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보도…"대만 블랙리스트 선박 20척,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돼"
작년 2월 해저케이블 훼손 사건 수사하는 대만 해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대만이 해상안보 위협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의심 화물선들이 북한 사치품 밀수에 관여했던 국제 네트워크와 연계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비영리 연구단체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해양 정보 플랫폼 스타보드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만 해역을 오간 그림자 선박 상당수가 유엔 제재를 어기고 석유와 사치품을 북한으로 운송하는 데 연루된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나 기업들과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작년 초 해저 케이블 훼손 사건 이후 수상한 화물선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대만 해역에 자주 머무는 수십 척을 중국 지원을 받는 잠재적 공격 세력으로 보고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FT가 입수한 블랙리스트에 따르면 이 같은 선박은 기존에 확인된 52척에서 98척으로 늘어났다.
그중에서 유엔 감시단 보고서에 북한 제재 회피 의혹과 연관된 개인·기업이 소유·관리하거나 그렇게 했던 선박이 최소 20척이다.
여기에는 대만 당국이 작년 초 해저 케이블 절단 사건과 연계된 것으로 지목한 싱슌39호와 훙타이58호가 포함돼 있다. 싱슌39호는 나포 전에 사라졌고 훙타이58호 선장은 붙잡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훙타이58호는 케이블 사건 이전인 2023년과 2024년 대만 항구를 반복해서 드나들었는데, 당시 항구 기록에 따르면 마셜제도의 도영해운이 선주다.
도영해운은 2019년 C4ADS 보고서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거론된 회사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도영해운은 2018년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에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방탄 리무진 두 대를 반입한 일과 연루된 것으로 지적됐다.
대만 항만 문건에 따르면 도영해운은 홍타이58호 및 싱슌39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선박 3척의 선주이기도 하다. 2020∼2026년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선장을 공유하거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를 맞교환하거나, 같은 지점에 장기간 함께 머물거나 접선하는 등 함께 운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앤드루 볼링 C4ADS 수석 분석가는 "2018년 김정은의 벤츠를 운송했던 도영해운이 대만 케이블 절단에 관여한 선박의 소유주로 올라 있다는 사실은 범국가적 네트워크의 역량과 도달 범위가 얼마만큼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볼링 수석 분석가는 "이런 네트워크는 국가나 이념에 충성하지 않고 오직 이익을 추구하므로 자금조달 흐름이 엄청나게 다양하다"고도 지적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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