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63m에서 솟아난 78℃의 희망
시와늪문인협회 회장 배성근
경남 창녕의 부곡온천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열정과 결단이 만들어낸 기적이자, 마을의 운명을 바꾼 역사입니다.
1972년 여름, 신현태 선생은 마을 뒷산에서 뜨거운 물을 찾아 굴착을 시작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부족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냉정한 시선 속에서도 굳은 의지로 삽과 기계를 움직인 끝에, 지하 63m에서 78℃의 유황온천수가 솟아올랐습니다. 이는 단순한 발견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준 기적이었습니다.
신현태 선생의 도전은 이익을 위한 사업적 결단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사랑과 미래를 향한 비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시도를 반신반의했지만, 결과는 모두의 상상을 넘어섰습니다. 뜨거운 온천수는 마을을 살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부곡을 전국적인 관광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부곡온천의 물은 단순한 휴식의 도구를 넘어섭니다. 유황온천수는 피부질환, 신경통, 부인병 등 다양한 질환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활성산소 제거와 피부 재생, 노화 억제에도 도움을 주어,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능을 보입니다. 즉, 부곡온천의 물줄기 속에는 치유와 회복의 힘이 흐르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날 부곡온천 관광특구는 숙박 시설과 리조트가 잘 갖추어져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개인 힐링 여행객까지 모두를 환영합니다. 온천 주변에는 산책로와 공원, 역사적 명소가 어우러져 있으며, 가까운 곳에는 우포늪, 화왕산, 가야 고분군 등 자연과 역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지들이 자리합니다.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지역 문화와 자연, 역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복합 관광지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특히 2023년 9월, 부곡온천은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온천도시’**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부곡온천의 우수한 온천 자원과 관광 잠재력이 국가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대표 온천도시’라는 명성과 함께,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활성화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부곡온천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신현태 선생이 남긴 정신에 있습니다. 뜨거운 물과 함께 흐르는 것은 도전과 열정, 그리고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부곡온천에서 단순히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꿈과 용기, 그리고 지역 발전의 역사를 함께 느낍니다.
결국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도전 없는 성공은 없으며, 작은 열정이 큰 변화를 만든다.”
부곡온천의 뜨거운 물처럼, 우리 마음 속에도 식지 않는 열정의 온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시와늪문인협회 대표 배성근
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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