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민원실 김경숙 팀장, 10개월간 법적 절차 동행…지난달 주민등록 완료
김경숙 수원시 베테랑팀장(우)과 62년 만에 주민등록증 발급받은 강모씨(좌) [수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62년간 법적 신분 없이 살아온 60대 남성이 수원시 공무원의 도움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1964년생인 강모 씨는 과거 부모님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바람에 '서류상 없는 존재'로 살아왔다.
어린 시절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보육시설에 맡겨진 강씨는 퇴소 후 일정한 거처 없이 홀로 떠돌며 지냈다.
주민등록이 되지 않아 의료보험 혜택도 복지·금융서비스 등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를 누릴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일자리도 구할 수 없던 강씨는 고물상에서 일하거나 구두닦이를 하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갔다고 했다.
그는 법적 신분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행정기관을 찾아다녔지만 '등록이 어렵다'는 답만 들어 결국 포기했다고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해 8월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을 찾은 강씨는 김경숙 베테랑팀장을 만났다.
수원시는 2023년부터 근무 경력 20년 이상인 팀장급 공무원들로 구성된 복합민원 서비스를 구축했다. 다년간의 경험을 발휘해 복합적인 민원을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김 팀장은 강씨 사연을 접하고 곧바로 법적 신분 회복을 위한 절차를 지원했다.
우선 행정복지센터에서 강씨의 거주 사실 증명서를 발급받고, 구청에서 강씨의 호적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수원가정법원에 성본(姓本) 창설 허가 심판청구를 냈고, 허가 받은 뒤에는 다시 법원에 가족관계등록 창설 허가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사실조사도 받았다.
김 팀장은 강씨 혼자 하기 어려운 복잡한 행정 절차에 동행하며 도움을 줬다.
절차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강씨는 62년 만에 주민등록 절차를 마쳤다. 태어나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손에 쥔 것이다.
강씨는 "김 팀장님의 도움으로 마침내 주민등록증을 받았다. 이제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됐다"며 "이재준 수원시장님께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공무원 생활 30년 만에 호적이 없는 사람을 처음 만나 당황스러웠고 걱정도 됐는데, 결과적으로 시민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드리게 돼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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