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 ‘달리는 흉기’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10 22:28


‘달리는 흉기’





우리가 흔히 쓰는 ‘기우’(杞憂)는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나오는 말로 쓸데없는 걱정, 안해도 될 근심을 뜻한다. 이 말은 기나라에 사는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을 두려워해 침식을 전폐했다는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기나라 사람을 마냥 어리석다고 비웃을 수 있을까. 생명경시 풍조와 안전불감증 속에서 마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예기치 못한 불행한 사건·사고들이 우리사회에 빈번하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 상행선 동대구인터체인지 부근에서 화물차를 몰던 운전자가 앞 유리창을 뚫고 날아든 철판에 목을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앞에 가던 차에서 제대로 묶지 않은 철판이 떨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나 그 가족은 전혀 예상치 못한 불행을 당한 것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매년 888명꼴로 사망하고, 1만5천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고속도로 사고 중 이번처럼 운반물이 떨어져 후속차량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미국, 유럽의 경우 컨테이너를 이용하거나 적재함을 박스로 만들어 사고율이 낮은 편인데,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단속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짐싣는 방법만 봐도 교통문화선진국의 길은 멀기만 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29만여건으로 사망자는 1만2백36명. 매일 28명의 소중한 목숨이 길위에서 사라져 피해자 가족의 불행과 국가적 인력손실은 말할 수 없이 크다. 문명의 이기인 차량이 사람을 해치는 ‘달리는 흉기’가 된 꼴이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 아니라 ‘인명재차(人命在車)’라고나 해야 될까.


이번 사고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당한 피해이다. 가해자도 가해 사실을 모르고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 의해 생명과 행복이 좌우될 수 있는, 그만큼 긴밀하게 연결된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사소한 부주의와 안전에 대한 일상적 무관심이 이웃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의식이 아쉬운 때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사무실031-781-9811
사업자 번호583-06-03523
주소 인천 서구 원당대로 628 714호 보미 골드 리즌빌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