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작전 중 차량 향해 발포…콜롬비아 출신 20대 남성 숨져
13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관련 총격 사건이 발생한 비디퍼드 현장 [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국 메인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연루된 총격으로 20대 남성이 숨졌다.
텍사스주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이민자가 사망한 지 엿새 만에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미국 내 이민 단속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메인주의 해안가 소도시 비디퍼드에서 ICE 추방 전담(ERO)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이 숨졌다.
메인주 법무장관실은 초기 조사 결과, ICE 요원들이 추방 명령 집행과 관련한 작전을 수행하던 중 해당 남성이 차량을 몰고 요원 방향으로 달아나려 했고, 이에 요원이 총기를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법무장관실은 총격에 연루된 요원을 직무에서 배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재닛 밀스 메인 주지사는 해당 사건에 관해 보고받았으며 주 정부와 연방수사국(FBI)이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앵거스 킹 상원의원(메인·무소속)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사망자가 이민 신분 문제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반면 현지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사망자가 콜롬비아 국적의 26세 남성으로, 유효한 취업 허가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현장의 ICE 요원들은 보디캠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에서 ICE 요원 관련 총격 발생 후 ICE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 [EPA=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현장 인근 주민들은 오전 7시 15분 비디퍼드의 주택가 교차로에서 총성과 함께 비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4∼5발의 총성이 들린 후 밖을 보니 사복에 녹색 조끼를 입은 요원이 차문 손잡이를 잡고 '그가 나를 치려고 했다'고 소리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다른 요원은 흥분한 동료를 진정시키고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앞 유리에 총탄 자국이 남은 흰색 차량 앞에서 한 여성이 무릎을 꿇고 울부짖고 있었으며, 곁에는 어린아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ICE의 강경한 이민 단속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35년간 미국에 거주한 멕시코 국적의 남성이 차량 검문 중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ICE는 피해자가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정지 명령을 무시한 채 요원을 향해 돌진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 밝혔다.
이에 유족 측은 피해자가 범죄 전력이 없었고 합법적인 취업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며 과잉 대응이라 반박했다.
사건이 발생한 비디퍼드는 2000년대 초 소말리아 난민을 비롯해 아프리카, 중동, 라틴 아메리카계 이민자들이 대거 정착해 온 메인주의 대표적인 이민자 공동체 중 하나다.
이날 사건 현장 주변에는 주민들이 모여 "ICE 폐지", "ICE 아웃" 등을 외쳤다.
ICE는 올해 초에도 메인주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 단속을 벌였다가 지역사회와 이민자 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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