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은 왜 포퓰리즘이라는 오해를 받는가

이성에서 벗어나 삶의 구체적인 모습 파고들어
현대 프랑스철학의 상륙을 회상하다
프랑스에서 배가 들어오면 항구에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명품만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 철학 책들이 기왓장처럼 쏟아진다. 그 책들은 익숙지 않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무엇이라서, 사람들은 책 냄새를 향수 냄새로 착각했고, 철학의 우아한 구조를 모델들의 걸음걸이로 잘못 봤다. 이 책들이 목소리를 냈을 때 그것은 똑 부러지는 철학의 목소리가 아니라 흐리멍덩한 노랫소리로 들렸고 그래서 얼치기 시인의 작품으로 낙인 찍혔다. 한 마디로 날티 나는 애들의 겨드랑이에 끼워진 책? 강아지도 개집에 한권 놓아두고 송아지도 우유 광고에 한권 들고 나오는 포퓰리즘? 이것이 1980년대와 90년대 우리나라에서 현대 프랑스철학이 얻었던 한 이미지다. 이 정도면 거의 철학의 수치 아닌가?
나이든 실존주의의 영토를 접수하고 상륙한 이 철학은 푸코와 데리다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서 들뢰즈의 책이 인문 예술의 전 영역에 반주(伴奏)를 넣던 2000년대 초중반부터 절정을 구가했다. 명칭의 관점에서 본다면 포스트모더니즘, 구조주의, 포스트구조주의, 해체주의 등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름들이 이 철학의 표면에 자석처럼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대중들을 헛갈리게 했다. 저 명칭들이 무슨 의미이며 프랑스철학 전반을 대표하기에 적합한지 따져나가다 보면 다음 주 신문에까지 이 글을 써야 한다. 다만 저것들은 ‘인간의 죽음’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만 말해두자. 옆집 사는 김씨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뜻의 인간의 죽음이 아니라, 역사의 마지막에 놓여있는 유토피아적인 인류 사회의 골인지점을 향해 능동적으로 세상을 변모시켜가는 인간의 이성이 신뢰를 잃게 되었다는 뜻을 이 말은 담고 있다. 그래서 가뜩이나 안 좋은 프랑스철학의 인상에 미운털이 또 박힌다. 인간의 이성과 그것이 떠밀고 가는 인류의 발전을 의심해? 야 이 야만인들아!
그래서 이제 프랑스철학의 확실한 적들이 포진하게 된다. 도사님, 말 좀 쉽게 하셔!(주로 논리적 분석을 중시하는 쪽에서 들려온 욕), 이성을 부정하면 뭘 갖고 사유하느냐? 역사는 이성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야.(독일 근현대철학 쪽) 도대체 너희들은 윤리가 뭔지나 알아? 으웩 퇴폐적이야!(여러 학문들의 배후에 면면히 흐르는 도덕적 이미지의 관점) 이런 식의 물음과 그로 인한 크고 작은 논쟁을 프랑스철학은 1990년대를 전후로 파리 떼처럼 끌고 다녔다.
오늘날 우리 인문학계는 20여 년 전보다 프랑스철학에 대해서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수많은 인문 예술 분야에 프랑스철학은 예전보다 더 많은 이론적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학생 시절, 철학자라면 푸코와 들뢰즈밖에 없는 줄 알았다던 어느 네티즌의 말에서 읽듯 프랑스철학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면, 그만큼 책임 있게 그 허와 실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하리라.
텍스트의 난해함, 이성의 부정, 도덕의 부재?
“프랑스 철학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면, 그만큼 책임 있게 그 허와 실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하리라.” 서동욱 교수는 이렇게 자문한다. | 사진작가 박재찬
“프랑스 철학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면, 그만큼 책임 있게 그 허와 실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하리라.” 서동욱 교수는 이렇게 자문한다. | 사진작가 박재찬
종종 프랑스철학 텍스트의 독해 자체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들을 본다. 한때 이 문제의 어이없는 주범은 질이 안 좋은 번역들이었는데, 이 문제는 좋은 번역을 새롭게 내놓고 있는 많은 젊은 학자들에 의해서 점점 개선되는 추세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개념이나 사고방식의 구조 자체가 도무지 입장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 이해에 실패한 지성의 자리로 상상력이 기어 나와 한 편의 소설을 쓰면서 철학 책 독해를 완전히 망쳐놓는다. 심각한 이해불능이 생겼던 많은 경우는 텍스트 배후에 놓였던 사상가들이 충분하게 알려져 있지 않았던데 기인했다. 가령 들뢰즈의 배후에는 스피노자와 베르그송, 그 밖에 비교적 덜 알려진 라베송 같은 고전철학자들이 있다. 이런 고전 철학에 대한 매우 독창적인 해석 위에 다시 자신의 독창적인 사상을 세우는 것이 프랑스철학의 두드러진 스타일 가운데 하나다. 독창적인 현대 사상 배후에 고전 철학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이 또 한 겹 놓여있으니 중층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오늘날 많은 연구자들이 스피노자, 칸트, 헤겔, 하이데거 등의 고전 철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프랑스철학에 접근하면서, 많은 해괴한 듯 보였던 사유는 해괴하지 않은 것으로, 개념들은 이해할 만한 것으로 자리를 찾게 되었다.
다음으로, 프랑스철학을 인류의 행진을 위한 동선(動線)으로 선택하는 것을 꺼리게 하는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이성의 힘을 저버리는 데서 온다. 이성을 저버리고서 어떻게 생각을 한단 말인가? 사람들이 가진 이런 의혹은 ‘이성’과 ‘생각’이 당연히 서로 동일하다고 오해하는 데서 비롯한다. 칸트 이후 서구 근대 철학에서 이성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았다. 한 마디로 그것은 궁극 목적에 비추어 인간사 전체를 사유하는 능력이다. 인간사는 균열로 가득 차 있다. 가령 몸이 ‘하고 싶은 것’과 생각이 ‘해야 한다고 의무로 받아들이는 것’ 사이의 균열. 이성은 이런 모순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통일해서 아무런 갈등이 없는 최종 지점(궁극 목적)에까지 전진해 나간다. 이런 이성의 삶을 그려나가는 것이 근대 철학의 과제였다.
프랑스철학은 바로 이런 이성을 부정하며,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사유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 한다. 이성이 사라진 곳에서 사유는 기계론적 인과성의 형태를 띠기도 하고, 이성의 법칙 대신 ‘우연성’이 어떻게 삶 안에 침투하는지 밝혀지기도 한다. 그렇게 하여 이성의 추상적인 행보 대신 삶의 구체적인 국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궁극 목적을 향한 꿈을 상실한 이 삶은 저주 받은 삶 아니냐고? 인간의 역사가 완성되는 목적지에 이성이 단계적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것이라는 약속 대신에, 프랑스철학은 메시아적 사건의 급작성(레비나스, 데리다)에 몰두하면서 우리에게 미래를 열어준다. 지리멸렬한 역사를 갑자기 단절시키고 우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그런 메시아적 사건, 계산할 수도 측정할 수도 없는 삶의 선물 말이다.
또한 사람들은 프랑스철학은 윤리의 문제에 대해 등 돌린 철학인가 의혹의 눈길을 던졌다. 여기도 칸트의 정언명법 같은 이성이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도덕 법칙이 있는가? 이성을 불신하게 되었다면 이성의 법칙에 의존하지 않고서 윤리를 수립해야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푸코는 ‘실존 미학’이라는 이름 아래 이 문제에 답했다. 보편적인 법칙에 삶을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유인으로서 획일화될 수 없는 독자적인 삶을 창안해 내는 방식이 실존 미학이다. 또 레비나스는 ‘상처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란 화두 아래 윤리에 대해 생각했다. 나와 윤리적 관계를 맺는 타인은 추상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단독자다. 바로 이 단독성이 타인을 윤리적으로 존중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타자의 단독성은 어떻게 주어지는가? 보편화하고 추상화하는 이성이 아니라, 오감의 바탕에 있는 ‘감성(sensibility)’을 통해 주어진다. 이성은 개별적인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추상화하는데 능하지만, 감성은 사물의 개별성을 그대로 보존한다. 이런 감성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독성을 지닌 타인이 ‘마음 아픔’과도 같은 상처를 냈을 때 비로소 윤리적 행위는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국경 너머 확장되는 현재의 프랑스철학
결국 프랑스철학은 인간의 다른 모든 진지한 노력과 마찬가지로, 어영부영 대중의 관심에 영합하는 학문이었던 적이 없다. 그것은 ‘이성적’ 인간 ‘이후’의 인류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사유 형태를 발견하려는 실험이고, 윤리적 물음에 진지하게 응답하려는 시도다. 이런 시도가 대중들 속에서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한다면 무슨 까닭일까?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또는 문학 작품을 분석하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사람들은 꾸준히 프랑스철학자들의 책을 펴든다. 삶의 여러 영역을 파고드는 프랑스철학의 이런 파급력은, 가장 구체적인 삶의 양상에 밀착하려는 이 철학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가령 ‘애무’가 무엇인지, ‘얼굴’이 무엇인지 묻는 구체성. 이 구체성은 프랑스철학자들이 즐겨 자신의 실험실처럼 이용하는 문학 작품들이 제공하기도 한다. 이들은 문학이 열어 보이는 삶의 생경한 장면들을 광산의 보물처럼 채집하는 습성을 독특한 개성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철학자 바디우는 인류 사상사에 흔치 않았던 특별히 주목할 만한 세 순간을 이렇게 꼽는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대표하는 고대 그리스(기원 전 5~3세기), 칸트에서 헤겔에 이르는 독일 관념론(18~19세기), 마지막으로 20세기 프랑스철학. 지상의 영원한 암벽에 황금문자로 새겨진 것 같은 저 위대한 두 순간과 동등한 위치에 프랑스철학을 자리잡게 한 힘은 무엇인가? 학교에서 가르쳐 준 것 같은 정해진 사유의 틀을 벗어나 늘 사유 자체를 새롭게 창조하고자 하는 노력이리라. 이 노력을 발생시킨 토양은 흔히 68혁명이라 부르는 것으로, 모든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는 이 정치적 토양을 프랑스철학은 잊은 적이 없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정치적 위기가 도래할 때마다 프랑스철학을 소환해 말상대를 삼은 것 아닐까?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기자
헤드라인 뉴스
-
《인문사회》지연된 정의.
《인문사회》지연된 정의. 최근 법원의 재판 지연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매우 높다. 특히 오래된 일부 정치적 사건의 재판에 대하여. '정의의 지연은 정의의 부정(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이라는 법 격언처럼 지연된 정의는 그 자체로 불의(不義)이기 때문이다. 모든 권리의무는 제한된 시공간 내에서만 존재하므로 시간은
-
《인문사회》인생의 겨울나기
인생의 겨울나기 1년에 사철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도 사계가 있다. 요즘의 평균수명에 의하면 봄은 부모님의 자녀일 때, 여름은 자녀의 부모일 때, 가을은 부모님의 부모 노릇을 할 때, 겨울은 자녀의 자녀 노릇을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1년의 사계와 달리 인생의 사계는 일생에 한 번만 경험할 수 있기에 봄여름을 사는 청년은 겨울을 체감할 수 없다. 더욱이
-
《인문사회》 나눔, 12월의 의식
나눔, 12월의 의식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이 등장했다. 인심이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매년 12월이면 등장하는 이 온도탑의 수은주는 보란 듯이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쭉 뻗는다. 연말이 되면 일종의 가족 의식으로 기부를 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따뜻한 기운을 내뿜는다.
-
《인문사회》화장의 미학
화장의 미학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모순된 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을 구원의 수단으로 보기도 한다. “인간은 죽어서 비로소 완전하게 태어난다”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지만 톨스토이는 “죽음의 공포는 해결되지 않는 삶의 모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신에 대해서도 어느 민족은 두려워하거나 불결하게 생각하기도
-
《인문예술》어느 화가의 점, 그 파괴적 혁신
어느 화가의 점, 그 파괴적 혁신 얼마 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전에 다녀왔다. 미술 평론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한국 근현대 대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김환기의 예술혼과 삶을 오롯이 느꼈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김환기는 신안의 작은 섬 안좌도 고향의 달빛을 좋아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사랑했다. 달항아리의
-
《인문경제》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란 무엇인가 1976년 대학 신입생 면접 때였다. 백발 노교수께서 내게 어떤 철학책을 읽었는지 질문한 다음 ‘가정 형편은 어떤지’ 물었다. 당혹스러웠다. ‘인생 해답을 찾겠다고 대학에 왔는데!’라는 치기 어린 실망감이 컸다. 나이를 먹어야 깨닫게 되는 삶의 진실이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자 노교수님 말씀이 갈수록 뼈아팠다. 사회학 같은 기초 학문이나
-
《인문사회》사유의 시간
사유의 시간 나라 전체가 잠시 숨을 죽인 사이, 수능시험이 끝났다. 국내 언론의 저녁 뉴스들은 일제히 수능에 대한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어떤 과목이 쉬웠고 어려웠으며, 어떤 과목에서 몇 점을 맞으면 몇 등급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했다. 해외 언론들은 사뭇 다른 관점에서 관심이 많았다. 프랑스의 한 언론은 '한국의 명문대 진학은 사회적 지위,
-
《인문사회》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국민학교', 현재의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자유교양대회'라는 소위 범국민 교양교육 진흥을 목표로 학생들에게도 독서를 통한 '교양증진운동'이 있었다. 자유교양대회에 참가하여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이야말로 영웅이 되는 시절이었고, 이런 행사는 중학교까지 이어졌다. 흥부전, 삼국유사, 구운몽과 같은 우리 고전은 물론 서양의 고전에 이르기까지
-
《인문사회학》 선팅의 사회학
선팅의 사회학 유럽에서 렌터카를 운전할 때 한국과 극명하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선팅이다. 선팅이란 차량에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량의 유리에 염색을 하듯이 수지류 같은 필름을 붙이는 일이다. 사실 'sunting'은 틀린 표현이고 'window tinting'이란 표현이 올바른 표기이다. 유럽이 우리나라와 달리 비보호 좌회전도 많고,
-
《인문》새벽시장 언 손 녹여주는 고마운 화톳불
새벽시장 언 손 녹여주는 고마운 화톳불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새 12월. 덩그러니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니 뭔가에 쫓기듯 조바심이 납니다. 대책 없이 놀기만 하다가 겨울을 맞이한 베짱이의 심정입니다. 마음이 스산하니 몸이 더 추운 걸까요. 이른 출근길에 지나게 된 새벽시장에는 칼바람이 매섭습니다. 좌판의 생선도 꽁꽁 얼 만큼 춥네요. 가뜩이나 손님도 뜸한
-
《사설》여당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여당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여성 보좌진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장 의원은 결백을 강조하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이다.
-
해남배추 캐나다 시장 뚫었다…1천톤 수출
해남배추 캐나다 시장 뚫었다…1천톤 수출 전라남도는 26일 해남 산이면에서 해남배추 1천 톤 캐나다 수출 선적식을 개최하고, 북미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수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선적은 전남도·해남군·수출기업이 협력해 추진한 성과로, 해남배추가 캐나다 H마트에 대규모로 공급되는 첫 공식 일정이다. 행사에는 명현관 해남군수, 전남도 신현곤 국제협력관,
-
[연재]사하라에 지다 파리 -디카르 경주의 추억/지옥의 랠리 여덟째 날
별이 반짝이는 소리. 천지는 태고적 나를 보고 있다. 가스버너에 커피 물을 올려놓은 채 그 자리에서 우린 기절한 듯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눈을 뜨니 3시간이 지나 있다. 개운한 몸은 놀란 토끼 모양새다. 560.30km 400m 앞까지 비추는 우리 차의 헤드라이트 하이빔 불빛 앞에 241번 주자의 차가 비참한 형태로 전복되어 있다. 단단한 모래
-
서초구, 빈틈없는 한파 종합대책으로 '한파 피해 제로' 추진
서초구, 빈틈없는 한파 종합대책으로 '한파 피해 제로' 추진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가 다가오는 겨울철을 맞아 오는 2026년 3월 15일까지 4개월간 '25/'26년도 겨울철 한파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는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한파 상황관리 체계 구축 ▲주민친화형 한파저감 시설 운영 ▲한파쉼터 운영 ▲한파 취약계층
-
《정치》트럼프 보란듯…첫날 ‘다자주의’ 선언한 G20 정상들
트럼프 보란듯…첫날 ‘다자주의’ 선언한 G20 정상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0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
-
인문칼럼]구름 아래 잠든 나라 -고성 송학동 고분군의 말 없는 역사-
경남 고성의 들녘을 따라 걷다 보면 낮은 구릉 위에 점점이 박힌 봉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러나는 봉긋한 언덕들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그 속에 천오백 년을 품고 있는 세계가 숨어 있다. 이곳, 송학동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군’의 중요한 한 갈래로, 소가야가 남긴 마지막 숨결이 서린 자리다. 5세기
-
《사설》‘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정부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로 내란 동조 공직자를 가려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러나 “과도한 내란몰이”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우려와 ‘적폐청산’의 정치적 논란이 재소환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과정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으로
-
《사설》‘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정부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로 내란 동조 공직자를 가려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러나 “과도한 내란몰이”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우려와 ‘적폐청산’의 정치적 논란이 재소환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과정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으로
-
《사설》 3대 특검이 쓰는 징비록… “비밀은 배신한다”
3대 특검이 쓰는 징비록… “비밀은 배신한다” 최고 권력자 주변엔 비밀이 넘칠 수밖에 없다. 조선조 국왕과 왕비가 머무는 곳을 지극히 비밀스럽다고 해 지밀(至密)이라 불렀다. 대통령 곁엔 명함에 비(祕)자를 쓰는 참모들이 30명은 족히 넘는다. 권력 핵심부의 정치적 논의, 인사 검증 등의 과정은 하나하나가 기밀인데, 잘 지켜지던 보안은 레임덕 징후와 함께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