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 감축 결단한 일본 의회, ‘혈세 낭비·기득권 안주’ 한국 국회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일본 정치권이 중의원(하원) 의석을 무려 31석이나 줄이는 대대적인 정치 개혁에 여야 합의로 착수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가세해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신선한 충격을 넘어 우리 정치권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00년 500석이던 중의원 의석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현재 465석까지 줄였고, 이번 개혁이 마무리되면 434석 체제가 된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의회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기득권을 내려놓고 몸집을 줄이겠다는 결단이다.
일본 의회의 이러한 결단은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매일같이 극한 정쟁을 일삼으면서도, 자신들의 밥그릇과 특권이 걸린 일에는 귀신같이 야합하는 대한민국 국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들춰낸다. 우리 국회는 인구 절벽이라는 미증유의 재앙 속에서도 의석수를 유지하는 데만 급급해 왔으며, 국민 혈세로 지탱되는 온갖 특혜와 보좌진 규모는 단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한 명에게 들어가는 막대한 세금과 특권이 과연 그만한 생산성을 내고 있는지 국민들은 엄중히 묻고 있다.
국가 재정이 위기를 맞고 지방자치단체마저 통폐합되는 마당에, 오직 여의도 국회만은 비대해진 규모와 불체포특권이라는 철옹성 뒤에 숨어 '귀족 정치'를 누리고 있다. 의회가 스스로를 다스리는 엄격한 자기규율 없이는 그 어떤 정치 개혁도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국민의 세금을 아끼고 국가적 고통 분담에 동참하기는커녕, 당리당략에 따른 입법 폭주와 특권 사수에만 몰두하는 지금의 모습은 반(反)개혁적 기득권 안주에 다름 아니다.
정치 개혁의 출발점은 국회가 스스로 몸집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 국회도 일본 의회의 과감한 감축 결단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말로만 민생과 개혁을 외칠 것이 아니라, 비대해진 의석수를 과감히 감축하고 과도한 정당 보조금과 사치스러운 특권을 전면 폐지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회는 존재 가치가 없다. 국회는 즉각 기득권을 내려놓는 전면적인 구조개혁에 착수하기로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