찾은 이 압도적인 승리의 순간은 푸른 피를 가진 모든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불태웠습니다.

승패의 현장에는 언제나 수백, 수천 가지의 요인이 얽혀 있게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공을 내세우고, 패한 팀의 아쉬운 변명도 가을바람 속에 흩어지지만, 결국 역사에 기록되는 것은 승자의 이름과 그들이 흘린 땀방울입니다.

비록 패장은 말이 없고 승자의 승리 요인만이 춤추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라 할지라도, 이번 삼성의 우승은 단순히 운이 좋아 얻어낸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단단해진 마운드와 결정적인 한 탕, 승리의 핵심 요인
이번 한국시리즈를 관통한 삼성의 가장 큰 승리 요인은 바로 '기본으로의 회귀'와 '결정력'이었습니다.

첫째, 마운드의 안정과 철벽 불펜입니다. 선발진이 제 몫을 다해주며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고, 위기 상황마다 마운드에 오른 불펜진은 상대 타선의 흐름을 완벽히 끌어냈습니다.

둘째, 타선의 폭발적인 집요함입니다.
찬스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공격의 파괴력이 5차전 12득점이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팀으로 묶인 팀 분위기입니다. 베테랑의 헌신적인 리더십과 신예들의 거침없는 패기가 어우러지며 팀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였습니다.

불운과 시련의 터널을 넘어선 푸른 사자들
사실 그간 삼성 라이온즈가 걸어온 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었습니다. 십수 년 전의 찬란했던 왕조 시절 이후, 팀은 긴 재건의 터널을 지나야 했습니다. 핵심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 악재, 아쉬운 한 끗 차이로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던 순간들은 팬들과 선수단 모두에게 뼈아픈 시련이었습니다. '왕조의 유산'이라는 중압감 속에서 연이은 시련을 겪을 때마다 "과연 다시 올라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따라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을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그 불운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준비해 온 끈기였습니다. 지난날의 눈물과 아쉬움은 모두 오늘의 금자탑을 쌓기 위한 튼튼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왕조의 재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와 전망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정상에 오래 머무르는 것입니다. 12년 만의 화려한 복귀를 이룬 삼성이 지속 가능한 '신(新) 왕조'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지향점이 필요합니다.

첫째, 지속적인 육성 시스템의 고도화입니다. 베테랑들의 기량 유지와 더불어 젊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백업을 넘어 주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두터운 뎁스(Depth)를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부상 방지 및 체력 관리의 과학화입니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며 선수단의 과부하를 줄이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셋째, 자만 없는 철저한 클래식 정신입니다. 승리에 도취하기보다 상대의 도전을 대비하는 냉철함으로 팀의 체질을 한층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합니다.

삼성을 완성해 준 최고의 주역, 팬들을 향하여 고개  숙이고 겸손해야 합니다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 대로 온갖 말이 난무하는 것이 야구판이지만, 그 모든 순간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준 것은 푸른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었습니다.

양팀의 응원전과 선수들의 페어 플레이가 돋보인 가을의 전설적 야구전이라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카타르시스를 맛 보아 박수를 보냅니다

차가운 가을바람 속에서도 목이 터라 응원가를 부르고, 팀이 힘겨운 시련을 겪을 때도 끝까지 라팍을 파랗게 물들여준 여러분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위대한 전설은 완성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승리는 그라운드 위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라, 12년이라는 기나긴 기다림 속에서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던 팬 여러분이 함께 만든 결실입니다.

푸른 사자들의 전설은 이제 다시 시작됩니다. 삼성을 사랑해 주신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와 존경을 올릴 때라 봅니다.

권오정 문화부장/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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