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레이더] "쇼츠로 농산물 판다"…지자체, '농업 크리에이터' 키우기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02 07:45

SNS 통한 농산물 판로 확장 목표…영상 촬영·편집에 AI 활용법까지 교육


일부 지역은 농민 전용 스튜디오도 조성…"단기 교육으론 한계" 지적


(전국종합=연합뉴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농산물 판매가 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농민에게 영상 콘텐츠 제작 기법을 알려주는 교육과정이 확산하고 있다.


교육은 촬영과 편집 등 영상 제작에 그치지 않고,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고도화부터 소비자를 사로잡는 마케팅 기법까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농민 전용 스튜디오까지 조성해 지원하기도 한다.


용인 로컬파미네이터 1기 교육용인 로컬파미네이터 1기 교육 [용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국서 '농업 크리에이터' 교육 과정


경기 용인시농업기술센터가 개설한 '로컬파미네이터' 교육 과정에 1기 수강생으로 참여한 농업인 이현미(43)씨는 올가을 수확기에 직접 농사지은 쌀을 SNS 홍보를 통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영상 콘텐츠 제작 기법을 배우고 있다.


이씨는 "촬영 기법과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영상 편집법, 조별 프로젝트 등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며 "농산물은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SNS를 활용해 판매하는 방법을 익히면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컬파미네이터(Local-Farminator)는 'Local-Creator'와 'Farmer', 'Terminator'를 합성한 단어로, 교육 과정을 기획한 용인농기센터 안혁진 주무관이 만들어 지난해 12월 상표권까지 출원했다.


농민들이 쇼츠나 릴스 등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용인지역 농업을 알리고 실제 농산물 판매까지 연결되게 돕는 것이 교육 과정을 개설한 목표다.


1기 수강생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농업인 2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9월까지 콘텐츠 기획 및 스토리 설계, 스마트폰 촬영 실습, 모바일 편집, 생성형 AI 활용, 유튜브 구매 링크 실습 등 교육을 받는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도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쇼츠·롱폼 콘텐츠 제작 농산물 마케팅 교육'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3월 '농업경영개선을 위한 농산물 상품 촬영 기술 교육' 과정을 운영했다.


교육에선 컷 편집, 음향·자막 편집, 섬네일 제작·유튜브 업로드 실습, 제품 촬영 실전, 사진 보정 기술 등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전남광주 광양시도 농업인의 디지털 홍보 역량 강화를 위해 농업인 크리에이터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농가공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여 온라인 판매를 확대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농업 촬영 기초반 4기와 라이브커머스반, 팜파티반 3기를 운영해 모두 119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바 있다.


조별 과제 중인 용인 로컬파미네이터 1기조별 과제 중인 용인 로컬파미네이터 1기 [용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AI 활용법에 마케팅 기법도


경남지역 지자체는 농가 소득 증대와 온라인 판로 개척을 위해 숏폼 콘텐츠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농업 크리에이터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SNS 마케팅 기법과 영상 제작 실습을 가르치는 '팜플루언서 대학' 과정을 운영하며 전문 농업 인플루언서를 배출 중이다.


청년 농부들이 직접 농산물 재배 과정과 농가 일상을 담은 짧은 영상을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하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는 단순 촬영 교육을 넘어 생성형 AI를 활용한 농산물 홍보 문구 작성과 라이브 커머스 실습까지 교육 범위를 넓히며 농가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 임실군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 20명을 대상으로 제미나이와 챗GPT를 활용한 농산물 홍보 콘텐츠 제작, 스마트스토어 섬네일 제작 등을 교육 중이다.


천소영 임실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산물을 직접 생산한 농업인이 홍보에 나설 때 소비자 신뢰와 판매 효과가 더욱 커진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임실 농업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경북 지자체들도 '청년농부 크리에이터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상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달 28일부터 한 달여간 매주 두 차례 청년 농부들에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농업 영상 촬영과 편집법, AI 이미지·영상·배경음악 제작법, 농산물 판매 연계법 등을 교육한다.


예천군은 지난 6월 말부터 두 달여 간 '농산물 가공상품 마케팅 교육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진 및 영상 촬영법부터 쇼츠·릴스 제작법, AI 활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광양 창농미디어센터광양 창농미디어센터 [광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농민 전용 스튜디오 개설도


광양시는 2024년 10월 약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농민 전용 스튜디오 '창농미디어센터'를 준공했다.


창농미디어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352㎡ 규모의 건물로, 내부에는 미디어교육실과 미디어창작실(촬영·편집실) 등을 갖췄다.


이곳에는 사진·동영상 촬영·편집을 위한 카메라, 프롬프터, 액션캠, 편집용 PC 등 장비도 구비돼 있다.


충남 금산에서는 농업기술센터 내에 전문 방송 장비를 갖춘 전용 스튜디오가 설치돼 농업인들이 실시간 판매 방송으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환경이 마련됐다.


지난해와 올해 120여명을 대상으로 기본 교육이 진행됐고 이달부터는 10명을 대상으로 심화 실전 교육이 이뤄진다.


센터 관계자들은 방송 기획부터 시나리오 작성, 콘텐츠 제작은 물론 실시간 방송 판매까지 경험해볼 수 있도록 실시간 판매 방송 전 과정을 돕고 있다.


교육생들은 전문 쇼호스트의 지도 아래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실제 판매 방송까지 해볼 수 있다.


태안군도 향토 먹거리 홍보를 위해 2024년 농산물 전용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 1층에 마련된 전용 스튜디오는 제품 홍보 사진을 효과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촬영 장비를 갖추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도 시·군 농업기술센터 차원의 현장 밀착형 미디어 교육이 확대되면서 전용 미디어 스튜디오를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진주시와 밀양시, 산청군, 함양군 등은 전용 스튜디오에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쇼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농업 크리에이터 교육이 실제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려면 단발성 교육을 넘어 지속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인농업기술센터 안혁진 주무관은 "개인 유튜버도 짧은 기간에 자리를 잡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교육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연속성 있게 진행돼야 실질적인 효과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 관련 예산은 1년 단위로 편성하다 보니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이어지지 못하고 폐지되는 경우가 많다"며 "제2의 충주맨을 배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해민 박세진 김동철 양영석 김도윤 박정현 형민우 양지웅 장지현 변지철 황정환 기자)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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