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칼럼 ]선택과 인연, 그리고 책임의 윤리- 무불 스님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2-25 11:11

기도후 곡차를 마시는 무불스님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없다. 그러나 부부는 내가 선택한 인연이고, 자녀 또한 나의 선택으로 세상에 온 존재다. 이 간명한 명제 속에는 인간관계의 윤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감정으로만 이해하지만, 사랑은 선택 이후의 책임으로 완성된다. 선택이 자유라면, 책임은 그 자유의 무게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 준 질서에 가깝다. 동양의 고전 『논어』에서 공자는 효(孝)를 인간다움의 출발점이라 했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은 단지 도덕적 규범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을 기억하는 일이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길러준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태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생명의 빚은 계산할 수 없는 차원의 것이다.


반면 부부는 나의 의지로 맺은 관계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설렘 속에서 시작되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 관계를 지탱하는 것은 책임과 의무다. 서로의 약함을 감싸고,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며, 함께 늙어가는 과정 속에서 부부는 동반자가 된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책임은 평생이다. 그러므로 부부는 서로에게 약속한 삶의 공동 경영자라 할 수 있다.


자녀 또한 마찬가지다. 아이는 우연히 생겨난 존재가 아니다. 부모의 선택 속에서 세상에 온 생명이다. 그러므로 돌보고 가르치며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은 의무를 넘어 사명에 가깝다. 교육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세우는 일이다. 자녀를 키우는 일은 또 다른 나를 세상에 심는 일이며, 미래를 향한 책임의 확장이다.


부모·부부·자녀로 이어지는 가족은 결국 ‘관계의 원’이다. 선택할 수 없는 관계와 선택한 관계가 서로 얽혀 한 인간의 생을 이룬다. 이 원 안에서 우리는 배려를 배우고, 양보를 배우며, 사랑의 언어를 익힌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나의 인격을 시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바람은 보이지 않아도 분다. 관계 또한 그러하다. 붙잡으려 하면 멀어지고, 흘려보내면 다시 돌아온다. 가족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흘러가는 동행이다.

결국 인생이란 거창한 성공이나 명예보다, 함께 살아가는 일상의 연속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배우자와 약속한 책임을 지키며, 자녀에게 삶의 본을 보이는 것.


그 모든 과정이야말로 일생일대의 과제이며, 동시에 가장 큰 축복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무진한 행복임을 알아야 한다,




사단법인 국제NGO자비등불 회장 무불 박석구(함안 용화사)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사무실031-781-9811
사업자 번호583-06-03523
주소 인천 서구 원당대로 628 714호 보미 골드 리즌빌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