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가능 지역 도보 수색했으나 도로 끊겨 중단…"지형탓 무력감"
도보 수색 마치고 복귀하는 한국해외긴급구호대 (비두르[네팔]=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네팔 정부가 대홍수 당시 한국인 9명이 실종된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8일 네팔 트리슐리 군사기지에서 한국해외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활동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 2026.9.8 yatoya@yna.co.kr
(바타르·카트만두=연합뉴스) 박진형 손현규 특파원 = 네팔 대홍수 현장에서 수색·구조 활동을 벌이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8일(현지시간) 한국인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을 요청한 지역 주변 등에서 도보·무인기(드론) 수색을 집중적으로 시도했지만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KDRT는 이날 네팔군과 함께 헬기 2대를 타고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으로 이동한 뒤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의 파워하우스와 옐로브리지 인근에서 수색을 시도했다.
이 지역은 그동안 실종자 가족들이 강력하게 수색을 요청한 곳이다.
이날 KDRT 대원들이 탄 헬기 1대는 파워하우스 지역에, 다른 1대는 파워하우스에서 6㎞ 떨어진 네팔군 베이스캠프에 착륙했다.
이후 파워하우스에 내린 팀은 경사가 가팔라 도보 수색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없다는 네팔군 판단에 따라 드론으로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
또 다른 팀은 상류 쪽 방향으로 임시도로를 따라 대피가능 지점을 찾으려고 도보 수색을 했으나 이후 도로가 끊긴 지점에서 멈췄고, 1시간 40분가량 드론 수색을 했다.
하지만 이날 실종자들과 관련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KDRT는 전했다.
KDRT의 조현문 소방청 구조본부장은 이날 오후 KDRT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바그마티주 바타르에서 브리핑을 열고 "33년간 근무하면서 2006년 강원도 인제 내린천 집중호우 산사태 등 다수의 유사 피해 현장 수색 구조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이번 네팔 현장에서는 도저히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재난의 특이성과 지형적 접근 제한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락 두절된 우리 국민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헬기 탑승하는 한국해외긴급구호대 (비두르[네팔]=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네팔 정부가 대홍수 당시 한국인 9명이 실종된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8일 네팔 트리슐리 군사기지에서 한국해외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활동을 위해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2026.9.8 yatoya@yna.co.kr
이날 네팔 구조대는 많은 실종자가 발생한 수력발전소에서 집중적으로 구조 활동을 했다.
다르마 라지 우프레티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장은 이날 "우리의 수색 작전은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를 포함해 생존자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에 있는) 칠리메 수력발전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그곳에는 구내식당과 숙소 등이 있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네팔 구조대는 칠리메 등 12개 수력발전소에서 실종된 직원 900명가량 가운데 121명이 여러 터널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프레티 청장은 또 네팔 구조대가 바그마티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와 3B 수력발전소 터널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관을 통해 이 터널들에 산소를 공급하고 있고 (진흙과 잔해로 막힌 터널 입구를 뚫기 위해) 새로운 장비도 (현장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는 실종된 한국인 9명이 일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에서 트리슐리강을 따라 하류 쪽으로 6㎞가량 떨어져 있다.
이 수력발전소 일대에서 지난 5일 네팔인 직원 2명이 대홍수가 발생한 지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우리의 책임과 그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수색과 구조 작업을 통해 네팔 국민의 인도주의적 정신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네팔군은 수색 관련 헬기 운용 건수를 크게 줄였으며 남은 헬기들도 구호나 복구용 물자 수송에 투입하는 등 활동 초점을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네팔 피해 주민 구호와 수습 지원을 위한 네 번째 긴급 구호물품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원한 물품에는 구조·운송용 장비, 조명, 시신 처리 장비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이날 현재까지 네팔에서만 1천35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경 인근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이번 홍수와 연관된 토석류(土石流) 사태로 숨진 43명을 더한 전체 사망자는 1천400명이다.
실종자 수는 네팔 5천326명과 티베트 지역 519명을 합쳐 모두 5천845명이다.
실종자 중에는 UT-1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인 직원 9명도 포함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남동발전 직원 3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