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딸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1-07 22:26





딸의 일생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직접 설계하지 못했다. 운전보조석에 앉아 운전수가 가는 대로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삼종지의(三從之義)의 길이 숙명이었다.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시집가서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따르고. 여자 팔자가 뒤웅박팔자인 이유였다. 선택에 따라 운명이 크게 바뀌었다. 그 선택도 자신이 한 것은 아니었다.


딸의 인생은 흔적이 없다. 이름 없이 살다가 조용히 사라졌다. 그 스스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이의 아내로, 어느 누구의 어머니로만 존재했다. 총명한 것이 오히려 걱정이었다. 과거시험을 볼 수 없었고 벼슬도 할 수 없었다. 시경 사간편(斯干編)도 그래서인지 “계집아이가 태어나거든/ 맨바닥 땅바닥에 잠자게 하고/ 실감개나 주어서 놀게 하고/ 술 데우고 밥짓기나 익히게 하라”고 읊었다.


어머니가 된 딸은 딸이 걸어가야 하는 그 기구한 인생길을 알기에 딸을 낳고 남몰래 서러운 눈물을 쏟아냈고, 출가외인(出嫁外人)에 여필종부(女必從夫)였던 그 어머니를 보면서 딸은 ‘난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항변했지만 여자의 일생은 오랫동안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 풍습도 변하는 것. 그저 나이만 먹었던 올드미스는 인생을 황금빛으로 설계하는 ‘골드미스’가 되고, 일찍이 시몬 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에서 예견했듯 가능성 무한대의 ‘알파걸’이 등장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오랜 남아선호 사상도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통계청에서  전국의 성인남녀 25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자녀를 한 명만 가져야 할 경우 아들을 원한다 24.8%로 줄었다. 특히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30대 부부의 경우 아들(17.3%)보다 딸(21%)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같은 세태변화는 여성들이 당당한 인격체로서 사회의 많은 영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젊은 세대들이 노후를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반쪽 사회에서 양쪽 사회로의 전환, 사회의 양대 축이 함께 뛰는 미래는 아마도 더욱 활기찬 시대가 될 듯하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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