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탄일성' 완성한 중국, 가혹한 국제 제재 무릅쓴 북한
핵잠 도입 가시적 성과 신속히 거둘 수 있게 해야
김정은, 8천700t급 핵잠 건조 지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천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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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한 특별법을 만드는 절차에 들어가면서 '핵무기 개발·제조·보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시하기로 했다. 한국이 핵잠 사업을 계기로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은 핵무기를 통해 안보 자립을 선택했고, 북한은 국제 제재를 받으며 같은 길을 걸었다. 한국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하는 국가다. 핵무기의 무분별한 제조·확산을 막기 위한 유엔의 '핵확산방지조약'(NPT) 가입국으로 의무를 지킬 필요가 있다. 한국은 NPT 체제 아래에서 한미동맹, 원자력 협력, 첨단기술 교역 등을 통해 국제 신뢰를 쌓아왔다.
중국의 핵 개발을 이야기할 때면 중국이 목표로 정했던 '양탄일성'(兩彈一星)이란 말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종의 핵폭탄(兩彈)인 원자탄과 수소탄, 그리고 인공위성(一星)을 뜻한다. 중국은 1964년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첫 번째 핵실험에 성공했고, 1967년에는 수소폭탄 실험까지 성공리에 마쳐 '양탄' 목표를 이뤘다. '일성'에 해당하는 인공위성 개발은 1970년대에 달성했다.
김일성과 마오쩌둥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의 첫 핵실험 성공 직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베트남 방문길에 중국을 들러 마오쩌둥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핵실험에 얼마나 들었냐"고 물었고, 마오쩌둥은 핵실험 책임자를 불러 "20억달러가 들었다"는 답을 들려줬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같은 해인 1964년 도쿄올림픽 전체 비용 28억달러의 3분의 2가 넘는 막대한 비용이었다. 중국은 핵 개발을 만류했지만, 북한은 말을 듣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포기할 수 없는 길이라는 북한 정권의 확고한 인식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냉전 시기 안보 위기가 고조될 때 핵 개발을 검토한 적이 있으나 미국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최근에도 일각에서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핵무장론을 펴기도 한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져 안보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핵무장론은 핵잠 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의 핵잠 도입 계획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2030년대 후반 한국은 핵잠을 독자적으로 건조·운영하는 나라가 된다. 핵잠은 장기간 은밀한 작전이 가능해 적에게 지속적인 보복 능력을 과시할 수 있으며, 주변 해역에서 해상교통로 보호와 정보수집 능력까지 높일 수 있다. 유사시 신속한 대응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등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한다.
[그래픽]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 계획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진해에서 개최된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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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가 아니라고 해서 핵잠 도입과 운용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핵잠 추진체계에 필요한 핵연료인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해야 한다. 핵연료 공급이 끊기면 핵잠도 멈출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우라늄을 직접 농축해서 쓸려면, 핵무기 개발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도록 투명성을 갖춰야 용인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핵잠 도입 전략이 신속히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엄혹한 안보 환경 속에서 핵무기 개발은 한국이 반세기 동안 이룬 발전 성과를 담보로 한 도박이 될 수 있다. 핵잠은 국제질서를 존중하면서도 자주국방을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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