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서학개미 다시 '쑥'…美주식 보관액 300조원 돌파
기술주 랠리에 인텔 등 집중매수…'삼전닉스' 美ETF에도 자금 몰려
미국 주식 순매도액 전월의 절반으로…한 달만 순매수 전환할까
서학개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적극적인 '국장'(국내 주식시장) 복귀 정책으로 주춤했던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개인 투자자)가 다시 빠르게 늘며 미국 주식 보관액이 300조원을 넘어섰다.
서학 개미들이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상승 랠리에 인텔 등 주요 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지난달 10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던 미국 주식 결제금액도 순매도 폭이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천억1천375만달러(약 300조2천703억원)로 집계됐다.
보관금액은 국내 거주자가 외화증권을 매수해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하고 있는 금액을 말한다. 즉,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를 나타낸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정부의 강력한 국내 주식시장 부양 정책에 발맞춰 연초 1천674억8천만달러선에서 지난 3월 말 1천465억7천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증권사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 생기도록 하겠다"며 국내 주식시장 부양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3월 23일 해외주식 매도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환류해 장기 투자로 연결할 경우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 시장 복귀계좌(RIA)를 출시했다.
같은 달 31일 국회는 서학 개미가 5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으로 복귀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그러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달부터 점차 늘어나더니 지난 11일(2천1억4천만달러) 처음으로 2천억달러를 돌파했고, 지난 12일 1천954억달러로 줄었다가 14일 다시 2천억달러선을 넘겼다.
AI 반도체 생태계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학 개미가 다시 늘어난 배경으로는 최근 들어 미국 빅테크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이 지목된다.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 중심의 미국 증시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개미들이 다시 미국 시장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15일에는 채권금리 급등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하락했다.
서학 개미들의 투자 종목도 기술주에 쏠려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시장 순매수액 1위 종목은 인텔(순매수 결제액 6억4천112만달러)이었다.
장기간 부진했던 인텔 주가는 애플 차세대 기기용 반도체 생산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에 힘입어 최근 폭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절반 넘게 담은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라운드힐 메모리'와 나스닥 100지수를 따르는 '인베스코 나스닥 100'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론(4위)과 알파벳(6위) 등 미국 반도체 및 빅테크 종목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어진 서학 개미의 순매수 행진도 재개될 조짐이 나타난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도액은 4억6천893만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달도 지난 14일까지 2억1천619만달러를 순매도 중이나 그 폭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AI 수요 낙관론 속에 반도체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애플-인텔, 앤트로픽-아카마이, 엔비디아-아이렌 등 주요 기업들의 협력 소식이 계속 들리면서 당분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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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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