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접동새에서 연어까지

그 옛날 군주시대때는 정쟁끝에 낙향하거나 귀양을 간 뒤 ‘님 향한 일편단심’을 글로 지으며 세월을 보내는 신하들이 많았다. 말하자면 ‘임금님에 대한 충성심에 변함이 없으니 하루빨리 불러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연인에 대한 별리의 정한에 빗대 우의적(寓意的)으로 노래를 했다. 고려와 조선의 가사문학은 이렇게 당대의 문장가들이 지은 애절한 사모곡(思慕曲)으로 한층 꽃을 피운다.
‘내님을 그리와 우니다니 산접동새 난 이슷하요이다…’. 고려 18대 의종때 동래에 귀양을 간 정서(鄭敍, 호는 瓜亭)의 ‘정과정곡(鄭瓜亭曲)’ 중 도입부이다. 자신을 님그리워 하염없이 우는 산접동새(두견새)에게 비유했다.
‘이몸 삼기실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한생 연분이며 하날 모랄 일이런가…’. 조선조 14대 선조때 서인의 거장이었던 송강(松江) 정철(鄭澈)이 동인의 공격을 받고 고향인 창평땅(담양)에서 4년간 칩거하는 동안 쓴 ‘사미인곡(思美人曲)’ 중 서사(序詞)다. 이는 속편인 ‘속미인곡’과 함께 ‘전후미인곡’이라 불리는데 조선의 가사 중에서도 절창으로 꼽힌다. 정철은 ‘사미인곡’에서 ‘차라리 사라져(죽어져서) 범나비가 되리라…향기가 묻은 날개로 님의 옷에 옮으리라’고 했고, ‘속미인곡’에서는 ‘낙월(洛月)이나 되어서 님계신 창안에 반드시 비치리라’고 읊었다.
고려의 산접동새는 조선조때 범나비와 낙월이 되었다가 다시 수백년의 세월을 넘어 ‘연어’로 환생했다. 지방선거 출마 정치인이 자신을 연어에 비유했다. 출마 정치인의 문장은 가사문학 작품에 비견할 바가 못된다. 하지만 그 군주시대적 충정만큼은 정서나 정철 등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필이면 연어냐’ 정치인의 원주민격인 의원들은 사뭇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연어라는 동물은 큰 바다에서 변고를 만나지 않는 이상 반드시 모천(母川)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