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서 가을의 낭만 찾아보시라
사회적,경제적,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심리적 우울감은 삶의 주도권을 빼앗겼을 때 더욱 증폭된다. 하지만 삶의 주도권과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은 늘 우리 곁에 있어왔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문제와 갈등에 부딪히고, 정답을 갈구하며 노력해왔다. 애석하게도 삶에는 정답이 없다. 보고, 듣고,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정답에 가까워지려는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 조금이라도 더 성숙한 나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 노력은 타인을 존중할 수 있게 만들고, 타인에게 존경을 받을 수도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이러한 점에서 인문학은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지식정보만이 아니라 삶을 위한 것이다. 인문학 책을 읽고 생각하면 진정으로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성찰하여,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도록 만든다. 저자는 삶의 이치를 미리 깨닫고 알려주는 사람이다. 저자가 고민을 통해 얻은 결론을 우리는 책을 통해 저절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유대인 철학자인 스피노자는 저서 <에티카>(윤리학)에서 인간의 본질이 욕망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그의 욕망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욕망이나 정서가 내밀하고 주관적인 작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자발적인 작용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의 욕망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주인공 기택 기족은 박 사장 집에 하나하나씩 취업을 하게 되는데, 이는 박 사장 가족에 대한 모방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박 사장 가족이 캠핑을 갔을 때, 기택 가족은 마치 주인인 것처럼 술을 꺼내 마시고 마음대로 행동한다. 박 사장 가족이 폭우로 갑자기 되돌아왔을 때는 당황하여 몰래 그 집에서 나와 물에 잠긴 반지하 집으로 되돌아간다. 즉 이 영화는 모방 욕망으로 파국을 맞는 기택 가족을 그림으로써 주체적 의식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본주의 시대인 오늘날은 유행이나 편견, 통념에 휘둘리기 쉽다. TV에서 광고가 나오면 그 물건을 소비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을 모방하면서 욕망하게 된다. 하지만 이에 휘둘리지 않는 주체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성찰해야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사회도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성을 중시하는 창의적인 사회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얼굴이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얼굴의 옛말은 ‘얼골’이다. 우리 조상들은 얼굴을 정신인 얼의 형태인 골(꼴)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얼굴의 진정한 의미는 이목구비가 아니라 ‘정신의 형태’이다. 인문학을 통해 정신을 바람직하게 만들면 얼굴은 자연 아름다워지게 되는 것이다.
인문학이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하며, 지성인·문화인으로서 주체적 삶을 살게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일상 속에서 선뜻 인문학에 손을 뻗게 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실상 우리 주변을 보면 인문학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다.
올가을엔 교육부에서 인문도시, 지자체 등과 연계해 전국의 인문자산을 활용하여 인문학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 올해는 , 인문학의 길 -일상 속에서 인문학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강연, 토론회, 대담, 답사, 공연, 전시 및 각종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각 지역에서 전국적으로 개최되었으면 좋겠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청명한 하늘을 만끽하기 위해 산으로 들로 소풍을 나가는 것도 좋지만, 정신의 풍요로움을 위해 인문학에 빠져드는 것은 어떨까.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과 우울감을 극복하려면 과감히 자신을 위한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인간이 자신을 바꾸는 것은 태산을 옮기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편리하고 쉽게 자신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인문학에 집중하고 몰입하면서 내 삶을 바꾸는 기쁨을 누려보기로 하자. 올가을엔 인문학에서 진정한 낭만을 찾기를 기대한다.
최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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