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과 ‘政者正也’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겨우내 침묵하던 생명의 몸짓이 다시 분출되고 약동한다. 조선조의 기틀을 세운 정도전은 삼봉집에서 “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은 봄의 성숙, 겨울은 봄의 수장(收藏)”이라고 했다. 봄철의 생명의 기운을 4계절과 자연 운행의 중심축으로 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생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봄에 기독교는 부활절 축일 행사를 갖는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생명의 부활은 기독교를 믿건 안 믿건 사랑과 생명의 존귀함과, 겨울이 가면 어김없이 봄이 다시 찾아오는 생명의 신비로움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지난 부활절에 전국의 교회와 성당에서는 부활절 예배와 미사를 갖고 이 땅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여야지도부가 다수 참가했다고 했다. 여야 정치인들은 지난달 30일에도 경남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에서 열린 성철스님 겁외사(劫外寺) 창건법회에도 참석, 나란히 합장을 했다.
개인적으로 자기 종교를 가진 정치인들이 타종교 행사에도 잇달아 참석하는 것을 보면, 이들은 각 종교의 가치를 인정하고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갖는 ‘종교다원주의’의 실천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부활절 신심(信心) 잡기’니 ‘불심(佛心) 잡기’니 하면서 설왕설래 하는 모양이다.
논어를 보면 계강자(季康子)가 정치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는 ‘정치는 바른 것’(政者正也)이라고 말했다. 섭공(葉公)이 정치에 대해 물었을 때는 “가까운 자가 기뻐하고 멀리있는 자가 찾아 오는 것”(近者說 遠者來)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이 각종 집회에 얼굴을 내밀고 지지를 부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얼굴 내밀기가 아니라 민심(民心)을 읽고 국민의 마음에 다가 서려는 정치, 국민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희망을 되살리는 정치의 부활이 아닐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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