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실형 불가피" 징역 1년 6개월
5만원권 위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TV 캡처]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제가 힘들다고 하니까 친구가 선의로 도와준 겁니다."
친구에게 1억8천만원이 넘는 거액을 빌리고 이를 갚지 않은 30대가 법정에서 궤변을 늘어놨다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문주희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3월∼2024년 2월 친구인 B(35)씨에게 77차례에 걸쳐 빌린 1억8천900여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시작은 2023년 3월 11일 전북 군산시 한 결혼식장이었다.
A씨는 B씨에게 "형편이 어려워서 그러는데 축의금을 빌려주면 내일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때 45만원을 빌린 것을 시작으로 '동업자와 운영 중인 술집 운영 자금이 필요하다', '생활비가 부족하다' 등의 이유를 대며 계속 친구에게 돈을 요구했다.
A씨는 B씨가 돈을 빌려주기를 주저할 때마다 '곧 회사 퇴직금 중간 정산금이 나온다', '술집을 내놨으니 팔리면 바로 갚겠다', '우리 엄마, 아빠가 돈을 해결해준다고 한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기존 빚도 갚지 못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고 친구가 대출까지 받아 빌려준 돈도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다.
그는 이 일로 법정에 서게 되자 "친구가 나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내가 힘들어할 때 '숙박을 해결하라'면서 60만원을 준 적도 있다"면서 일부 채무는 B씨가 선의로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구체적인 채무 변제계획을 허위로 밝히면서 반복해서 돈을 빌린 점에 비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1억원이 넘는 금융기관 채무를 부담하면서 상당한 정신·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선의로 피해자가 돈을 줬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