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칼럼》 거센 중국 전기차의 공습, ‘기업의 뼈를 깎는 혁신’과 ‘정부의 파격적 지원’ 융합한 민관 총력전 압도해야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1-07 12:44


거센 중국 전기차의 공습, ‘기업의 뼈를 깎는 혁신’과 ‘정부의 파격적 지원’ 융합한 민관 총력전 압도해야






중국의 이른바 ‘전기차 굴기’가 거침없는 기세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과거 저가 모조품이나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하를 받던 중국 전기차는 이제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국가 주도의 주도면밀한 육성 정책에 힘입어 무서운 괴물로 성장했다. 소재와 부품, 배터리에 이르는 전기차 벨류체인 전반을 수직 계열화하여 독점적인 가격 경쟁력과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까지 갖췄다. 이들 중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해 나가는 사이, 한때 시장을 선도하던 한국 전기차(K-전기차)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해외 시장에서의 고전은 물론이고, 국내 안방 시장마저 중국산 전기차에 통째로 내어주며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비장한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한국 전기차 수출 및 경쟁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가 제시한 지표들은 가히 충격적이다. 세계 신차 판매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6년간 10배로 커지는 폭발적인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이전의 대중화 시기’를 거치는 동안,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수출시장 점유율은 2.6%에서 25%로 무려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반면 동기간 한국의 전기차 수출 점유율은 8.9%에서 4.6%로 오히려 반토막이 나며 뒷걸음질 쳤다. 국가별 수출경쟁력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지표인 현시비교우위지수(RCA)마저 한국 전기차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의 흐름 속에서 정작 우리 기업들이 시장 변화와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기민하게 포착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결과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경제 연쇄 효과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직간접 고용 규모만 150만 명에 달하는 국가 경제의 핵심 버팀목이자 중추이다. 만약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기차 전장에서 패배한다면 이는 단순히 기업 몇 곳의 실적 악화로 끝나지 않는다. 부품 협력업체들의 도산, 대규모 실업 사태, 그리고 국가 성장 잠재력의 거세로 이어지는 재앙이 될 것이다. 파장을 감안하면 지금은 기업과 정부가 따로 놀 때가 아니다.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민관의 유기적인 협업과 국가적 차원의 총력전 체제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가장 먼저 우리 전기차 기업들의 뼈를 깎는 ‘체질 개선’과 ‘초격차 기술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중국의 무차별적인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고가 프리미엄 전략에만 안주하던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대중성과 가성비를 고루 갖춘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해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을 낮춰야 한다.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게임 체인저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및 자율주행 성능 가속화를 통해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품질 우위를 점해야 한다. 또한 고질적인 배터리 핵심 원자재의 특정국 의존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공급망을 전 세계로 다변화하는 치밀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의 주도적인 노력만으로는 국가가 뒤를 바치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다. 이제는 정부가 파격적이고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으로 기업들의 짐을 나누어 져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장벽을 치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R&D와 생산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 투자 즉시 현금으로 환급해 주는 등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금융 지원책이 필요하다.

나아가 정부는 전기차 보급 가속화를 위한 국가 인프라 확충에 대대적인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도심지와 고속도로 전반에 초급속 충전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하여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을 원천적으로 해소하고, 전기차 화재 등 안전 문제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 진단 시스템과 규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의 강력한 제도적 디딤돌 위에 기업의 혁신이 더해질 때 비로소 강력한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경제에는 미래가 없다. 정부의 천수답식 보조금에만 기대는 기업의 안일함도, 시장의 경고를 방관하는 정부의 안이함도 모두 퇴출되어야 한다. K-전기차가 다시금 글로벌 영토를 넓히고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국가의 사활을 걸고 전방위적 총력전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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