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 만든 ‘100만 축제의 기적’… 구미시, 산업도시에서 문화관광도시로 대전환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등록 2025-11-25 04:47

라면축제 35만 명·푸드페스티벌 20만 명… 올 한 해 축제 방문객만 100만

“도심형 축제 성공 모델” 평가… 체류형 관광·인프라 확충은 과제로

35만명이 몰린 구미라면축제와 구미푸드페스티벌, 달달한 낭만야시장 등 100만 축제의 기적을 일으킨 지역축제들이 도시 이미지 변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사진=구미시 제공)2025년, 구미시는 축제가 도시의 표정을 바꾼 한 해였다. 구미라면축제, 구미푸드페스티벌, 달달한 낭만야시장 등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들이 연달아 성공을 거두며, 도시 이미지 변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끌어냈다. 산업 위주의 회색 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낭만과 문화가 흐르는 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 회색도시 이미지를 뒤집은 ‘축제 전략’

민선 8기 출범 당시만 해도 “산업도시에 관광이 가능하겠나”라는 회의론이 존재했지만, 구미시는 과감하게 ‘낭만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축제정책을 정면 돌파 전략으로 삼았다. 낭만축제과와 관광인프라과를 신설·개편하며 축제 기반을 제도적으로 다진 것도 주효했다.

그 결과, 라면축제 35만 명, 푸드페스티벌 20만 명, 낭만야시장 20만 3천 명, 벚꽃축제 15만 명 등 올해에만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구미를 찾으며 ‘도심형 축제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라면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35만 명이 방문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유학생·관광객, 글로벌 유튜버 5천여 명도 참여하며 글로벌 축제로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됐다.

■ 라면축제 성공의 세 가지 비결

구미시 대표 축제로 성장한 라면축제에는 ‘구미에서만 가능한’ 차별화 전략이 있었다.

첫째, 농심 구미공장에서만 생산되는 ‘갓튀긴라면’이라는 독창적인 콘텐츠다. 국내 신라면 생산의 75%를 담당하는 생산기반을 ‘K-라면 중심지’라는 도시 브랜드로 재해석하며 차별성을 확보했다. 갓튀긴라면 판매량은 2023년 6만 개 → 2024년 26만 개 → 2025년 50만 개까지 크게 늘었다.

둘째, 축제 장소를 구미역 인근 도심으로 과감하게 이전해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낙동강체육공원에서 개최한 1회 1.5만 명에서 올해 35만 명으로 23배 증가하며 장소 전략의 효과가 입증됐다. 축제 기간 구미역 이용객도 대경선 기준 전주 대비 200% 증가했다.

셋째, 무료행사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 논리 기반의 유료 판매 체계를 도입해 품질과 맛을 보장했다. 경쟁을 통해 선정된 업체들이 ‘구미에서만 먹을 수 있는 라면요리’를 선보이며 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외에도 축제기획단 운영, 콘텐츠 확장, 청년·상인·지역기업 참여 확대 등 전략적 기획이 더해져 단일 콘텐츠로도 도시브랜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성공했다.산업도시 구미는 이제 문화관광도시. 구미시의 축제 성공은 단순한 경제 효과를 넘어 도시 분위기 자체를 바꿔놓았다. (사진=구미시 제공)■ 도심으로 들어온 축제… 상인·소상공인도 ‘13월의 보너스’

푸드페스티벌과 낭만야시장 역시 시청 복개천, 새마을중앙시장, 인동시장 등 도심에서 개최되며 20만 명을 끌어모았다. 참여한 상인들의 매출이 월 매출 수준까지 뛰어오르며 ‘13월의 보너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구미시의 축제 성공은 단순한 경제 효과를 넘어 도시 분위기 자체를 바꿔놓았다. 시민들은 축제로 하나가 되었고, 산업도시 구미에 대한 인식도 “구미는 이제 관광도 된다”는 자신감으로 변해가고 있다.

● 체류형 관광으로의 발전

구미시는 축제의 지속적 성공을 위해 체류형 관광 기반 마련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코레일 관광열차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외부 관광객의 유입을 확대하고, 시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라면테마상설관’과 ‘라면테마거리’ 조성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금오산, 선산산림휴양타운, 박정희 생가 등 지역 대표 관광지와 축제 프로그램을 연계해 관광 콘텐츠의 다양성과 체험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관광 인프라 확충 역시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무엇보다 호텔 등 숙박시설이 부족해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금오산 케이블카 등 체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관광의 매력을 높이고, 지역 로컬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관광 굿즈와 특화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관광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구미시는 앞으로 접근성 개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경선 증편과 KTX 구미역 정차 등 광역 교통망을 확보해야 외부 방문객의 편의가 높아지고, 이는 곧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향후 신공항 개항과 연계해 구미를 ‘500만 관광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장기적 교통·관광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 “100만 축제의 도시다운 인프라 준비할 것”

김장호 구미시장은 “축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며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구미시가 ‘100만 축제도시’에 걸맞은 인프라를 하나씩 갖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사진=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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