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여러 일터에서 한해살이를 마감하는 각종 모임을 갖는 것을 보면 설날 분위기가 느껴집니다.하지만 정부에서 음력설을 인정한 까닭에 새해의 축하는 설날에 해야 제격처럼 보입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정초의 달 설날 입니다.
지나간 열한달의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정초에 세웠던 계획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미진한 마음에
그저 안달만 한체 또 한해를 보내야만 하는지도 모릅니다.
해마다 이맘때이면 튼튼한 과실 하나 제대로 거두지 못함에
마음이 늘 아쉽고 허전해 옵니다.
하루하루를 바삐 서두르며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며 살아가는 요즘
미처 듣지 못했던 귀 기울임과
놓쳐버린 시야속의 풍경들을 생각할 때면
초라하고 변변치 못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 같아 자꾸만 움츠려 듭니다.
하지만 변변하지 못한 속에서도 나름데로 애착이 가는 것을
옷매무시 정돈 하듯이 남은 시간들을 다듬고 보다듬어
정갈하게 갈무리하고 싶어집니다.
아직도 우리는 세계인이 한해를 끝맺는 연말과 동양인이 한해를 시작하는 설날을 어중간하게 맞이합니다.
어찌됐든 음력으로2025년한해가 며칠남지 않아 마감되고, 며칠 후 부터 새로운 한 해 를 보게 됩니다.
그 누가 연도를 정해 놓았을까요?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 되는 것인데도, 어제가 있고,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다는 것을.
어제 하루를 밝혔던 그 태양은 헌것이 되었는데, 어제의 헌 태양은 오늘 새로운 태양으로 날을 밝혔습니다.
어제 하루를 밝혔던 그 태양이 오늘 떠오르는 태양과 똑 같은데도, 사람들은 '날'과 '달'과 '연'을 정해놓고 살고 있습니다.
사회가 진화될수록 사람은 자신들이 만든 제도 속에 갇혀 살고.
어떤 이는 "그래야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사회가 너무 각박해지고 있다"며 푸념도 할 것입니다.
양비론이 존재하지만, 이런 제도를 벗어나 살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잘 적응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현세를 살아가는 현명한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인가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때 아무 것도 이룬 일 없이 또 한해가 지나가는 것에 가슴 저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젠 눈이 오고 날씨가 추워져도 느낌이 없다가 마지막 달력을 떼어낼 때가 되어서야 설날을 생각합니다.
'세월이 화살 같다'는 옛 어른들의 말은 나이가 들어야 실감나는 모양입니다.
한해 두해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은 마음을 무디게 합니다.앞서 간 사람들의 뒤를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하는 생각인지 모릅니다.
세상은 역동적입니다.한국사회는
더욱 힘차게 돌아가고.하루하루의 변화가 눈부십니다.
무선전화와 인터넷의 발전은 따라가기 어렵게 빠르고.새로운 상품이 수요를 창출하고, 삶의 모습까지바꿉니다.
전국에 고속도로가 뚫리고 새도시가 들어서며 고층건물이 올라가고.성공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벤처기업을 알차게 만들거나 돈을 주체 못하도록 벌어들이는 사람도 나옵니다.
그럴 경우 사람까지 달라져서 환하게 보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성공의 그늘에 가린 곳도 적지 않습니다.
나의 말과 행동들이 혹여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따스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고,
함께 시간을 나누었던 사람들과는 이름 석자 기억하고 싶고,
따뜻한 가슴이 시리운 가슴을 녹이는 만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참으로 힘든 시간들로 보낸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내몫 챙기기에 더 급급한
극심한 분열과 혼돈이 계속되는 작금의 현상은
어쩌면 백약이 무효인지도 모릅니다.
직장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젊은이들이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낙담하는 중년들이 있으며, 어디 기댈 데 없이 외로움에 사무치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혼인하지 못하고 나이를 더하는 노처녀 노총각이 있고, 사업마다 실패해서 가족을 애태우는 자영업자가 있고, 빚의 무게에 눌려서 허덕이는 사업장이 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위기는 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듯이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절망감과 패배의식으로 자포자기하며 한숨만 쉬기보다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어려운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갔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 시간이 지난 만큼, 남은 생명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모두들 바쁘고 어렵게 살아온 한해이지만
내 가족과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모두들 따뜻함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가슴 따뜻한 송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26년 올한해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액운을 가는 해에 실려보내고 2026년에는 마음 가득히 평화가 넘치길 빕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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