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酒道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10 23:45


酒道





‘꽃 사이에 앉아 혼자 술마시니/ 달이 찾아와 내 그림자까지 셋이다/ 내가 노래하면 달도 하늘을 서성이고/ 춤을 추면 그림자도 함께 춤춘다’. 달밤에 혼자 술마신다(月下獨酌)는 이태백의 시이다. 가히 주선(酒仙)의 경지다.


술은 사람의 그림자와도 같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술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술에 대한 평가는 심하게 엇갈린다. 전한(前漢)을 찬탈한 왕망은 술은 모든 약의 으뜸(百藥之長)이라 했다. 철학자 칸트도 “술은 하나의 도덕적 성질, 즉 마음의 솔직함을 운반하는 물질”이라고 점잖게 한마디 했다. 반면 러셀은 “음주는 일시적인 자살”이라 했고, 영국 총리를 지낸 글래드스턴은 “전쟁, 흉년, 전염병 등 세가지를 합쳐도 술이 끼치는 손해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삼국지’는 동이족에 대해 ‘노래와 춤을 즐기며 술을 잘 빚는다’고 기술했다. 우리 민족의 흥취와 신명을 이야기한 것 같다. 꽃을 꺾어 셈하며 한잔 또 한잔 먹자는 정철의 ‘장진주사’와도 맥이 통한다. 조선조때는 소학(小學) 등을 통해 주도(酒道)를 엄하게 가르쳤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음주왕국’으로 불린다. 지나친 술은 건강을 해치고 가정불화를 자아낸다. ‘술김’에 저지르는 음주운전, 살인, 폭력 등은 우리사회의 안녕을 크게 위협한다. 술을 빙자한 음습한 부정적 거래와 접대문화도 큰 문제다.


연세대 에서는 교양선택과목으로 ‘주도’를 개설했다. ‘술과 주조공장 견학’이란 이 강의는 술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한다. 똑같은 물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 술도 사람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사람이 술을 마시는 사회’일까, ‘술이 사람을 마시는 사회’일까. ‘주도’는 대학생뿐 아니라 모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생활속의 필수교양과목이 아닐까 싶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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