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칼럼》 공동체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기자

등록 2025-10-24 09:23

공동체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갖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써나갈 수 있는 것은 자율성이고, 그를 통해 자신이 세상과 연결돼 의미를 갖는다는 느낌이 ‘자아효능감’이다.


자아효능감은 거대한 변화의 강줄기를 만드는 물방울들이다. 기원후 6세기에 출현한 신흥종교 이슬람을 당시 사람들이 핍박 속에 목숨 바쳐 지켰던 것도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대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작가 타밈 안사는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인들이 1934년 난창에서 시안까지 1만3800㎞의 대장정에 성공했던 것은 풀뿌리로 서로를 의지하면서 중국을 바꾸겠다는 의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죽음 앞에 선 무력한 개인에게 생을 돌려주는 것 역시 자아효능감이다. 1991년 미국 뉴욕주 북부 체이스메모리얼 요양원은 ‘잉꼬 백 마리, 개 두 마리, 고양이 네 마리, 토끼 한 무리, 그리고 달걀을 낳는 암탉들’과 수백 개의 화분을 기르는 시도를 통해 노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제공했다. 수용소나 다름없는 요양소의 몰개성적인 환경에서 무기력하게 생을 소진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었다. 빈곤에 힘겹더라도 자신이 주변에 도움이 되고, 의미를 갖는 존재라고 여겨지면 삶이 더 견딜 만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철학자 로널드 드워킨은 1986년 논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자율성은 우리가 일관성 있고 분명한 각자의 개성, 확신, 관심 등에 따라 자신의 삶을 구체화할 책임을 지도록 만든다. 자율성은 우리가 남에게 이끌려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끌며 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각자는 그러한 권리 체계가 허용하는 한 자기 스스로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권리는 책임이 따른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엔 왜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모두 내가 제일이고 내가 최고라는 것이다. 누구든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은 현상이나 오만이나 허세는 곤란하지 않은가. 지위가 높을 수록, 가진 것이 많을 수록 사회적 책임은 더 크다는 사실은 자명한 일이다.자타가 공인하는 유명인사들 뿐만 아니라 우리네 이웃과 친구들 간에도 이러한 행태는 비일비재하다. 사업을 해서 돈을 좀 벌었다 싶으면 친척이나 친구, 이웃들에게 더 많이 베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체하는 오만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고, 명망의 대열에 오른 통상적으로 출세를 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경제가 조금 나아졌다고, 지위가 조금 높아졌다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태도는 한마디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는 협동하기 위해 태어났다" 고 하면서 "발이 그렇고 손이 그렇고 눈꺼풀이 그렇고 아래 위 턱이 그렇듯이.." 라고 했다. 또한 "인간들은 서로 협력함으로써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훨씬 더 쉽게 마련할 수 있으며, 단결된 힘에 의하여 사방에서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위협을 훨씬 더 쉽게 모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라는 스피노자의 충고도 되새겨볼 일이다. 그러기에 세상은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것이고 함께 사는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다. 물질을 나누면 반이 되지만 마음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것, 있어야 베풀 수 있는 것이 물질이라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것은 마음이라는 것도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한마디의 말이 미소를 띠게 하고 작은 배려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세상, 매사에 겸손하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사람, 자신을 존중하듯 남을 존중하고 긍정적인 사고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 얼마나 휼륭한가. 나누고 베풀며 볼을 부비듯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내가 받고자 하는 예의를 남에게도 갖출 줄 아는 사람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엔 나 혼자만 잘난 사람, 그래서 내가 최고인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공동체의 삶은 소외받고,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에 따뜻한 마음의 손길이 아쉽다

최용대 발행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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