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앞치마 두른 남편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4-01 00:24


앞치마 두른 남편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정 주부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앞치마였다. 양가댁 마님이나 며느리들이 한복 차림으로는 음식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기에 아무래도 거추장스러웠으므로 옷고름과 치마폭을 붙잡아 매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고안됐을 것이다. 물론 앞치마를 두름으로써 옷에 물이 튀거나 먼지가 묻는 것을 막는 효과도 거둘 수 있었겠지만, 주된 목적은 어디까지나 가사 노동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처럼 빨래, 청소 등 자질구레한 집안일은 예로부터 부녀자들의 책임이었다. 남정네들은 바깥일에만 신경을 쓰면 됐지 집안일에는 얼씬도 못하도록 교육을 받았다. 시집살이 하는 아내가 안쓰럽다고 남몰래 걸레질이나 설거지를 거들다가 식구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온 집안이 벌컥 뒤집히곤 했다. 남자는 세수하고 식사하는 일 말고는 손바닥에 물을 묻히면 안되었다. 대가족 시대의 얘기지만 남편과 부인을 각각 ‘바깥 양반’ ‘안사람’이라고 부른 데도 그런 뜻이 숨어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집안에서 앞치마가 많이 사라졌으나 가사 노동만큼은 여전히 주부들의 몫으로 간주되는 것이 현실이다. 밥을 짓고 장을 보는 것은 물론 하다 못해 울며 보채는 아이 달래는 것도 모두 주부들의 할일이다. 맞벌이 부부라고 해서 주부들이 집안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언젠가 발표됐듯이 이러한 가사노동을 비용으로 계산하면 줄잡아 연간 1조원 이상의 규모에 이른다니 우리 경제에서 큰몫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성인 여자가 가사 활동에 매달린 시간이 하루 평균 4시간19분에 이른다는 것이 통계청의 발표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전업 주부는 5시간39분이나 집안일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니, 냉장고를 비롯해 세탁기, 청소기, 세척기 등 각종 가전제품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더 말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 중노동이라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주부 노릇을 제대로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남편들이 짬짬이 집안일을 거들어 주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평소에 앞치마를 두르고 청소나 설거지를 도와 주는 남편들이 적지 않다 하니 역시 세상은 변하고 있는 모양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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