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 쓴 '독설' 작가…사토 아이코 별세
2017년의 고인 [도쿄 교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93세 때 펴낸 책 '90세, 뭐가 경사라는 거야'에 담은 독설과 애교로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일본 작가 사토 아이코(佐藤愛子)가 지난달 29일 도쿄의 한 시설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 매체가 16일 일제히 전했다. 향년 만 102세.
1923년 11월 오사카에서 소설가의 딸로 태어난 고인은 20세에 결혼했지만 남편은 병 치료 탓에 모르핀 중독에 걸려 사망했다. 이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동인지 작가와 재혼했지만, 그마저 사업 실패로 파산하자 대신 빚을 갚아주고 이혼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싸움이 끝나고 날이 저물고'로 1969년 나오키상을 받았다.
빚을 갚으려고 TV 토크쇼의 해설자로 출연했다. 거침없는 말투로 '분노의 아이코'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0년 소설 '혈맥', 2014년 '만종'을 출간했다.
2016년에 펴낸 수필집 '90세, 뭐가 경사라는 거야'가 2017년 일본 내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024년 동명의 영화가 나왔다. 100세를 맞은 2023년에도 수필집 '추억의 쓰레기통'을 출간하는 등 말년까지 집필을 이어갔다. 지난 4월 딸, 손자와의 공저 '멍청해지는 나'가 마지막 저서였다.
'90세, 뭐가 경사라는 거야'에선 많은 일본인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일본인 전체가 바보가 되는 시대가 오겠군"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사소한 일로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일어나는 풍조에 대해서는 "사소한 일까지 시끄러운 세상이다"라고 쏘아붙였다.
한국에선 2019년 작 '인생은 아름다움 일만 기억하면 되는 거야'가 지난해 '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이 책에서 두 번째 결혼에 대해 "S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에게 좀 더 평온하고 격동 없는 인생이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별일 없는 평온한 인생을 행복이라고 여겨, 그 행복을 손에 쥐려고 조심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며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결혼 생활이 평화롭고 즐겁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평화롭지 않은 결혼 생활이 즐겁지 않느냐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썼다. 1986년에 쓴 글이다.
작가 김혼비는 한국어판 '이왕 사는 거 기세 좋게' 추천 글에서 "사토 아이코 상은 조금 꼰대 같다. 그래서 읽다가 속으로 작가와 자주 싸웠다. 하지만 삶을 덮친 연이은 불행을 배포 크게 넘기는 기개부터 70∼80년대 글에 담긴 시대를 앞선 파격까지, 이 100세 언니의 남다른 기세에 엄청난 용기를 얻었다. 큰 손해 앞에서도 '나는 항상 해피∼' 라고 말하는 이 언니에게 안 반할 도리가 없다"라고 썼다.
chung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
《인문사회 》 산삼
산삼 KBS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산삼(山蔘)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다. 명성황후가 임신을 하자 대원군이 몸 보양을 하라고 보낸 산삼이 그만 탈을 불러왔다는 누명을 쓴 것이다. 대원군이 보낸 산삼 선물은 두차례였는데 첫번째는 명성황후가 유산을 했고 두번째는 출산하기는 했는데 항문이 없는 기형아를 낳고 말았다. 명성황후의 동생 민승호는 극중에서 산삼
-
《인문사회 》 노인에이즈
노인에이즈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노년기의 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0세 이상 할머니 중 56%가, 75세 이상 할머니 가운데 25%가 ‘현재도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몇달전 한 종합병원의 조사에 대해 ‘예상 밖의 수치’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최근의 몇몇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듯 노인 10명 중 7명꼴로 ‘노인에게도
-
《인문사회》 결정의 순간
결정의 순간 나는 전쟁사를 좋아한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삶과 죽음, 그리고 전쟁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분투한다. 내면에서는 여러 가치가 충돌하고, 개인과 개인이 부딪히며, 공동체가 형성되는 순간 '우리'와 '그들'로 나뉘게 된다. 갈등의 외연이 확장되고, 갈등이 정점에 이르는 순간 전쟁이 발생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
《인문사회 》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 우리는 완벽(完璧)이라는 단어와 어떤 문제나 흠이 있다는 뜻의 하자(瑕疵)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단어가 시작된 것은 2300년 전 중국 조(趙)나라 명재상이었던 인상여(藺相如)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시 중국은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로 7개 나라가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
-
《인문사회 》 ‘달리는 흉기’
‘달리는 흉기’ 우리가 흔히 쓰는 ‘기우’(杞憂)는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나오는 말로 쓸데없는 걱정, 안해도 될 근심을 뜻한다. 이 말은 기나라에 사는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을 두려워해 침식을 전폐했다는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기나라 사람을 마냥 어리석다고 비웃을 수 있을까. 생명경시 풍조와 안전불감증 속에서 마치
-
《인문사회》 포경수술과 인권
포경수술과 인권 2차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 남자를 확인하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할례, 즉 포경수술을 했는지 여부였다. 신체검사 결과 남근 귀두의 포피가 제거되지 않았다면 그는 100% 유대인이 아니다. 유대인 남자는 3,500년 전부터 모세의 율법에 따라 생후 8일째 의무적으로 할례를 받기 때문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라고
-
《인문사회》 명장
명장 화투의 12월 비 스무끗짜리에는 우산을 쓴 선비가 수양버들 가지를 향해 뛰어오르는 개구리를 바라보는 그림이 나온다. 흔히 ’우중(雨中)영감’이라고 부르는 이 그림의 주인공은 서기 10세기 일본 헤이안(平安)시대의 명필 오노 도후(小野道風)이다. 붓글씨 연습에 진력이 나서 우산을 쓰고 나섰다가 개구리가 수십번을 실패한 끝에 마침내 수양버들 가지로
-
《인문사회》 기업의 운명
기업의 운명 선글라스를 ‘라이방’이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미국 바슈롬사가 1930년 미 공군으로부터 의뢰받아 개발한 보안경(保眼鏡) ‘레이 밴’이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라이방’으로 굳어진 것이다. 광선(Ray)을 차단(Ban)한다는 뜻으로 ‘레이 밴’으로 이름붙인 것이 선글라스의 대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원래는 비행사용으로 개발됐지만 맥아더 장군과
-
《인문사회》 조급증과 교통신호
조급증과 교통신호 우리 속담중엔 속도와 관련된 말이 많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우선먹기는 곶감이 달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귀 허리에 매어 못쓴다. 우물가서 숭늉 찾는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대부분 조급증을 표현한 것들이다. 중국 사람들의 느긋함을 나타내는 ‘만만디’나 중동 사람들의 ‘인샤라(신의 뜻대로)’, 터키
-
[속보] 6·3 지방선거서 기초단체장 3명·지방의원 510명 무투표 당선
[속보] 6·3 지방선거서 기초단체장 3명·지방의원 510명 무투표 당선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
[연합뉴스 이 시각 헤드라인] - 10:30
[연합뉴스 이 시각 헤드라인] - 10:30 ■ 트럼프 "대만에 무기 팔수도, 안 팔수도…대만 반도체 美 오길"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좋은 협상칩"이라며 미국이 팔 수도,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미국 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브렛 베이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
[광역단체장 후보 명단]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명단] 전국 ※ 정당명 약칭 : 더불어민주당 = 민 / 국민의힘 = 국 / 진보당 = 진 / 개혁신당 = 신 / 여성의당 = 여 / 정의당 = 정 / 자유통일당 = 통 / 무소속 = 무 ※ 기본정보 내용은 재산신고액, 병역신고사항, 납세실적(최근 5년간 체납액), 전과유무 순 ◇ 서울특별시 ▲ 정원오(민·57·정당인) =
-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 명단] 전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 명단] 전국 ※ 정당명 약칭 : 더불어민주당 = 민 / 국민의힘 = 국 / 조국혁신당 = 혁 / 진보당 = 진 / 개혁신당 = 신 / 기본소득당 = 기 / 새미래민주당 = 새민 / 자유와혁신 = 자 / 무소속 = 무 ※ 기본정보 내용은 재산신고액, 병역신고사항, 납세실적(최근 5년간 체납액), 전과유무 순 ◇ 부산 북구갑 ▲
-
[교육감 후보 명단] 전국
[교육감 후보 명단] 전국 ※ 기본정보 내용은 재산신고액, 병역신고사항, 납세실적(최근 5년간 체납액), 전과유무 순 ◇ 서울특별시 ▲ 김영배(57·예원예술대학교 부총장) = 10억6천568만원, 병역필, 6천677만원(739만원), 전과 3건 ▲ 류수노(69·교수) = 33억3천59만원, 병역필, 1억5천820만원, 전과없음 ▲ 윤호상(67·한양대학교
-
[후보등록] '여성 단체장 불모지' 광주서 첫 女 단체장 탄생할까
[후보등록] '여성 단체장 불모지' 광주서 첫 女 단체장 탄생할까 북구청장 선거에 민주당 여성 후보와 진보당·무소속 대결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6·3 지방선거에서 광주 지역 첫 여성 기초단체장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광주에서는 여성 단체장이 단 한 차례도 배출된 전례가 없어 더불어민주당 여성 후보가 출마한 북구청장 선거
-
[후보등록] 360명 선출 경남 지방선거에 712명 후보 등록
[후보등록] 360명 선출 경남 지방선거에 712명 후보 등록 지사 3명·교육감 4명 도전…창원시장, 고성·함양·거창군수 각 4대 1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지방의원 360명을 뽑는 경남지역 6·3 지방선거에 712명이 후보 등록을 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
-
나무호 타격 비행체 잔해 국내 도착…"정밀분석 예정"(종합2보)
나무호 타격 비행체 잔해 국내 도착…"정밀분석 예정"(종합2보) 민항기 탑재 외교행낭 이용…국방과학연구소로 이송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김지헌 김효정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을 타격한 비행체의 잔해가 국내에 도착했다. 외교부는 15일 "잔해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항공편으로 도착했다"며 "전문기관에서 정밀분석을 할
-
李대통령, 대구서 모내기 체험…이앙기 몰고 "생각보다 잘하죠"
李대통령, 대구서 모내기 체험…이앙기 몰고 "생각보다 잘하죠" 새참 먹으며 '즉석 간담회'도…"농업인들 수고 느낄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대구 군위군 우무실마을을 방문, 모내기 작업을 체험하며 농민들과 소통했다. 베이지색 바지에 체크무늬 셔츠 등 가벼운 차림으로 마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밀짚모자와 장화를
-
탈북 국군포로 별세…국내 생존자 5명으로 줄어
탈북 국군포로 별세…국내 생존자 5명으로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6·25전쟁 때 북한에 끌려갔다가 탈북한 국군포로가 15일 별세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고인은 6·25전쟁 당시인 1953년 강원 화천에서 중공군에 의해 포로가 됐으며, 북한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2002년 탈북해 대한민국으로 귀환했다. 이두희 차관은 이날 빈소를 직접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