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달불능 접수 석달만에 공시송달로 판결선고…대법 "다시 재판"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14 13:06

대법원 전경대법원 전경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1심 법원이 불출석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 규정을 어겨 피고인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가 대법원에서 판결이 파기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5월 20일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1∼3월 온라인에 카메라와 무선 이어폰을 판매한다는 거짓 게시글을 올린 뒤 피해자들에게 약 25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경력이 많고, 법정에서도 곧 합의가 이뤄질 것처럼 속인 뒤 도주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도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1심 절차를 문제 삼으며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A씨는 2023년 9월 14일 1회 공판기일에 출석한 뒤 10월 19일 2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1심 법원이 구인영장을 발부했으나 A씨는 소환장을 송달받고도 12월 21일 3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1심 법원은 당일 검사에게 주소 보정을 명하는 구금영장 발부와 지명수배를 의뢰하는 한편 소재탐지를 촉탁하는 등 A씨 소재 확인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듬해 1월 17일 A씨가 소재불명이라는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됐다.


문제가 된 건 법원이 석 달여 만인 4월 24일 공시송달을 결정한 부분이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법이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송촉진법) 23조 1항은 '1심에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없다'고 정한다.


송달불능보고서 접수 이후 6개월을 기다려 7월 18일 이후 공시송달을 할 수 있는데, 1심 법원이 이를 지키지 않은 채 4월 24일 공시송달을 결정한 것은 잘못됐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1심 판결에는 소송 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원심(2심)은 이런 1심 잘못을 간과한 채 1심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근거로 해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판단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2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다만, 지난달 개정 소송촉진법이 시행돼 현재는 공판기일에 1회 이상 출석했던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불출석하는 경우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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