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로 된 문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태도다. 재능은 출발선에 불과하지만, 태도는 평생을 관통하는 힘이 된다. 그 태도의 핵심에는 끊임없는 배움이 있다.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사유를 접하며, 지식을 자기 머릿속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인은 배움을 멈추는 순간 이미 문인의 길에서 이탈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사유와 감정, 시대의 고민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는 행위다. 그렇게 축적된 언어와 사유는 글을 쓸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읽지 않는 문인의 글은 얕고, 자기 경험에만 갇혀 반복된다. 어휘는 빈곤해지고 문장은 굳어지며, 사고는 점점 좁아진다.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성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배움의 길에서 멈추는 순간, 글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문학은 나이를 이유로 봐주지 않는다. 어제의 성취가 오늘의 면허가 되지 않듯, 과거의 명성은 현재의 글을 보장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읽고 배우며 스스로를 갱신하지 않는 문인은, 어느 순간 자신의 글이 시대와 독자에게서 멀어졌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펜을 놓는 순간, 문장은 서서히 녹슬기 시작한다. 글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손끝의 감각은 무뎌지고, 문장의 리듬은 깨지며, 사유의 날은 무뎌진다. 오랜 침묵 뒤에 다시 쓰는 글이 예전과 같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착각에 가깝다. 글쓰기는 근육과 같아서, 쓰지 않으면 약해진다.
더 두려운 것은, 그런 쇠퇴가 결국 타인의 눈에 먼저 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는 여전히 괜찮다고 믿지만, 독자와 동료 문인들은 이미 변화를 감지한다. 깊이를 잃은 문장, 반복되는 관점, 낡은 감수성은 어느새 웃음거리나 안타까움의 대상이 된다. 문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자기만 모르는 퇴보다.
그래서 문인은 늘 긴장해야 한다. 매일 읽고, 자주 쓰며,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해야 한다. 배움의 길은 결코 편안하지 않지만, 그 불편함이 문인을 문인답게 만든다.
펜을 쥔다는 것은 곧 평생 배우겠다는 각오를 함께 쥐는 일이다. 결국 문인의 품격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 공부와 꾸준한 글쓰기에서 비롯된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 한, 글은 늙지 않는다. 그리고 그 태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작품이다.

시와늪문인협회 대표 배성근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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