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소리를 빛의 조각으로 시각화…JN갤러리서 5점 선보여
이관영 작 '지드래곤 피스마이너스원' 지드래곤의 목소리 파형을 조각으로 구현한 작품.
[JN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가수 지드래곤의 목소리가 높이 170㎝의 빛나는 조각으로 다시 태어났다. 말하는 순간 사라지는 소리를 붙잡아 빛으로 남긴 작품이다.
서울 강남구 JN갤러리에서 이관영(58)의 개인전 '에코스'(ECHOES)가 열리고 있다.
사람의 목소리와 자연의 소리에서 추출한 음성 파형을 빛 조각으로 시각화한 작품 5점을 선보인다.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은 작가가 지드래곤을 직접 만나 얻은 음성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레진, 발광다이오드(LED), 철을 사용해 수직으로 솟은 형태로 구현했다.
이관영 작 '강릉-파도소리' [JN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도소리'는 작가 개인의 삶과 맞닿아 있다. 대학 2학년 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작가는 졸업 뒤 강릉에서 3년간 요양했다.
절망 속에서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찾았던 강문 바닷가의 파도 소리를 높이 255㎝의 조각으로 만들었다.
이관영 작 '어머니-건강해' [JN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의 말을 바탕으로 한 '건강해'에는 어머니가 농사를 짓던 과수원의 흙을 작품 재료로 사용했다. 음성의 시각화를 넘어, 말한 사람의 기억과 삶의 장소까지 작품에 끌어들였다.
이 밖에도 작가 부부가 주고받은 '사랑해', 대한적십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14개국 주한 대사 부인들이 각국 언어로 말한 '사랑' 등을 선보인다.
이관영 작 '14개국 대사부인-사랑' [JN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관영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문화재단과 한솔문화재단 등에서 일한 뒤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말에는 영혼이 있다'는 믿음 아래 20여년간 사라지는 소리를 조각·디지털 프린팅·주얼리·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시각화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의 목소리 '사랑',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 '희망', 존 레논의 목소리 '평화' 등도 그의 작업 소재가 됐다.
이관영의 작품은 바보의나눔 재단, 주한미국대사관, 성우기업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10월 24일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