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환인사제 확대 앞두고 전 직원 설문…직원인증 없어 '허점'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11 14:04

계급·재직기간·기능·전보 경험 등 11개 문항…자유의견 수렴


네이버 로그인만 요구…경찰관 여부 확인 절차 없어 왜곡 가능성


순환인사 반발해 삭발식 하는 경찰관들순환인사 반발해 삭발식 하는 경찰관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강제순환인사 반대 집회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산하의 강제순환인사반대투쟁위원회가 순환 인사 등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6.8.10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경찰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부실수사·유착 논란 및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순환인사제 확대를 결정해 논란이 불붙자 전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경찰 내부망을 통해 안내한 설문조사가 별도의 경찰관 신분 인증 없이 네이버 로그인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11일 내부 게시판인 폴넷에 '경찰 순환인사제 관련 현장 의견 수렴 계획 안내'를 게시하고 오는 21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경찰청은 형사소송법 개정과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의 전면적인 변화로 경찰 조직을 바라보는 국민의 기준이 높아졌다며 공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현장 경찰관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순환인사제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 내부 게시판을 통한 의견수렴, 현장 자문단 운영 등 세 가지 방식으로 현장 의견을 듣기로 했다.


설문은 순환인사 제도에 대한 견해와 제도의 부정적인 부분과 구체적인 이유·해결 방안, 긍정적인 부분과 보완점, 순환인사 외에 경찰 업무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인사제도 등을 자유롭게 서술하도록 했다.


나머지 문항에서는 계급과 재직기간, 연령대, 성별, 근무 기능, 순환전보 경험 횟수, 소속 기관 등을 선택하도록 했다.


경찰청은 각 인적사항 문항에 대해 '통계 목적으로만 활용된다'고 명시했다.


경찰, 순환인사제 확대 앞두고 전 직원 설문경찰, 순환인사제 확대 앞두고 전 직원 설문 [네이버 설문 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문제는 설문 참여자의 경찰공무원 여부를 확인하는 별도의 인증 절차가 없다는 점이다.


경찰청은 폴넷에 게시한 안내문에서 중복 참여 방지를 위해 네이버 로그인이 필요하며 관리자는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 계정이나 경찰관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는 두지 않았다.


기자가 실제 안내된 QR코드를 통해 설문에 접속해 경찰공무원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없이 문항에 응답한 결과 제출까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경찰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설문 문항에 접근해 계급과 재직기간, 근무 기능, 순환전보 경험, 소속 기관 등을 선택하고 자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구조다.


이렇게 경찰공무원이 아닌 사람도 참여하면 실제 현장 의견과 무관한 응답이 섞일 수 있어 순환인사제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 자체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경찰관 노조 대안 조직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순환인사제 확대에 반대하며 이번 설문 역시 제도를 재검토하기 위한 의견수렴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은 "찬반을 명확히 묻는 문항이 없어 설문 자체가 이상하다"며 "시행을 전제로 현장 의견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이번 의견수렴 결과 등을 토대로 2027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순환인사제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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