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최고 362㎜…고추·콩·블루베리 등 밭작물 피해에 '막막'
비료 포대로는 막지 못한 흙탕물 (고창=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전북에 폭우가 지나간 1일 고창군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물이 들어찼던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26.9.1 door@yna.co.kr
(고창=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다음 주면 수확인데, 비가 차라리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멜론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폭우가 휩쓸고 간 전북 고창군 공음면의 한 멜론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1일 만난 농민 김모(70대)씨는 시들어가는 멜론 잎을 바라보며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고창에 쏟아진 비로 인해 김씨가 운영 중이던 비닐하우스 14동 중 6동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고창군에 따르면 이 기간 고창에는 평균 241.4㎜의 비가 내렸으며, 무장·아산·공음 등 일부 지역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그치고 비닐하우스에 차 있던 흙탕물도 대부분 빠졌지만, 여전히 주변에는 진흙이 가득해 천막을 이용해 임시로 만든 통로에서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발이 푹푹 빠졌다.
비닐하우스 입구에는 어떻게든 물을 막아보려던 흙이 담긴 비료 포대가 남아있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추석 대목과 수확을 앞두고 발생한 수해에 김씨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었다.
멜론 뿌리와 줄기를 살피던 김씨는 "조금만 비가 더 왔으면 비닐하우스의 모든 멜론을 수확하지 못할 뻔했다"며 "멜론이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물이 줄기까지 찼던 만큼 조만간 썩거나 병에 들 수도 있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침수된 멜론 살피는 농민 (고창=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전북에 폭우가 지나간 1일 고창군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멜론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9.1 door@yna.co.kr
이번 폭우로 고창에서는 멜론을 비롯해 고추와 콩, 수박, 블루베리 등 여러 밭작물에서 총 44.97㏊의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멜론은 추석을 대비해 다음 주 수확을 앞둔 많은 농가가 한껏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고창의 주요 멜론 재배 지역인 무장면과 공음면은 이번 호우 기간 각각 362㎜와 328.5㎜의 많은 비가 내리며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고창 전체 멜론 피해 면적 9.18㏊ 중 약 68%(6.22㏊)가 이 두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타까운 눈빛으로 멜론을 만지던 김씨는 "지난 7월에도 침수 피해가 있었는데, 또 피해가 발생하니 비가 올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라며 "이번 수해 이후 배수로 등 시설을 보강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바닥에 떨어진 멜론 (고창=연합뉴스) 김문경 기자 = 전북에 폭우가 지나간 1일 고창군의 한 비닐하우스의 멜론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2026.9.1 door@yna.co.kr
이에 고창군 관계자는 "폭우로 인해 지역 전체적으로 침수가 많이 발생한 만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수로 정비와 병해충 방제 작업을 서둘러 진행할 방침"이라며 "농민들이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행정에서 최대한 돕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