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암 저
면수 352쪽 | 사이즈 152*225| ISBN 979-11-5634-650-0 | 03810
| 값 18,000원 | 2025년 09월 30일 출간 | 문학 | 수필 |
책 소개
한판암 수필가의 스물두 번째 수필집 『자린고비의 노래』는 2022년 중반부터 2023년 중반까지 써 내려간 72편의 기록을 여섯 마당으로 정갈하게 엮는다. ‘노비와 머슴’에서 ‘수의 단위를 되새겨 봄’까지, 표제만으로도 삶과 역사, 언어와 사유를 통과하는 시선이 또렷하다. 학문으로는 전공서를 서른 권 가까이 펴냈고, 글쓰기는 “생활의 일부이자 정신의 향도”라고 고백하는 저자는, 자신의 일상과 한국사의 자락을 나란히 놓고 천천히 되새김한다. 수필집 제목은 자조와 진담이 섞인 「앞뒤 꽉 막힌 자린고비」에서 건너온다. 아끼는 삶이 때로는 사랑을 막는 담장이 되기도 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태도—이 수필집이 지닌 미덕의 첫머리다.
두 번째 장 ‘잔인한 사월’은 이 수필집의 심장이 된다. 대형 교통사고, 장 절제, 난소 종양, 담낭 수술, 척추 협착증, 그리고 0기 유방 상피내암까지, 부부가 통과한 병원의 긴 복도를 저자는 숨 고르듯 기록한다. 「아내와 병원」에서 그는 “솥뚜껑에도 놀라는 가슴”으로 아내의 숨을 세고, 「쉬며 돌아가는 지혜」와 「내려놓고 쉬며 차 마시는 지혜」에서는 직진보다 ‘돌아감’, 가속보다 ‘머묾’을 삶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절제는 짠내가 아니라 품위라는 사실, 방하착과 끽다거의 언어로 정리된 노년의 슬기, 그리고 한 잔의 차가 건네는 작은 평안이 페이지마다 스며든다. 검약을 다시 배우고, 사랑을 다시 배우는 수필집—읽는 내내 마음이 조용히 덥혀진다.
그러나 이 수필집은 사적인 회고록에 머물지 않는다. 「기로소 얘기」를 비롯해 호패·위리안치·신언서판·익선관·세시풍속·계첩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제도와 상징을 현재로 불러와 일상의 언어로 설명한다. 역사와 생활, 도량과 골목, 만년필과 원고지, 좌우명과 난 화분이 한 권 안에서 은근히 뒤섞이며, 독자는 ‘배우는 기쁨’과 ‘사는 지혜’를 동시에 건진다. 금혼을 넘긴 세대에겐 깊은 공감과 위로가 되고, 젊은 세대에겐 품위 있게 늙는 법에 대한 단서를 건네는 수필집이다. 한 문장씩 천천히, 마치 차 한 잔을 식히는 속도로 읽을 때 비로소 보이는 빛이 있다—검박하지만 넉넉하고, 담담하지만 오래 남는, 그런 빛이다.
자료 영상
https://youtu.be/Lkeix-zHTSU?si=3OHbtn0SLQiQThv8

저자소개
• 현재 경남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경영학박사)
• 경남신문 객원논설위원ㆍ경남IT포럼회장
• 한국정보과학회 영남지부장ㆍ이사ㆍ부회장
• 한국정보처리학회 영남지부장ㆍ이사ㆍ감사ㆍ부회장
• 한마 대상(학술상), 산학기술교육 대상(학술상)
• (株)CENO Tec 감사(강소기업)
• 한맥문학(2003)ㆍ문학저널(2004)을 통해 등단
• 문예감성ㆍ시와늪ㆍ출판과 문학ㆍ호주한국문학 신인상 심사위원
• 시와늪 아카데미, 수필교실 지도교수
• 한국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마산문인협회 회원
•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현대작가 수필분과위원장
• 신곡문학상 대상 수상
• 수필집 : 찬밥과 더운밥, 엠아이지(MIG)(2005)
내가 사는 이유, ESSAY(2006)
우연, 해드림출판사(2009)
마음의 여울, 해드림출판사(2011)
월영지의 숨결, 해드림출판사(2011)
행복으로 초대, 해드림출판사(2012)
절기와 습속 들춰보기, 해드림출판사(2013)
8년의 숨 가쁜 동행, 해드림출판사(2014), (2014 세종 도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해드림출판사(2014)
가고파의 고향 마산, 해드림출판사(2015)
은발 할아버지의 손주 양육기, 해드림출판사(2017)
초딩 손주와 우당탕탕, 해드림출판사(2017)
반거충이의 말밭산책, 해드림출판사(2019), (2019 문학나눔 도서)
파랑새가 머문 자국, 해드림출판사(2020)
황혼의 뜨락 풍경, 해드림출판사(2021)
그래도 걸어야 한다, 해드림출판사(2022)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해드림출판사(2023)(신곡문학상 대상 수상)
여든의 문턱, 해드림출판사(2024)
수필로 읽는 고사성어, 해드림출판사(2025)
수필로 만나는 고사성어, 수필과비평사(2025)
자린고비의 노래, 해드림출판사(2025)
• 칼럼집 : 흔적과 여백, 해드림출판사(2011)
차례
들어가는 글 │스물두 번째 나의 민낯과 마주하며 04
Ⅰ. 노비와 머슴
기로소 얘기 16
호패는 서러운 신분의 상징 20
부관참시 25
구휼미 얘기 29
등용의 필요 충족조건 신언서판 34
칠보시에 얽힌 일화 39
최악의 귀양살이 위리안치 44
섣달그믐의 세시풍속 49
익선관에 담긴 의미 55
노비와 머슴 58
무덤에 대한 생각 64
출필곡반필면을 짚어봄 69
Ⅱ. 잔인한 사월
무해 무덕(無德)한 임인년을 꿈꿨는데 76
일은 꼬이고 소식은 답답했던 하루 81
고구마의 재발견 85
또 이가 빠졌다 90
임플란트 후유증 93
불우 이웃 돕기도 아닌데 97
정초부터 아홉수의 액땜일까? 101
아내와 병원 105
잔인한 사월 110
아내의 방사선 치료 114
폭풍우 몰아치듯이 119
코로나19의 왕림 123
Ⅲ. 되로 주고 말로 돌려받다
차례를 모시고 심란한 마음에 130
내 길을 걸으며 135
세월을 이길 장사는 없는 걸까 140
가을걷이 전인데 144
거짓말과 만우절 148
되로 주고 말로 돌려받다* 152
귀신에 홀렸던가 156
자리끼 161
앞뒤 꽉 막힌 자린고비 165
한 세대의 막을 내리다 169
어버이에 대한 때늦은 후회 173
정화수와 치성 178
Ⅳ. 말과 글의 되새김
중복과 말복 사이 186
고정관념 깨기 190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195
목화를 되새김 200
죽림쉼터에서 말부조 206
뇌물 이야기 210
말과 글의 되새김 215
계묘년은 쌍춘년 219
재개된 수필교실 223
돼지로 보였다가 부처로 보였다가 227
쉬며 돌아가는 지혜 231
코이의 법칙 236
Ⅴ. 배달 의뢰인 미상의 난 화분
태권도 4품의 손주 242
표음문자 세대와 표의문자 246
L 박사와 H 박사 251
턱도 없었던 단견 256
배달 의뢰인 미상의 난 화분 260
엄동의 초입에서 265
만천홍 화분의 선물 270
멀쩡한 산등성이 평탄한 길에서 낙상 274
좌우명 이야기 279
만년필과 원고지 283
내려놓고 쉬며 차 마시는 지혜 288
스무 해를 훌쩍 넘긴 등산 293
Ⅵ. 수의 단위를 되새겨 봄
교수의 전제조건 300
무보수 강제성의 부역 304
욕을 들여다 봄 308
셋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313
수의 단위를 되새겨봄 317
또다시 겁외사와 만남 322
덕담이 담긴 옛 그림 읽기 327
동양화의 다양한 소재 이야기 333
천재일우 이야기 339
계묘년 원단의 단상 342
망초와 개망초 347
출판사 서평
덜어내며 다시 걷는 노래
이 수필집은 저녁빛으로 물든 일상의 연대기이자, 오래된 말과 오늘의 숨이 한 자리에 앉아 차 한 잔을 나누는 기록이다. ‘기로소’에서 ‘호패’와 ‘위리안치’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제도의 맥락을 헤아리는 눈길이 먼저 길을 열고, 곧바로 병실의 창과 진단서의 활자, 낙상과 통증, 카드 명세서 한 장 앞에서 멈칫하는 생활의 체온이 뒤따른다. 학자적 습속으로 정확한 용어를 달아주고(때로는 한자와 각주로 문턱을 낮추며), 노년의 체험으로 문장을 덧살붙이는 이 두 겹의 호흡은, 아는 것을 잘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고전적 물음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자린고비’는 인물이라기보다 태도임을 알게 된다. 불요불급을 덜어내려는 검소함이 때로는 사랑을 가로막을 수 있음을, 그래서 아내의 손가방 하나에도 마음을 배워야 함을, 치레가 없는 문장으로 반성하고 웃는다. 그 웃음은 자조에서 끝나지 않고 생활의 지혜로 번역된다. 급히 달리기보다 “쉬며 돌아가는” 길, 힘이 부치면 잠시 멈추어 “끽다거(喫茶去)”로 숨을 고르는 법, 온몸을 채우던 집착을 한 올씩 내리는 “방하착(放下着)”—수행의 어휘가 과장이 아니라 생활의 근육이 되어 문장 곳곳에 스며 있다. 병력의 타임라인도, 옛 제도의 출전도, 결국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덜어내고, 돌아보고, 다시 시작하는 일.
이 수필집의 문체는 딱 부러진 설명과 미세한 체감이 맞물린다. 연원과 사례는 또렷하게, 경험의 보고는 담담하게. 수술대와 등산로, 탑본과 주련, 백송의 가지와 카드 고지서가 한 페이지 안에서 어깨를 붙인다. 문장은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다. “그랬다”로 닫지 않고 “그렇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덜고 무엇을 건너갈 것인가”로 독자에게 반문한다. 그래서 이 수필집은 ‘한판암의 삶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오늘 사용설명서’다. 역사적 앎은 현실을 비추는 손전등으로, 사적인 서사는 누구에게나 닿는 거울로 바뀐다.
『자린고비의 노래』는 노년의 실상을 숨김없이 드러내되, 그 실상을 체념으로 밀지 않는 수필집이다. 황혼의 그림자를 고백하면서도 그 위에 깔릴 달빛의 길을 더듬는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문장처럼, 할 수 있는 일과 내려놓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명징함—그 명징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유머와 겸허, 타이밍과 어휘가 단정히 배치되어 있다. 독자는 읽는 동안 몇 개의 옛 말과 몇 가지 생활의 기술을 배우고, 수필집을 덮는 순간엔 자신만의 ‘되새김’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 노래는 검소함의 찬가가 아니라, 덜어냄을 통해 넉넉함으로 건너가는 사려 깊은 합창이다.
수필 몇 편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작품 1: 기로소 얘기
이 수필은 ‘기로소’를 단순한 제도 소개로 넘기지 않고, 노년의 위상과 예우라는 주제를 현재적 관점으로 소환하는 작품이다. 기사‧전함재추소‧치사기로소로 이어지는 명칭 변천과 입소 자격의 강화 과정이 서술을 지적 골격으로 지탱하고, 왕들의 연령·입소 사례가 제도의 상징 자본을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기로소는 권력의 변방이 아니라, 권위와 명예, 국가 의례의 교차지점으로 자리매김된다.
‘사진이 없던 시절의 기록 장치’로서 계첩을 호출하는 대목이 특징적이다. ⟪기사계첩⟫을 현대의 기념 사진첩에 빗대는 비유가 역사와 일상의 거리를 좁히고, 전란으로 소실된 자료와 살아남은 기록의 대조가 ‘유지와 상실’이라는 시간의 드라마를 만든다. 이는 노년의 기억 보존이라는 수필집 전체 정서와도 은근히 맞닿는다.
저자는 결말에서 기로소를 ‘원로원’과 ‘명예의 전당’ 사이의 묘한 제도로 읽어내며 오늘의 노인복지와 품격 있는 예우를 소망하는 정서로 나아간다. 지식 전달로 시작해 생활적 욕구로 수렴하는 구조가 한판암 특유의 문장 리듬을 만든다. 과거의 제도가 현재의 결핍을 비추는 거울이 되며, 독자에게 ‘우리의 노년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 2: 아내와 병원
이 수필은 개인사적 재난의 연대기를 통해 ‘동행의 윤리’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1982년 교통사고, 1986년 장 수술, 1987년 난소 수술, 2020년 담낭 수술, 2021년 이후의 만성 통증, 그리고 유방 상피내암까지 이어지는 타임라인이 사건의 비극성보다 ‘버틴 시간’의 밀도를 부각한다. 화자는 진단명과 절차를 차분히 적시함으로써 과장이 아닌 사실의 무게로 감정을 전달한다.
병원 선택의 갈림길에서 정보 탐색과 신뢰 형성이 묘사된다. ‘로봇수술의 경험이 많은 전문의’라는 근거가 불안을 합리로 다스리는 장치가 되고, 성급한 결정의 위험과 재확인의 필요가 동시에 부각된다. 이는 이 수필집 전반에 흐르는 태도—두려움 속에서도 판단 근거를 세워 나가는 생활적 합리성—을 대표한다.
저자는 자기책망과 기원의 언어를 교차시키며 책임과 한계를 동시에 인정한다. ‘부덕한 나’라는 표현과 ‘은총’에 대한 바람이 동일 문단에 공존하고, 이는 체념이 아니라 겸허로 수렴된다. 아픔의 나열이 결국 ‘황혼을 곱고 단아하게 누리’려는 소망으로 닫히며, 고통의 서사가 사랑과 연대의 서사로 전환된다.
작품 3: 앞뒤 꽉 막힌 자린고비
‘검소’와 ‘구두쇠’의 경계를 일상적 사건—손가방 구매—으로 섬세하게 가르는 것이 이 작품의 특색이다. 카드 명세서라는 사소한 단서가 관계의 균열과 자존의 문제를 소환하고, 화자는 자신의 통제 성향이 상대의 자유를 위축시켰음을 직면한다. 경제관념의 미덕이 소통의 장애로 전도될 수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 핵심이다.
저자의 자기풍자가 방어가 아닌 성찰로 작동한다. ‘짝퉁’ 농담을 던지고, 끝내는 대금 지불을 자청하는 장면이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권력 재배분’의 제스처가 된다. 금액보다 ‘허용과 신뢰’가 중요함을 깨닫는 과정이 관계 회복의 서사로 기능한다.
‘불요불급의 절제’와 ‘필요의 지출’ 사이의 균형 윤리를 제시한다. 가족의 치료와 필수 지출에는 아낌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과, 사소한 소비에도 설명을 요구하게 된 습속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다짐이 드러난다. 검소의 미덕이 사랑의 언어가 되려면 상대의 자율을 보장해야 한다는 통찰로 수필이 선다.
작품 4: 쉬며 돌아가는 지혜
이 작품은 청년기의 ‘직진 습관’을 노년기의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있다. 공과금 즉시 납부, 우편물 당일 발송 같은 ‘즉결’의 습관이 효율처럼 보이나, 여유와 숙고를 결핍시키는 심리적 강박이었음을 고백한다. 성격사와 시대정신(생존의 조급함)이 맞물리며 선택의 편향이 설명된다.
등산 교육의 장면이 삶의 은유로 배치된다. ‘멀리 가려면 뛰지 말라’는 통찰이 손주에게 전해지고, 이는 곧 ‘쉬고 돌아가는’ 전략으로 확장된다. 전공 전환의 사례 역시 ‘우회가 실패가 아니듯, 우회가 오히려 진로를 연다’는 증거로 제시된다.
‘느림의 윤리’를 실천 과제로 제안한다. 체력의 감소가 지혜의 증가로 전환되고, 직진 대신 우회, 속도 대신 지속이 덕목으로 자리한다. 절망의 밤 뒤에 여명이 오듯, 한발 물러섬이 해법의 전제임을 확인하며, 나이 듦의 값어치를 ‘판단의 깊이’로 정의한다.
작품 5: 내려놓고 쉬며 차 마시는 지혜
이 수필에서는 세 가지 선어(착득거‧휴헐거‧끽다거)를 삶의 기술로 번역한다. 모든 것을 지고 가려는 ‘착득거’가 왜 재앙이 되는지 짐의 비유로 설명하고, 과적의 위험을 구체적 사고 이미지로 환기한다. 덜어내기와 멈춤이 미덕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임을 강조한다.
‘길’의 정의를 확장하여 생의 불가역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논한다. 도로의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삶에는 완벽한 대비가 없다는 명제가 제시되고, 그 빈틈을 메우는 장치로 ‘휴헐거’와 ‘끽다거’가 들어선다. 장치의 효용은 감상적 위안이 아니라 에너지 관리와 판단 재정렬이라는 현실적 기능에 있다.
방하착의 어려움을 인정하는 대목이 글의 진정성을 높인다. 버림은 구호가 아니라 훈련이라는 전제가 놓이고, ‘넘어진 김에 쉬어 가라’는 속담이 전략으로 재해석된다. 결말의 물음—언제 자유인이 될 수 있을까—이 독자에게 넘어오며, 실천적 성찰을 촉발한다.
작품 6: 또다시 겁외사와 만남
공간 기행을 통해 사유의 지도를 그리는 작품이다. 겁외사의 소박한 배치(벽해루–대웅전–사리탑–율은고거)와 백송‧황금송 같은 디테일이 시각적 질감을 만들고, ‘생가 위 중심–사찰은 변두리’라는 배치 인식이 성철의 생전과 법맥을 상기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장소의 규모가 아니라 상징의 밀도가 핵심이 됨을 보여준다.
법어와 오도송·열반송 인용이 방문기를 사상 기행으로 확장한다. ‘산은 산, 물은 물’의 직설과 ‘홍하천벽해’의 거대 이미지가 공존하고, 화자는 ‘문턱을 넘어도 변한 것이 없다’라고 고백한다. 이는 종교적 체험을 과장하지 않는 태도이며, 깨달음을 흉내 내지 않고 ‘못 미침’을 성실히 기록하는 윤리이다.
끝의 삐딱한 자문—‘생가터에 절 한 채가 전세로 든 듯’—이 오히려 이 장소의 진의를 비춘다. 형식과 체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수행과 어록이 공간을 성소로 만든다는 역전의 논리가 암시된다. 결국, 글은 기념의 외형보다 ‘돌아봄’의 실질을 중시하는 태도에 닻을 내리고, 독자에게 자신만의 ‘겸허한 문턱’을 묻는다.
따라서,
한판암 수필집 [자린고비의 노래]는 제도사와 생활사가 맞물려 노년의 하루를 지적 성실과 정서적 품위로 복원하는 기록이 된다. 기로소와 계첩의 이야기에서 배운 ‘존중의 형식’이 병실과 카드 명세서 앞의 ‘돌봄의 내용’으로 이어지고, 검소와 집착의 경계를 가르는 자책과 유머가 관계를 치유하는 언어가 된다. 멈춤과 우회의 지혜(휴헐거), 덜어냄의 결기(방하착), 한 잔의 여유(끽다거)가 산문의 곳곳에 실사용 공구처럼 배치되어, 아는 것과 사는 것이 서로를 견인하도록 만든다. 이 책은 과거를 미화하지 않고 현재를 훈계하지 않으며, 다만 사실의 밀도와 말의 책임으로 독자의 오늘을 비춰줄 것이다.
이 노래는 ‘검소함의 찬가’가 아니라 ‘덜어냄을 통해 넉넉함으로 건너가는 방법론’이 된다.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쉬고, 돌아보고, 내려놓으며, 필요할 때는 근거를 찾아 결정을 내리는 법을 배운다. 그 배움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오늘 한 번 멈추기, 한 가지 덜기, 한 줄 더 적기, 한 사람 더 살피기로 완성된다.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자기 삶의 문턱에서 이렇게 답하게 된다. 오래 사는 일이 아니라, 제대로 살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문 일부
정처 없이 유랑하는 멋쟁이로서 무애도사인 구름 얘기다. 자고로 구름은 생성과 소멸을 시도 때도 없이 되풀이한다는 맥락에서 무한성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이런 신비로움을 영생이라고 인식했을 뿐 아니라 산천의 기운이나 문물의 생기라는 뜻으로 여겼다. 그런 까닭일까. 단순한 구름이라고 여기지 않고 상서로운 구름이라 하여 서운(瑞雲)은 ‘좋은 일을 기원한다.’라고 여겼다. 이처럼 불가사 의한 존재라고 여겨 십장생도(十長生圖)의 일부가 되지 않았을까.
매화나무 매(梅)와 눈썹을 뜻하는 눈썹 미(眉)의 독음(讀音)이 유사하다는 의미에서 매화(梅花)는 ‘눈썹이 하얗게 세도록 부귀를 누린다.’는 뜻으로 인식되었다. 한편 ‘매화와 달을 한 폭의 그림으로 함께 그리면 백미(白眉)가 되도록 즐거움을 누린다.’는 미수 (眉壽)가 된다. 그런가 하면 혹독한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는 이유 에서 ‘어떤 난관도 이겨내고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도 인식했다. 선조들은 이런 매화의 특성을 꿰뚫어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을 팔지 않는다.”는 뜻으로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
不賣香)이라 이르고 화괴(花魁)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예로부터 대나무 그림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했다. 또한, 강한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견뎌낸다는 의미에서 역경과 고난도 이겨내고 일어선다는 강인함의 의미를 함축한다고도 여겼다. 한편 언제나 푸르름을 잃지 않는 기개를 ‘의지나 계획을 반드시 관철 시킨다.’ 혹은 ‘어떤 난관이나 역경에서도 뜻이 변함없다.’는 의미의 관점에서 일편단심・지조라고도 해석해 왔다.
그 옛날 나라에서 벼슬아치들에게 주는 봉급을 녹봉(祿俸)이라고 했다. 따라서 녹봉은 벼슬자리에 올랐다는 징표이다. 한편 사슴을 나타내는 ‘사슴 록(鹿)’은 ‘복 록(祿)’과 음이 같다는 이유에서 같은 뜻으로 사용했었다. 이런 이유에서 사슴 그림은 록(祿)을 받는 사람 즉 벼슬길로 나가라는 기원이 담겨있다. 게다가 사슴뿔은 매년 돋아났다가 빠진다는 관점에서 장수・재생・영생의 존재로 여겨 신성시했다. 또한, 큰 눈과 온순한 성품은 세속을 초월해 때 묻지 않은 영혼이 순수한 선비를 닮았다고 여기기도 했다.
천도(天桃)는 이름 때문인지 하늘에서 자란다는 전설이 있으며 벽도(碧桃) 혹은 승도(僧桃)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벽도는 초록색이 변색하지 않은 채로 익는 관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승도가 함축하는 의미는 ‘천도의 털이 없는 것을 스님들의 깎은 머리에 빗대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한편 잘 익은 천도는 득도한 후에 신선이 먹는다고 하여 선도(仙桃)라고 호칭되며 장수를 의미한다. 그 옛날 중국 고사에서 한무제(漢武帝)에게 바쳐진 서왕모(西王母)의 천도를 동방삭(東方朔)이 30개 중에서 3개를 훔쳐 먹고 3천 갑자(甲子 : 60년×3000=180,000년)를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천도 중에는 다 익었을 때까지 초록색을 유지한다는 맥락에서 젊음을 뜻하기도 한다는 귀띔이다. 한편 복숭아를 여러 개 그리면 다수도(多壽圖)이고, 복숭아를 내미는 그림은 공수도(供壽圖)가 된다.
밤(栗)과 대추(棗) 얘기이다. 흔히들 대추는 아들을, 밤은 딸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대추나무 조(棗)’와 같은 소리로 읽는 ‘새벽 조(早)’로 바꾸고, ‘밤나무 율(栗)’자가 중국어로 발음할 때 ‘설 립(立)’과 같다는 데서 ‘설 립(立)’을 취하여 ‘조립자(早立子)’를 만들면 ‘아이를 일찍 낳아라.’는 뜻이 된단다. 그 옛날 대(代)를 잇는 것은 무엇보다 중시하던 가치관이 지배하던 시절 혼인하여 빨리 아들을 낳아 대를 잇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그런 풍습에서 혼인하는 날 시부 모들이 새댁 차마 폭에 대추와 밤을 던져 주었다는 전언이다.
_본문 ‘동양화의 다양한 소재 이야기’ 중에서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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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지연된 정의.
《인문사회》지연된 정의. 최근 법원의 재판 지연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매우 높다. 특히 오래된 일부 정치적 사건의 재판에 대하여. '정의의 지연은 정의의 부정(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이라는 법 격언처럼 지연된 정의는 그 자체로 불의(不義)이기 때문이다. 모든 권리의무는 제한된 시공간 내에서만 존재하므로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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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인생의 겨울나기
인생의 겨울나기 1년에 사철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도 사계가 있다. 요즘의 평균수명에 의하면 봄은 부모님의 자녀일 때, 여름은 자녀의 부모일 때, 가을은 부모님의 부모 노릇을 할 때, 겨울은 자녀의 자녀 노릇을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1년의 사계와 달리 인생의 사계는 일생에 한 번만 경험할 수 있기에 봄여름을 사는 청년은 겨울을 체감할 수 없다.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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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나눔, 12월의 의식
나눔, 12월의 의식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이 등장했다. 인심이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매년 12월이면 등장하는 이 온도탑의 수은주는 보란 듯이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쭉 뻗는다. 연말이 되면 일종의 가족 의식으로 기부를 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따뜻한 기운을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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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화장의 미학
화장의 미학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모순된 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을 구원의 수단으로 보기도 한다. “인간은 죽어서 비로소 완전하게 태어난다”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지만 톨스토이는 “죽음의 공포는 해결되지 않는 삶의 모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신에 대해서도 어느 민족은 두려워하거나 불결하게 생각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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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예술》어느 화가의 점, 그 파괴적 혁신
어느 화가의 점, 그 파괴적 혁신 얼마 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전에 다녀왔다. 미술 평론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한국 근현대 대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김환기의 예술혼과 삶을 오롯이 느꼈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김환기는 신안의 작은 섬 안좌도 고향의 달빛을 좋아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사랑했다. 달항아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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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경제》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란 무엇인가 1976년 대학 신입생 면접 때였다. 백발 노교수께서 내게 어떤 철학책을 읽었는지 질문한 다음 ‘가정 형편은 어떤지’ 물었다. 당혹스러웠다. ‘인생 해답을 찾겠다고 대학에 왔는데!’라는 치기 어린 실망감이 컸다. 나이를 먹어야 깨닫게 되는 삶의 진실이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자 노교수님 말씀이 갈수록 뼈아팠다. 사회학 같은 기초 학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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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사유의 시간
사유의 시간 나라 전체가 잠시 숨을 죽인 사이, 수능시험이 끝났다. 국내 언론의 저녁 뉴스들은 일제히 수능에 대한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어떤 과목이 쉬웠고 어려웠으며, 어떤 과목에서 몇 점을 맞으면 몇 등급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했다. 해외 언론들은 사뭇 다른 관점에서 관심이 많았다. 프랑스의 한 언론은 '한국의 명문대 진학은 사회적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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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국민학교', 현재의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자유교양대회'라는 소위 범국민 교양교육 진흥을 목표로 학생들에게도 독서를 통한 '교양증진운동'이 있었다. 자유교양대회에 참가하여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이야말로 영웅이 되는 시절이었고, 이런 행사는 중학교까지 이어졌다. 흥부전, 삼국유사, 구운몽과 같은 우리 고전은 물론 서양의 고전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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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학》 선팅의 사회학
선팅의 사회학 유럽에서 렌터카를 운전할 때 한국과 극명하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선팅이다. 선팅이란 차량에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량의 유리에 염색을 하듯이 수지류 같은 필름을 붙이는 일이다. 사실 'sunting'은 틀린 표현이고 'window tinting'이란 표현이 올바른 표기이다. 유럽이 우리나라와 달리 비보호 좌회전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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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새벽시장 언 손 녹여주는 고마운 화톳불
새벽시장 언 손 녹여주는 고마운 화톳불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새 12월. 덩그러니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니 뭔가에 쫓기듯 조바심이 납니다. 대책 없이 놀기만 하다가 겨울을 맞이한 베짱이의 심정입니다. 마음이 스산하니 몸이 더 추운 걸까요. 이른 출근길에 지나게 된 새벽시장에는 칼바람이 매섭습니다. 좌판의 생선도 꽁꽁 얼 만큼 춥네요. 가뜩이나 손님도 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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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당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여당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여성 보좌진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장 의원은 결백을 강조하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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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배추 캐나다 시장 뚫었다…1천톤 수출
해남배추 캐나다 시장 뚫었다…1천톤 수출 전라남도는 26일 해남 산이면에서 해남배추 1천 톤 캐나다 수출 선적식을 개최하고, 북미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수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선적은 전남도·해남군·수출기업이 협력해 추진한 성과로, 해남배추가 캐나다 H마트에 대규모로 공급되는 첫 공식 일정이다. 행사에는 명현관 해남군수, 전남도 신현곤 국제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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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사하라에 지다 파리 -디카르 경주의 추억/지옥의 랠리 여덟째 날
별이 반짝이는 소리. 천지는 태고적 나를 보고 있다. 가스버너에 커피 물을 올려놓은 채 그 자리에서 우린 기절한 듯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눈을 뜨니 3시간이 지나 있다. 개운한 몸은 놀란 토끼 모양새다. 560.30km 400m 앞까지 비추는 우리 차의 헤드라이트 하이빔 불빛 앞에 241번 주자의 차가 비참한 형태로 전복되어 있다. 단단한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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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빈틈없는 한파 종합대책으로 '한파 피해 제로' 추진
서초구, 빈틈없는 한파 종합대책으로 '한파 피해 제로' 추진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가 다가오는 겨울철을 맞아 오는 2026년 3월 15일까지 4개월간 '25/'26년도 겨울철 한파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는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한파 상황관리 체계 구축 ▲주민친화형 한파저감 시설 운영 ▲한파쉼터 운영 ▲한파 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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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트럼프 보란듯…첫날 ‘다자주의’ 선언한 G20 정상들
트럼프 보란듯…첫날 ‘다자주의’ 선언한 G20 정상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0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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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칼럼]구름 아래 잠든 나라 -고성 송학동 고분군의 말 없는 역사-
경남 고성의 들녘을 따라 걷다 보면 낮은 구릉 위에 점점이 박힌 봉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러나는 봉긋한 언덕들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그 속에 천오백 년을 품고 있는 세계가 숨어 있다. 이곳, 송학동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군’의 중요한 한 갈래로, 소가야가 남긴 마지막 숨결이 서린 자리다. 5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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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정부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로 내란 동조 공직자를 가려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러나 “과도한 내란몰이”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우려와 ‘적폐청산’의 정치적 논란이 재소환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과정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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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정부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로 내란 동조 공직자를 가려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러나 “과도한 내란몰이”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우려와 ‘적폐청산’의 정치적 논란이 재소환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과정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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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대 특검이 쓰는 징비록… “비밀은 배신한다”
3대 특검이 쓰는 징비록… “비밀은 배신한다” 최고 권력자 주변엔 비밀이 넘칠 수밖에 없다. 조선조 국왕과 왕비가 머무는 곳을 지극히 비밀스럽다고 해 지밀(至密)이라 불렀다. 대통령 곁엔 명함에 비(祕)자를 쓰는 참모들이 30명은 족히 넘는다. 권력 핵심부의 정치적 논의, 인사 검증 등의 과정은 하나하나가 기밀인데, 잘 지켜지던 보안은 레임덕 징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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