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의 별
지옥의 랠리 일곱째 날
맑고 모래바람
타마라셋Tamanrasset- -알리트Arlit. 705km. 총 주파 4,541km.

먼지 속 질주
2시간 수면, 선 채... 코펠에 담긴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내게 네덜란드 TV 팀이 카메라를 들이대며 날 가로막았다. 사람 꼴이 아닌 내 모양이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며 소리쳤다.
"여보쇼! 원숭이들한테 보여주는TV 프로그램 만드는 거요? 내가 세수한 날 인터뷰 약속하겠소."
도망가는 나를 쫓아오며 그들은 기어이 인터뷰를 해 갔다. 미치광이한 테 뺨 맞은 기분이다.
8시 5분, 와디의 홍수로 무너져 끊겨버린 2개의 피스트 앞에서 하마터면 경주를 쉽게 끝낼 뻔했다. 많은 주자들이 접선 구간에서 아깝게 탈락하곤 하는데, 마음의 긴장이 풀려있는 탓이리라.
오늘 접선 구간 57km 중 두 번째 크레바스 속에 입방아를 찧어 20분이나 허비하는 바람에 남은 8분 동안을 스페셜 구간처럼 미끄러지고 튀며 달려야 했다.
마른 강 바닥(와디)을 달리는 100번 주자.
67km. 오래된 보루 옆, 싸리나무로 둘러쳐진 집 3채로 형성된 마을 타가우오. 앞으로 90km 더 가면 알제리 국경을 넘어 니제르로 들어가게 된다.
69.40km, 와디 몇 개를 건너 340° 방향으로 우회전한 후, 다시 나침반 방향 248°로 좌회전. 80km 이상을 와디의 마른 바닥을 따라 내려갔다. 마른 강바닥은 부드러운 흙모래여서 먼저 출발한 차들의 먼지가 제트 구름이 되어 하늘로 오르고 있다. 이 먼지 속 시계 15m도 안 되는 곳에서 앞차를 추월해 내려면 고도의 운전 기술보다는 죽음의 용기가 필요 하다.
가끔 우리 차를 능숙하게 따돌리는 주자들의 용기도 용기거니와 뒤로 쳐지게 되는 우리는 순간 시계 제로의 먼지에 휩싸여버린다. 물론 급정거 해야 하고 시계가 트이는 만큼씩 다시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러는 사이 가속이 붙은 또 다른 뒤차가 추월해 가면 다시 장님이 되는 억울함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대포라도 있으면 놈을 쏘아 주련만.. 분통 터진다 어렵지 않게 앞지르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넓은 와디 속에 또 작은 와디가 있는데, 가장 최근에 소량의 빗물이 흘러내린 곳은 지면이 비교적 단단하고 먼지가 일지 않는다. 바로 이곳에서 앞지르기 대 전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그곳도 사활의 위험이 걸리는 곳이다. 다른 작은 와디와 합류한 흔적에는 반드시 50cm~1m의 층계Marche가 생겨 있어 차가 공중을 날다 꽂혀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와디의 긴 바닥을 이제 막 출발한 경주 차들이 내는 먼지는 최대 시계 30m밖에 되지 않는다. 사막 안경만 내놓고 얼굴과 머리를 터번으로 휘감았으나 먼지를 마시지 않을 방법은 없다. 그동안 먼지를 열 숟가락은 더 마셨을 것이다. 유럽 파일럿들은 들이마신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주로 우유를 많이 마신다. 그러나 예전 우리나라 탄광촌 아주머니들이 잘 만들었던 돼지 삼겹살보다 나을까? 거기다 소주 한 잔까지 곁들이면.. 아, 먼지 그득한 입안에 절로 침이 고인다.
144.58km. 로드 북에 있는 지형이 실제로 나타나지 않아 길을 잃어버렸다. 10km 이상의 넓은 와디 골짜기에 속절없이 갇힌 꼴이 되었다. 골짜기를 더듬다 넓은 공지로 나올 때면 여러 대의 차가 제멋대로 이리저리 쏘다니고 있다.
144.85km 지점. 와디 구렁에는 방향 감각을 잃은 땅 개미 떼들의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우리가 가는 방향과 거꾸로 지나쳐 가는 차가 있는가 하면, 한 대의 차가 자기 방향을 잡아 자신 있는 속력으로 달아나면 여러 대의 차가 급히 그 차를 뒤쫓고.. 그리곤 한참 후 몰려갔던 골짜기를 되돌아 나온다. 헛웃음 나오는 모습들이다, 모두들 혼자 방향을 찾아 달아 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건만 혼자 조난 당하는 게 싫어 몰려다니는 수 밖에 없다. 그럴수록 방향감과 거리감은 사라져 버린다.
길을 잃은 주자
나중에 안 일이지만 차 한 대가 리비아 국경까지 넘어가 버린 불운한 일(그 장본인은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의 아들로, 리비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영국은 신속히 공군기를 띄워 그의 수색에 나섰다. 다행히 그는 리비아국경 수비대에 발각되기 전 국경 근처에서 영국 공군에 의해 구조되었다.) 이 생겼고, 이날 37대의 차가 만 24시간 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아깝지만 나는 제롬에게 20km 이상을 되돌아 거슬러 올라가게 했다. 폭이 수 km나 되는 와디에서 방향을 잡아 거슬러 오르는 것도 문제다. 나는 멀리 있는 지형지물에 기준을 잡아 제2 거리 계기로 거리 추산과 감산을 작동 시키고, 주 나침반 방향을 고정시킨 다음 비상 나침반으로 임시 방향과 거리 계산을 했다. 시간 손해를 많이 보더라도 확실한 지형지물까지 되 돌아가는 데는 과감해야 한다.
신기루
"이 엉터리..저 멍청이들과 쏘다니는 기차놀이를 언제까지 하려고 해? 기름도 180L밖에 없어, 이 바보야!"
나는 헤매고 있는 차들과 같이 돌아다니려는 제롬을 질책했다. 그는 작년 모리타니아 코스에서 4일 밤 4일 낮을 조난 당해, 벤츠 사륜구동차의 스페어타이어는 물론 본 타이어까지 태우고 차를 그곳에 사장시킨 쓴 경험이 있다. 물론 파리의 모든 가족은 그가 죽은 거로 단정하고 TV 화면에서 연일 울고불고한 희비극이 있었다. 그린 일을 당하고 보니 그는 조난에 대해 자주 과잉 반응을 보인다.
2시간 15분 만에 로드 북 피스트 진입에 성공했다. 죽을 고생을 했다.
162km. 반쯤 모래로 덮인 산과 산 사이를
몇 개나 비집고 나오니
죽은 산의 돌무덤이 시작되고
그 너머 노란 사막이 도도히 펼쳐졌다.
또 두려워진다.
시계는 트였지만
부드러운 모래가 깊어 달리지 못하니
마음만 지평선 끝으로 달아나고 있다.
지형지물이 있는 사막 표면은
짓굿게 불규칙하다.
250.40km. 오후 4시 33분.
방향130°로 수정 후 제롬에게 핸들을 넘겼다. 오후 내내 이 넓은 모래 밭 위를 제멋대로 방황하는 차들이 많았다. 우리도 또 저 멍청이들의 대열에 끼어들다니.., 이제는 더 이상 지형지물도 없다. 나침반과 거리계기만 붙들어야한다.
사하라 속의 바다와 섬들... 달리는 차 주위 멀리 나타나는 신기루에 나는 심기가 어지럽다.
나는 처음으로
눈앞의 사막이 바다로 변해 버리는
신기루 현상을 보았다.
전방 수 km 너머는
푸른색이 도는 은빛 천지다.
불안 속에 계속 방향 130°로 주행. 그러나 길을 잃었을 때는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달릴 수 없다.
391.30km. 방향이 맞았다. 고장 나 수리하고 있는 팀을 만났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220번 주자 페스까롤로의 차로, 차동 장치의 치명적 고장이라 한다. 경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5시간 이상 페널티를 받을 것이다. 아깝다.
오늘 오후까지 우리에게 낙오 신고(x자 사인)를 해달라는 2대의 차를 보았고, 2대의 오토바이 중 1대는 불타 버렸다. 우리는 몇 쪽밖에 안 먹는 레이션과 비상 식품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구조가 늦어질 때를 대비해 음식과 물만은 넉넉해야 한다.
467.50km. 막막한 사막 계속. 오후 8시 42분. 아직 240km나 남아있다. 두 번이나 길을 잃어버렸고, 그 바람에 4시간이나 허비했기 때문이다. 밤에는 절벽이 겁나 속력은 휠씬 떨어져 버린다.
수면 부족은 주자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복병이다. 아. 실컷 잘 수 있다면..
오늘 밤 잠자기는 글렀다. 내일 아침 다음 구간 출발 시간 전까지만 도착하면 정말 다행이련만... 엇그제부터 내일까지 내내 운전만 하면 80시간 동안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것이 된다. 혹시 내일도 잘못하여 자정 전까지 도착 못 하면 또 잠을 못 자게 되고, 그때는 이 귀중한 경기를 포기해야 한다. 더 이상 눈 떠 버틸 힘이 없다. 마음이 초조해지고 온몸에 땀이 솟는다. 내일에 달려 있다. 험한 노정이 문제가 아니라 잠이 문제다.
만약 여기서 포기한다면 내년에 내 나라 차와 팀으로 참가하려 한 내 포부는 허사가 되고, 나를 도운 국내외의 멋진 선배 친지들을 무슨 면목으로 마주하라.
497km. 우리는 체력이 쇠잔해지고 무서운 졸음에 시달릴수록 거의 30 분마다 운전석을 바꾸었다. 바람막이 모래산 옆에서 저녁 준비를 했다.
사막에 내리는 어둠 속,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손을 뻗어 획 저으면
후드득 떨어질 듯한 그 별 무리들은
사하라의 비밀스러운 전설을 들려줄 것만 같다.
알퐁스 도데의 별 이야기를
하늘로 떠올린다.
스테파니네 집 목동과,
이렇게 메커니즘 놀음에 젖어있는 나는
마을이 그립고
별을 신비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으리라.
사하라의 별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낮은 인간을 성하게 하는 대지가
넓어 넓어가다
바람이 불어가는 날 빛 끝으로
막아 버리는 하늘이
지평선에서 담을 쌓고
밤에는
별을 거느리고 오는 정결한 하늘을
심술궂은 땅이
반이나 가려 버리누나.
체크 포인트 출발에 앞서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주자들
작가 최종림 저택에서
❛ 최종림 작가 프로필 ❜
출생: 부산
학력: 프랑스 파리 4 대학 현대 불문과 졸업
데뷔: 미당 서정주 추천으로 『문학 정신』을 통해 한국 문단에 등단
주요 경력:
한국 시인 협회 회원
한국인 최초 FISA 자동차 경주 자격증 A** 취득
파리-다카르 사하라 사막 자동차 경주 참가 및 완주
주요 작품: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사라진 4시 10분』, 『사하라에 지다』
시집: 『에삐나』
논픽션: 『사하라 일기』
오페라 시나리오: 『하멜과 산홍』, 『오디푸스의 신화』(번역 및 각색)
다음주에 계속...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
《인문사회》지연된 정의.
《인문사회》지연된 정의. 최근 법원의 재판 지연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매우 높다. 특히 오래된 일부 정치적 사건의 재판에 대하여. '정의의 지연은 정의의 부정(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이라는 법 격언처럼 지연된 정의는 그 자체로 불의(不義)이기 때문이다. 모든 권리의무는 제한된 시공간 내에서만 존재하므로 시간은
-
《인문사회》인생의 겨울나기
인생의 겨울나기 1년에 사철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도 사계가 있다. 요즘의 평균수명에 의하면 봄은 부모님의 자녀일 때, 여름은 자녀의 부모일 때, 가을은 부모님의 부모 노릇을 할 때, 겨울은 자녀의 자녀 노릇을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1년의 사계와 달리 인생의 사계는 일생에 한 번만 경험할 수 있기에 봄여름을 사는 청년은 겨울을 체감할 수 없다. 더욱이
-
《인문사회》 나눔, 12월의 의식
나눔, 12월의 의식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이 등장했다. 인심이 각박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매년 12월이면 등장하는 이 온도탑의 수은주는 보란 듯이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쭉 뻗는다. 연말이 되면 일종의 가족 의식으로 기부를 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따뜻한 기운을 내뿜는다.
-
《인문사회》화장의 미학
화장의 미학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모순된 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을 구원의 수단으로 보기도 한다. “인간은 죽어서 비로소 완전하게 태어난다”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지만 톨스토이는 “죽음의 공포는 해결되지 않는 삶의 모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신에 대해서도 어느 민족은 두려워하거나 불결하게 생각하기도
-
《인문예술》어느 화가의 점, 그 파괴적 혁신
어느 화가의 점, 그 파괴적 혁신 얼마 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전에 다녀왔다. 미술 평론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한국 근현대 대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김환기의 예술혼과 삶을 오롯이 느꼈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김환기는 신안의 작은 섬 안좌도 고향의 달빛을 좋아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사랑했다. 달항아리의
-
《인문경제》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란 무엇인가 1976년 대학 신입생 면접 때였다. 백발 노교수께서 내게 어떤 철학책을 읽었는지 질문한 다음 ‘가정 형편은 어떤지’ 물었다. 당혹스러웠다. ‘인생 해답을 찾겠다고 대학에 왔는데!’라는 치기 어린 실망감이 컸다. 나이를 먹어야 깨닫게 되는 삶의 진실이 있다. 대학원에 진학하자 노교수님 말씀이 갈수록 뼈아팠다. 사회학 같은 기초 학문이나
-
《인문사회》사유의 시간
사유의 시간 나라 전체가 잠시 숨을 죽인 사이, 수능시험이 끝났다. 국내 언론의 저녁 뉴스들은 일제히 수능에 대한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어떤 과목이 쉬웠고 어려웠으며, 어떤 과목에서 몇 점을 맞으면 몇 등급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했다. 해외 언론들은 사뭇 다른 관점에서 관심이 많았다. 프랑스의 한 언론은 '한국의 명문대 진학은 사회적 지위,
-
《인문사회》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국민학교', 현재의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자유교양대회'라는 소위 범국민 교양교육 진흥을 목표로 학생들에게도 독서를 통한 '교양증진운동'이 있었다. 자유교양대회에 참가하여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이야말로 영웅이 되는 시절이었고, 이런 행사는 중학교까지 이어졌다. 흥부전, 삼국유사, 구운몽과 같은 우리 고전은 물론 서양의 고전에 이르기까지
-
《인문사회학》 선팅의 사회학
선팅의 사회학 유럽에서 렌터카를 운전할 때 한국과 극명하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선팅이다. 선팅이란 차량에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량의 유리에 염색을 하듯이 수지류 같은 필름을 붙이는 일이다. 사실 'sunting'은 틀린 표현이고 'window tinting'이란 표현이 올바른 표기이다. 유럽이 우리나라와 달리 비보호 좌회전도 많고,
-
《인문》새벽시장 언 손 녹여주는 고마운 화톳불
새벽시장 언 손 녹여주는 고마운 화톳불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새 12월. 덩그러니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니 뭔가에 쫓기듯 조바심이 납니다. 대책 없이 놀기만 하다가 겨울을 맞이한 베짱이의 심정입니다. 마음이 스산하니 몸이 더 추운 걸까요. 이른 출근길에 지나게 된 새벽시장에는 칼바람이 매섭습니다. 좌판의 생선도 꽁꽁 얼 만큼 춥네요. 가뜩이나 손님도 뜸한
-
《사설》여당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여당 의원의 보좌진 성추행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여성 보좌진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장 의원은 결백을 강조하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이다.
-
해남배추 캐나다 시장 뚫었다…1천톤 수출
해남배추 캐나다 시장 뚫었다…1천톤 수출 전라남도는 26일 해남 산이면에서 해남배추 1천 톤 캐나다 수출 선적식을 개최하고, 북미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수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선적은 전남도·해남군·수출기업이 협력해 추진한 성과로, 해남배추가 캐나다 H마트에 대규모로 공급되는 첫 공식 일정이다. 행사에는 명현관 해남군수, 전남도 신현곤 국제협력관,
-
[연재]사하라에 지다 파리 -디카르 경주의 추억/지옥의 랠리 여덟째 날
별이 반짝이는 소리. 천지는 태고적 나를 보고 있다. 가스버너에 커피 물을 올려놓은 채 그 자리에서 우린 기절한 듯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눈을 뜨니 3시간이 지나 있다. 개운한 몸은 놀란 토끼 모양새다. 560.30km 400m 앞까지 비추는 우리 차의 헤드라이트 하이빔 불빛 앞에 241번 주자의 차가 비참한 형태로 전복되어 있다. 단단한 모래
-
서초구, 빈틈없는 한파 종합대책으로 '한파 피해 제로' 추진
서초구, 빈틈없는 한파 종합대책으로 '한파 피해 제로' 추진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가 다가오는 겨울철을 맞아 오는 2026년 3월 15일까지 4개월간 '25/'26년도 겨울철 한파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는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한파 상황관리 체계 구축 ▲주민친화형 한파저감 시설 운영 ▲한파쉼터 운영 ▲한파 취약계층
-
《정치》트럼프 보란듯…첫날 ‘다자주의’ 선언한 G20 정상들
트럼프 보란듯…첫날 ‘다자주의’ 선언한 G20 정상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0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
-
인문칼럼]구름 아래 잠든 나라 -고성 송학동 고분군의 말 없는 역사-
경남 고성의 들녘을 따라 걷다 보면 낮은 구릉 위에 점점이 박힌 봉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러나는 봉긋한 언덕들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그 속에 천오백 년을 품고 있는 세계가 숨어 있다. 이곳, 송학동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군’의 중요한 한 갈래로, 소가야가 남긴 마지막 숨결이 서린 자리다. 5세기
-
《사설》‘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정부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로 내란 동조 공직자를 가려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러나 “과도한 내란몰이”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우려와 ‘적폐청산’의 정치적 논란이 재소환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과정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으로
-
《사설》‘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내란 색출’ 소동과 헝가리 반면교사 정부가 최근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로 내란 동조 공직자를 가려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 추궁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러나 “과도한 내란몰이”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우려와 ‘적폐청산’의 정치적 논란이 재소환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과정이 정치 보복의 악순환으로
-
《사설》 3대 특검이 쓰는 징비록… “비밀은 배신한다”
3대 특검이 쓰는 징비록… “비밀은 배신한다” 최고 권력자 주변엔 비밀이 넘칠 수밖에 없다. 조선조 국왕과 왕비가 머무는 곳을 지극히 비밀스럽다고 해 지밀(至密)이라 불렀다. 대통령 곁엔 명함에 비(祕)자를 쓰는 참모들이 30명은 족히 넘는다. 권력 핵심부의 정치적 논의, 인사 검증 등의 과정은 하나하나가 기밀인데, 잘 지켜지던 보안은 레임덕 징후와 함께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