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등급으로의 차별적 수요 이어질 듯
한국은행 기준금리(초록)와 CD(빨강)·CP(파랑) 금리 추이 [출처: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했지만, 크레딧 시장의 시선은 긴축 자체보다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나타난 시장금리 등락에 쏠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 시나리오 안에 있었던 만큼 우량채를 중심으로 캐리 수요(이자 수익을 노린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최성종 연구원은 "금리 인상 자체보다 그로 인해 시장금리가 내려간 점이 중요하다"며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는 캐리 수요를 자극해 우량등급 중심의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김상만 연구원도 "시세차익보다 캐리 위주로 만기를 보유하는 관점이라면 지금 금리 수준은 충분히 접근할 만한 메리트가 있는 시장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KB금융과 교보생명보험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는 모집액의 두 배 가까운 자금이 몰렸고, 롯데건설 회사채도 높은 가산금리를 제시한 끝에 미매각 없이 소화됐다. 크레딧물 금리가 5%대까지 오르며 절대금리 매력이 부각된 결과다.
다만, 이를 크레딧 시장 전반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금통위 직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락하긴 했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 중이라는 환경이 투자 심리를 누르고 있어서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가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수급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결국 크레딧 투자 유인은 개별 종목의 금리 매력에 국한된 셈이다.
발행사 입장에서도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조달이 가능한 만큼, 우량물과 비우량물의 차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발행시장의 경우 90일물 기업어음(CP) 금리가 3.2%,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1% 수준인 반면, 회사채 발행 금리는 4% 후반대다. 3개월마다 돌아오는 차환 부담과 발행 비용을 감안해도 기업들이 은행 대출과 단기자금 조달을 택하는 이유다.
금리 인상에도 CD와 CP 등 단기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이런 단기 중심의 조달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아 발행사 입장에서는 대출 조달이 유리하고,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D와 CP 금리가 기준금리 3.00%를 상당 부분 반영해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고, 국고채 3년물도 연속 인상이 선반영돼 상방이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오는 9∼10월은 사실상 연내 마지막 발행 창구다. 통상 8월은 반기 결산과 휴가철로 발행이 줄고, 11월 중하순부터는 기관들이 연말 북클로징으로 발행 비수기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이들 전문가는 공급 축소가 일부 우량 회사채에는 강세 요인이 될 수는 있겠으나 올해 중 시장 전반의 강세 재료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전하며 이자 수익 중심의 우량채 투자 대응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