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화장의 미학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기자

등록 2025-12-01 22:48

화장의 미학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모순된 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을 구원의 수단으로 보기도 한다. “인간은 죽어서 비로소 완전하게 태어난다”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지만 톨스토이는 “죽음의 공포는 해결되지 않는 삶의 모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신에 대해서도 어느 민족은 두려워하거나 불결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어느 민족은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시신의 처리는 이제 종교나 윤리차원을 넘어 심각한 국토관리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해마다 묘지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장묘제도가 화장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땅이 넓은 미국에서는 화장하는 예가 비교적 적지만 유럽에서는 절반이 넘으며 일본은 99%나 된다. 그런가 하면 독실한 힌두교도들의 최고 소망은 죽은 뒤 바라나시에서 화장되는 것이다. 티베트에서는 화장이 라마교의 고승들에게만 허용된 특혜이며 라오스에서는 순탄한 삶을 산 사람들만이 화장된다. 불교에서도 다비(茶毘)라 하여 화장을 한다.


멋진 화장 장면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온다. 아킬레스는 전사한 친구를 위대한 인물일수록 화염이 더 높이 솟구쳐야 한다는 관례에 따라 화장한다. 그의 시체는 신의 옷이 입혀져 엄청난 양의 장작 위에 놓여진다. 타오르는 불은 포도주로 꺼졌으며 타고 남은 유골은 기름과 포도주로 씻겨져 고귀한 단지에 담겨 매장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에서 (화장장 및 납골당) 건립을 위한 공청회가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되기만한다. 장묘 문화의 개선을 추구하는 소리가 높고 화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화장장의 건립에 대해서는 고개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내 동네에는 안된다는 대표적인 님비현상이다. 도대체 어디에 지어야 하는가. 나름대로의 반대 이유가 있지만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바라보는 자세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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