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원 불가근 (不可遠 不可近)] 멀리할 수도, 가까이 할 수도 없나니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9-08 06:41

불가원 불가근, 그리고 평생 곁에 둘 사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태어나 부모를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스승과 제자를 만나며 수많은 인연 속에서 한 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모든 인연이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인연은 꽃처럼 향기를 남기고,
어떤 인연은 가시처럼 상처를 남긴다.

옛사람들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두고 '불가원 불가근(不可遠 不可近)'이라 했다.

너무 멀어서도 안 되고, 너무 가까워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적당한 거리를 지킬 때 관계는 오래가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도 깊어진다.

그렇다면 평생 곁에 둘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늘 배우려는 사람이다. 배우기를 멈추는 순간 사람은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믿게 된다. 반대로 배우는 사람은 겸손하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약자를 도우려는 사람이다. 힘은 약한 이를 누르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존재한다.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매너가 좋은 사람이다. 능력보다 품격이 오래 기억된다. 작은 인사 한마디, 약속을 지키는 태도, 상대를 배려하는 말씨는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해 준다..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욕심이 적고 원망도 적다. 받은 은혜를 기억하는 사람은 또 다른 은혜를 베풀 줄 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사람이다. 뿌리를 소중히 여기는 나무가 오래 살듯, 사람도 자신의 뿌리를 존중할 때 삶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비로운 사람이다. 자비는 약함이 아니라 강함이다. 미워하기보다 이해하고, 심판하기보다 품어 주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큰 인간의 덕목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을 찾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내가 배우려 하고 있는가. 내가 약자를 외면하지 않는가. 내가 감사하며 살고 있는가. 내가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을 배려하는가.

좋은 사람은 기다린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모여든다.

덕은 하루아침에 몸에 배지 않는다. 하루 한 권의 책을 읽고, 하루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하루 한 번 선행을 실천하며, 하루 한 번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는 습관이 쌓일 때 비로소 인품이 된다.

향기로운 꽃에는 나비가 찾아오듯, 
향기로운 인품에는 좋은 인연이 찾아온다.

한평생 함께할 사람을 찾기보다 먼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 그것이 불가원 불가근의 지혜를 실천하는 가장 아름다운 길일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복이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수행이다."

위 말씀 한번 쯤 되새겨 볼 일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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