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에 8천만원 배상"…또 최종승소(종합)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12 15:42

1심 패소→2심 승소…"소멸시효 기준점, 2018년 10월 전합 판결"


승소 확정 판결 잇따라…유족 "아버지 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것"


입장 밝히는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 가족입장 밝히는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 가족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가족과 변호인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본제철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8.12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이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에게 총 8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까지는 일본 기업이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고(故) 민문식씨의 유족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위자료 총 8천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민씨는 스물한살이던 1942년 2월 일본 이와테현 일본제철 가마이시 제철소에 끌려가 약 5개월간 강제로 일하다 탈출했다.


그는 탄광 등을 전전하다 1945년 한국으로 귀국한 뒤 1989년 사망했다.


민씨의 자녀들은 2019년 4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소멸시효 시점이다.


일본 기업들은 소멸시효가 지나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통상적으로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다만 '장애 사유를 해소할 수 없는 객관적 사유'가 있었을 경우에는 장애 사유가 해소된 시점을 소멸시효 기준점으로 본다.


대법원은 2012년 일본제철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처음으로 배상청구권을 인정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일본 기업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입장 밝히는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 가족입장 밝히는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 가족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장남 민병조(오른쪽 두번째) 씨와 손녀 민사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본제철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8.12 kjhpress@yna.co.kr


민씨의 유족은 이듬해 소송을 냈으나 2022년 2월 1심은 유족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만료됐다며 유족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2심은 이를 뒤집고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소멸시효 기준점이 되는 '장애 사유 해소'를 대법 전합 판결이 나온 2018년 10월로 인정했다.


전합 판결 이전까지는 일본 기업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 가해행위의 불법성의 정도, 망인의 당시 연령 및 강제노동에 종사한 기간, 노동의 강도, 망인이 입은 피해의 정도, 그럼에도 불법행위 이후 현재까지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 피고의 태도 등을 종합했다"며 위자료를 8천만원으로 정했다.


일본제철이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이런 판단이 맞는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앞서 2023년 12월에도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했다. 이후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청구권을 인정한 판결이 잇따랐다.


대법원은 작년 12월에도 강제노역 피해자 고(故) 정형팔씨 자녀 4명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총 1억원을 지급하라"며 유족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민씨의 아들 문식씨는 이날 선고 뒤 "아버지가 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생전에도 구제를 받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는데 길이 없어서 애만 쓰셨다. 아들로서 아버지 명예를 살리고자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일본제철 측에서 판결을 잘 수용해서 빠른 시일 내에 사과와 보상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2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일본제철의 한국자산인 PNR 주식 압류 가집행 선고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다만 잇단 대법원 배상 확정판결에도 일본제철은 사실상 거부 입장을 고수하며 실제 배상 절차는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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