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주재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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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역대 정부를 돌아보면 집권 2년 차는 국정 운영의 시험대가 되곤 했다. 노무현 정부는 탄핵 정국,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 박근혜 정부는 국가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낸 세월호 참사,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 논란, 윤석열 정부는 의료개혁을 둘러싼 갈등에 직면했다. 저마다 위기의 원인은 달랐다. 취임식 여운이 잦아들면 기대는 평가로 바뀐다.
이재명 정부도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시험대에 올랐다. 첫 번째가 형사사법 체계의 변화다. 잇따른 논란 끝에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게 핵심이다. 다만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면 검찰이 그 사건 자체를 들여다볼 길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새로운 형사사법 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 영장·구속 등 수사 절차의 혼선도 예상된다. 특히 장윤기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재발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정부와 여당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명분이 아니라 평범한 정의다.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고, 범죄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상식이다.
또 다른 시험대는 부동산과 증시다. 정부는 조만간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놓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 손질을 통한 보유세 강화와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1주택자와 비거주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율이 거론된다. 세제개편의 성패는 '보유 부담'과 '거래 활성화' 사이의 균형에 달렸다. 자본이득세(양도세)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만 가중되면, 시장은 매물을 품기보다 버티기나 증여를 선택한다. 거래 물꼬를 터주는 장치 없이 보유세만 옥죄면 시장 경색을 부른다. 자본시장 활성화와 코스피 부양은 이재명 정부가 자신 있게 내세운 경제 비전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처방이었지만 지나친 변동성 확대로 '롤러코스피'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선의로 시작한 정책도 방향을 잘못 잡으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된다.
형사사법이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영역이라면, 부동산과 증시는 시장 경제의 논리가 작동하는 영역에 속한다. 형사사법 체계가 어긋나면 내 가족이 범죄 피해를 봐도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진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면 평생 모아 마련한 집 한 채의 가치와 전·월세 가격, 대출 이자가 출렁인다. 증시가 흔들리면 투자금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빚까지 떠안는 사례도 생긴다. 이들은 국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으며, 안전·재산과 직결된 사안이다. 국민은 이를 놓고 정부의 역량을 평가할 것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국정은 동력을 잃고, 시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 돈도 사람도 움직이지 않는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해 정권을 넘겨줬다. 박근혜·윤석열 정부는 국가 운영에 대한 믿음이 붕괴하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역대 정부의 사례가 보여주는 교훈은 국민이 등을 돌리면 국정은 추진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앞에 놓인 형사사법 체계, 부동산, 증시라는 세 시험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권은 위기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을 때 흔들린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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