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가 펄펄 끓고 있다.
해마다 여름은 더 뜨거워지고, 겨울은 점점 온화해지고 있다. 온대지역은 아열대화되고 사계절의 경계마저 희미해졌다.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과 산불, 태풍과 이상기후가 더 이상 낯선 뉴스가 아니다. 자연이 보내는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히말라야를 비롯한 고산지대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빙하호가 범람하고 홍수와 산사태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오만에 자연이 거대한 경고장을 내미는 것은 아닐까.
기후변화의 책임은 결코 모든 나라에 똑같이 돌아가지 않는다. 산업화를 먼저 이룬 선진국들은 오랜 기간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사용하며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다. 프레온가스와 각종 산업오염물질 역시 산업화 과정에서 크게 증가했다.
그런데 정작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배출 책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지역인 경우가 많다.
가뭄으로 농사를 망치고,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고, 해수면 상승으로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기후위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오래전부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해 왔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정치적 계산 앞에서 실질적인 행동은 더디기만 하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인간의 약속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부는 장기적인 기후정책을 세우고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교통,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기업은 이윤만을 좇는 경영에서 벗어나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책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국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에너지를 아끼고,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론 개인의 절약만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와 기업, 국제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특히 많이 배출한 나라가 더 큰 책임을 지고, 피해를 많이 받는 나라를 지원하는 기후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지구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구를 소유한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빌린 물건을 쓰면서 망가뜨린 채 돌려준다면 그것은 책임 있는 어른의 태도가 아니다.
후손에게 깨끗한 하늘과 맑은 물, 푸른 숲과 건강한 바다를 물려주는 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에너지를 선택하고, 무엇을 소비하며, 자연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시작된다.
자연은 이미 여러 차례 경고했다.
이제는 인간이 답할 차례다.
지구는 후손에게 물려 줄 유산이 아니라,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오늘 우리가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가장 값진 약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