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칼럼》 정약용(丁若鏞)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기자

등록 2025-11-01 09:27


 정약용(丁若鏞)



1818년(순조18) 3월, 강진 만덕산의 다산초당(茶山草堂)에서 글을 읽던 정약용(丁若鏞)은 유배 18년을 생각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생각해봤다. 과연 이 시대는 올바른 시대인가? 이 땅의 백성들은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질문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론은 오히려 간단했다. "아니다!" 다산은 자신이 살고 있는 때를 '성인(聖人)의 도(道)가 땅에 떨어진 시대'로 규정했다.


그래서인가 다산은 자신과 함께 '사학죄인(邪學罪人)'으로 누명을 쓰고 흑산도에 유배 중인 둘째 형 정약전에게 참으로 가슴 아픈 편지를 보낸다. "형님, 이 세상은 더 이상 썩을 데가 없습니다…." 이후에도 다산의 자조와 탄식은 계속됐다.

"호랑이와 매는 사나워서 사람과 동물을 잡아먹지만 배가 부르면 옆에 사람과 동물이 있어도 사냥하지 않는데, 백성을 다스려야 하는 관리들은 욕심이 끝이 없어서 백성들을 착취해도 배불러 하지 않고 끊임없이 착취해서 자신의 이익을 얻는구나" 하고 말이다. 


관리들의 무능과 부정부패에 대해 자조와 탄식을 반복하던 다산은 국가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목민관(牧民官)을 가장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며 유배 18년 동안 가장 공들여 저술한 책이 바로 '목민심서(牧民心書)'다. 다산은 목민심서 서문에 "수령은 본인이 되고 싶어서 되면 안 되고, 많은 백성이 천거해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백성 위에 군림하는 권력을 가지고 싶거나 혹은 그 지위를 이용해 금력을 얻고자 하는 이들, 더 나아가 무능력해서 백성을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이들은 절대 수령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얼마나 올바른 말씀인가? 오늘 이 시대에 생각해도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한창인데 요즘 정국을 보면 다산의 탄식이 그대로 이어지는 듯하다. 공직자 모두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하고 있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진심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치인은 최소한 목민심서 한 번 정도는 정독하고 정치에 임해주길 바란다.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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