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공급망 재편 속 한국 배터리 존재감 부각”… 공식 계약은 ‘검토 중’

삼성SDI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Tesla)와 3조 원(약 21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Reuters)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삼성SDI가 향후 3년간 테슬라의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이에 대해 “테슬라와 다양한 논의는 진행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 “3년간 3조 원 규모”… 美 인디애나 공장서 생산 유력>
보도에 따르면 협상이 성사될 경우,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Indiana)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ESS 전용 라인으로 일부 전환해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논의가 현실화되면 연간 10GWh 규모, 총 3조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기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2170 셀’ 외에도, 대용량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병행하며 ‘이차전지 종합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테슬라, 중국 공급망 의존 줄이고 다변화 모색>
이번 협상은 테슬라가 중국 CATL(닝더시대)에 집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비(非)중국산 배터리 사용 시 세제 혜택이 강화되면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는 2022년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미국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 이후, 북미 내 생산 거점을 확장 중이다. 이번 테슬라 협상이 성사되면 삼성SDI는 미국 내 두 번째 대형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ESS 시장 급성장… 한국 기업 새 성장축 부상>
ESS(에너지저장시스템)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저장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다.
글로벌 ESS 시장은 탄소중립과 전력망 안정화 수요 확대에 따라 2024년 70GWh에서 2030년 400GWh 이상으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재 세계 ESS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 중이며, 이번 테슬라 납품이 확정되면 미국 내 점유율 확대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시장 기대감 ‘즉각 반영’>
3일 삼성SDI 주가는 협상 보도 직후 장 초반 5% 이상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협상이 단순한 공급 계약을 넘어, 한국 배터리 기술의 글로벌 신뢰도 재확인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SDI가 테슬라와의 협상을 통해 전기차 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 ESS 분야로 확장할 경우,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내 생산 인프라와 기술력을 모두 갖춘 드문 공급자”라고 말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삼성SDI와 테슬라 간 협상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가격·납기·생산라인 조정 등 세부 조건이 변수라고 분석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다른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미국 내 ESS 사업 진출을 확대 중이어서, 한국 배터리 3사의 ‘제2 성장축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ESS는 전기차 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한국 배터리 산업이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Reuters (2025.11.03)
“Samsung SDI says discussing supplying Tesla with ESS batteries, nothing decided yet”
“Tesla to buy $2 bln ESS batteries from Samsung SDI over 3 years, newspaper says”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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