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극학자 사브란 "한국이란 '쿨'한 브랜드, K뮤지컬 성공요인"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1-03 20:05

7일 예술경영지원센터 학술대회서 기조강연…"한국적 소재 더 활용하길"


데이비드 사브란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데이비드 사브란 뉴욕시립대 명예교수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글로벌 뮤지컬산업 학술대회 기조 강연차 내한한 데이비드 사브란 뉴욕시립대 명예교수가 3일 서울 종로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1.3. fat@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가요, 영화, TV쇼, 음식… 한국의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해졌어요.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아주 '쿨'해졌죠."


데이비드 사브란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명예교수는 한국 뮤지컬이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반적인 'K컬처'의 흥행이 끌어올린 브랜드 파워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극학계를 대표하는 학자인 그는 미국 연극과 뮤지컬, 대중문화와 취향의 정치학을 연구해 왔다. 2024년 펴낸 저서에서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세계화를 다루며 한국 창작 뮤지컬을 주요 사례로 꼽기도 했다.


사브란 교수는 오는 7일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뮤지컬학회가 개최하는 글로벌 뮤지컬산업 학술대회 기조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학술대회에 앞서 3일 서울 종로구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사브란 교수는 "한국이 보유한 뮤지컬 인재 수준과 작품의 전문성은 경이롭다"며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는 없는 '쿨'한 이미지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 뮤지컬이 다른 국가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길지 않은 역사에도 뮤지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 또한 인상 깊다고 했다.


사브란 교수는 "영국과 미국에서조차 뮤지컬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진행된 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의 짧은 산업 역사를 생각하면 뮤지컬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많은 학자들이 이를 연구한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노래·연기·안무가 모두 뛰어난 이들이 많다는 것도 큰 자원"이라며 "연기자가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은 굉장히 놀랍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상 깊게 봤던 뮤지컬로는 '영웅'과 '서편제'를 꼽았다. 그는 '서편제'에 대해 "매우 압도적이고 강력한 경험을 했다"며 "당시의 관람 경험과 판소리로 느낀 감동은 한국 뮤지컬을 다룬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사브란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데이비드 사브란 뉴욕시립대 명예교수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실제로 국제적 성공을 거둔 한국 뮤지컬 중에서 한국 고유의 정서나 한국적 소재를 살린 작품은 많지 않다. 토니상 6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K-뮤지컬의 신화'를 쓴 '어쩌면 해피엔딩' 또한 작품 제작 대부분이 미국에서 진행됐으며 재즈 음악 등에서 느껴지는 미국적 정서가 강하다는 이유로 '한국 뮤지컬로 분류하기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브란 교수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브로드웨이 문법을 잘 이해했으며 미국 스타일을 차용해 매우 성공적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봤다. 그는 "독일 등 유럽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는 뮤지컬이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미국식 그대로 받아들여졌고, 그 결과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의 문법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해피엔딩'에는 미래지향적이고 기술력이 느껴지는 무대 등 한국적 콘텐츠가 들어가 있다. 또한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한국이기에 이러한 (미래 세계의) 내용을 잘 이해했던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다만 "한국 뮤지컬 중 유럽 고전 등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굉장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 제작자들이 좀 더 한국적 소재를 차용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적인 소재를 다룬 한국 영화를 활용하거나, 한국의 민담이나 동화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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