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하고 정말 예뻐졌어요"…알고보니 AI 생성 가짜 후기
가상 모델 사진·글 꾸며 성형외과·미용실·데이팅앱 등 홍보
AI 홍보물 만들어주는 외주 시장도 호황…사진 장당 1만∼3만원
인공지능(AI) 모델로 홍보하는 성형외과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채린 기자 = "쌍꺼풀 절개, 코 성형하신 고객님. 정말 예뻐지셨어요", "얼굴이 작아 보이는 레이어드 컷으로 디자인해드렸어요"
성형외과와 미용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시술 전(Befor)·후(After)' 사진과 홍보 문구다.
커진 눈과 오뚝해진 코, 풍성한 헤어스타일을 한 이 '고객'의 사진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상의 이미지다.
최근 생성형 AI가 대중화하면서 AI로 제작한 가짜 홍보물이 온라인상에 범람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허위 후기들에서 'AI로 생성한 것'이라는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이용자들의 시술 후기가 중요하게 인식되는 성형외과·미용실 등 서비스 업계에서 AI 이미지를 실제 사례처럼 게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오인과 그에 따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28)씨는 "시술 사진이 예뻐 예약하려다 유독 인위적인 사진이 있길래 다시 살펴봤더니 전부 AI 사진이었다"며 "하마터면 가짜 사진을 보고 머리를 맡길 뻔했다"고 토로했다.
인공지능(AI) 모델로 홍보하는 데이팅 앱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가짜 모델을 앞세운 홍보는 소개팅 앱에서도 발견된다.
일부 소개팅 앱은 AI 모델에 '강남구 거주', 'OO대 재학', '27세 승무원' 등 설명을 붙여 실제 이용자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소개팅 앱 이용자들은 프로필 사진과 후기 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결정하는 만큼, AI 생성 이미지가 확산할 경우 업계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 홍보물은 단순히 가짜 모델 사용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SNS에서는 일부 식당이 유명 방송 프로그램이나 뉴스에 소개된 것처럼 꾸민 AI 이미지를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진에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성이 "여기 음식이 정갈해 좋다"고 방송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담겼으나, 이는 실제 방송과 무관한 AI 합성 이미지였다.
논란이 커지자 업체는 해당 사진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AI로 만든 가짜 손님과 음식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AI) 합성물로 홍보하는 식당 [네이버 지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흐름 속에 AI 모델 이미지를 제작해주는 업계도 호황을 맞고 있다.
AI 홍보물을 제작해주는 외주 서비스 플랫폼에는 AI로 만든 광고 사진을 장당 1만∼3만원에 제작해준다는 프리랜서들이 다수 활동 중이다. 원하는 연령과 외모, 분위기를 말하면 그대로 AI 모델을 생성해 주는 방식이다.
이들은 '모델 섭외와 스타일링, 촬영 등 번거로운 과정을 쉽게 해결하라'며 AI 모델 사용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용 후기에는 "말 안 하고 AI 모델 컷만 매일 올리고 있는데 아무도 모른다", "배경을 우리 매장 사진으로 바꿔줘 진짜 고객 같다", "모델 구하기가 힘들어 이용해봤는데 직접 찍은 사진보다 낫다"는 반응이 잇달았다.
AI 모델 제작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이용자들의 입소문과 신뢰에 기반하는 서비스 업종일수록 소비자들의 피해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후기 사진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미용 분야는 한번 잘못되면 피해가 큰데, AI 이미지를 실제 사례인 것처럼 활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성능이 고도화하면서 일반 소비자가 이를 구별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AI 생성 이미지 여부를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모델 제작 서비스 상세 설명 페이지 [온라인 플랫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AI 등으로 만든 가상인물을 광고에 활용하는 경우 이를 표시하도록 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인물이 추천하거나 보증하는 내용이 실제 발생한 경험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경우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해 규제 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원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방침이다.
lyn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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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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