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원동력은 얽매이지 않는 창의성"
네트 맞은편에서 대결했던 두 선수, GS에서 환상 호흡 예고 (서울=연합뉴스) 1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청평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지젤 실바와 타나차 쑥솟이 대화하고 있다. 2026.9.1 [GS칼텍스 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가평=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천은 배구 외에도 즐길 게 많은 도심에 숙소가 있었지만, 여기 청평은 온통 산뿐이네요. 배달 음식도 안 오고, 좋아하는 커피도 못 시킵니다. 그런데 이 환경이 저한테는 딱 맞아요!"
지난 시즌까지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누볐던 아시아 쿼터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올 시즌에는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선다.
타나차는 1일 경기도 가평군 GS칼텍스 청평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달라진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며 배구를 향한 진지한 철학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숙소와 훈련장이 비교적 도심에 가까워 접근성이 좋았던 전 소속팀과 달리, GS칼텍스 청평 클럽하우스는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타나차는 이러한 환경 변화를 '강제 다이어트'와 '경기력 향상'의 기회로 삼고 있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날렵해진 모습이었다.
포효하는 타나차 (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도로공사의 타나차가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2026.4.3 mtkht@yna.co.kr
타나차는 "김천은 주변에 갈 곳이 많았지만, 이곳 청평은 다르다. 아침에 일어나면 청평호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는 게 낙"이라며 웃었다.
이어 "저는 워낙 여기저기 움직이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외부와 단절된 이곳이 온전히 배구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특히 '식단'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타나차는 "여기는 배달 음식도 못 들어오고 프랜차이즈 커피도 시켜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엔 어쩔 수 없이 제가 직접 커피를 만들어 마신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당류 섭취를 덜 하게 됐고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량을 높이는 게 목표인데, 이 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새 시즌 아주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부의 유혹이 차단된 지리적 특성은 곧 선수단의 끈끈한 결속력으로 이어졌다.
타나차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 소속으로 GS칼텍스를 상대할 때, 이 팀 특유의 좋은 시스템과 결속력을 도저히 깨기 어렵다고 느꼈다. 코트 위에서 소통이 참 잘 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그런데 제가 직접 GS 안으로 들어와 보니 왜 그런지 단번에 알겠더라. 훈련 후에도 밖으로 나갈 데가 마땅치 않으니 옹기종기 모여 다른 활동도 함께하게 되고 유기적인 관계가 저절로 만들어진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타나차의 자기 관리와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은 GS칼텍스가 기대하던 모습 그대로다.
공격하는 타나차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한국도로공사 타나차가 공격하고 있다. 2026.1.14 soonseok02@yna.co.kr
여자배구 다른 구단은 리그 정상급 아시아 쿼터 선수인 타나차가 도로공사와 재계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GS칼텍스는 재빠르게 이적 의사를 타진해 계약을 끌어냈다.
이영택 감독은 "타나차 영입은 생각도 못 했던 일"이라며 "적극적인 모습이 타나차의 최대 장점이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국인 태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자부심도 잊지 않았다.
최근 태국 여자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올림픽 티켓을 따낸 소식에 타나차는 "정말 축하할 일이고 제 일처럼 기쁘다. 우리 동료 선수들이 그동안 어떻게 피땀 흘려 운동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 성과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환하게 웃었다.
국제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태국 배구의 저력에 관해 묻자 타나차는 '창의성'을 첫손에 꼽았다.
타나차는 "태국 선수들의 강점은 창의력과 자유로움이다. 어릴 때부터 배구를 다양하게 접근하도록 배운다"며 "유럽 선수들이 신체조건과 힘으로 압도하고, 일본이 시스템과 빠른 발을 자랑한다면, 태국은 상대방을 영리하게 속이는 콤비네이션이 강점이다. 본인만의 스타일을 코트에서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 국제 무대에서 태국 배구가 경쟁력을 발휘하는 비결"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