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랑 시인 신작 —『핥는다는 것』 북토크 열린다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등록 2025-11-28 11:55

29일 경산 독립서점 ‘산아래 詩 백자로 137page’에서

상실·돌봄·사랑의 계보 탐색한 시 세계 대담

지역 시인·독자 잇는 풀뿌리 문학 플랫폼 자리잡아

오는  29일 토요일 오후 5시, 경산시 백자로 137번지에 자리한 독립서점 ‘산아래 詩 백자로137page’에서 정이랑 시인의 신작 시집  『핥는다는 것』을 중심으로 한 북토크가 열린다.


정이랑 시인은 오래도록 상실과 돌봄, 그리고 사랑의 기원을 탐구해온 시인이다. 이번 신작 『핥는다는 것』에서 그는 세대의 시간을 역류하며, 엄마의 엄마, 또 그 엄마의 엄마로 이어지는 ‘사랑의 계보’를 추적한다. 인간의 감정이 단순히 뇌의 작용이나 물리적 현상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완강하게 밀어붙인 시 세계를 보여준다.

행사에서는 박상봉 시인이 대담을 맡고, 고안나·김도향·김임백·김청수·조명선 시인의 낭송이 이어진다. 가객 이춘호가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돋우며 시와 음악이 교차하는 정이랑 시 세계의 결을 더욱 깊게 전달할 예정이다.

정이랑 시의 중심에는 늘 ‘돌아봄’이 있다. 시인은 아들에게 건네는 내리사랑 속에서, 오래전 자신에게 쏟아졌던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다시 바라본다. 과거를 향해 되돌아가는 이 감정의 회귀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인간이 서로에게 남기는 마음의 형식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길이 된다.

특히 시집에 실린 「노을의 그림자를 새겨보다」는 “마음 한 곳을 오려내는” 듯한 유품 정리의 고통을 통해 부재가 어떻게 또 하나의 배움이 되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어머니의 빈자리에서 피어오른 이해와 공감은, 결국 남겨진 이들이 세계를 다시 읽어내는 힘이 된다.

정이랑의 시는 애도의 정서에 머물지 않는다. 도심 한복판에서 마주친 뱀에게 “너는 너의 길을 가고 나는 나의 길을 가자”고 말하는 시인은, 타자와 세계를 향한 완만한 연민을 잃지 않는다. 무심과 배려가 반반 섞인 그 마음은, 인간의 근원적 고독 위에 조용한 등불을 켠다.

시집전문 독립서점 2호점 ‘산아래 詩 백자로137page’에서 열리는 이번 북토크는 정이랑 시 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순한 살결의 언어’, 상실을 견디며 서로에게 건네는 구원(redemption)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문학적 감상과 삶의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만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국 열다섯 곳의 ‘산아래 詩’책방 네트워크가 이어오고 있는 연속 문학 기획 ‘산아래서詩누리기’시리즈는 2023년7월 이하석 시인 초청 북토크 이래 서른여섯 번째 순서를 맞는다. 전국의 시집전문 독립책방이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문학 프로그램으로, 지역 시인과 독자가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지역과 지역을 잇는 풀뿌리 문학연대 플랫폼을 만들어왔다.

박상봉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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