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 오빠부대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21 23:35


오빠부대





영국가수 클리프 리처드가 1969년 내한했을 때 기성세대들은 일찍이 보지 못한 ‘광란’에 ‘말세’라면서 혀를 찼다. 시민회관과 이대강당의 공연에서 젊은 여성팬들이 ‘울며 불며’ 괴성을 지르다못해 입고있던 속옷을 무대에 던지기도 했던 것이다. 그는 국내 ‘오빠부대’ 붐의 원조인 셈이며 그의 공연은 한국의 팬덤(열성팬 의식)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사가 됐다. 어느 분야든지 팬이라면 광적인 집착은 있게 마련이고 당시 상황은 실상 정상적인 수준이었다.


그러나 집착도 지나치면 정신적 질병이 된다. 클리프 리처드 공연 얼마 뒤 소개된 외화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Play misty for me)는 바로 그러한 팬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의 디스크 자키. 매일밤 어느 여성으로부터 재즈 피아노곡인 ‘미스티’를 신청받던 끝에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여성팬의 물불가리지 않는 성적집착을 견디다 못해 결국 살인하게 된다. 이 영화를 ‘사이코 스릴러’로 분류하는 것은 팬의 ‘스토킹’이 병적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10대 극렬팬들의 행태는 클리프 리처드에 열광했던 50대 아주머니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수만명의 회원으로 조직화하기도 한 이들의 열정은 인터넷과 결합함으로써 아티스트, 기획자, 매스컴과 함께 연예산업의 한 축을 이루는 파워그룹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정도다. 가수의 공연장과 집 앞에서 밤샘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방송국에 온갖 항의를 하는가 하면 경쟁 가수에게 독극물을 보내고, 좋아하는 가수가 음주운전으로 입건되자 일제히 당국을 매도한 일도 있었다.


급기야 팬클럽 활동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수백명의 남성들과 원조교제를 한 10대 소녀가 경찰에 입건되기에 이르렀다. 10대들이 스타를 추종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자아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스타를 성장모델로 여기거나 억눌린 욕구를 그렇게 분출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정이나 기획사의 의도도 큰 요인이고 보면 이 역시 일정 부분은 어른들의 책임인 것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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