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선발대회’

조선 중종시대의 기생 황진이(黃眞伊)는 재색(才色)을 겸비한 여인의 대명사다. 당시 생불(生佛)이라 불렸던 고승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유혹해 파계시킬 정도로 미모가 출중했으며 ‘청구영언’ 등 조선시대의 대표적 문집에 그의 시조가 여러 수(首) 등재될 만큼 탁월한 문학적 재능을 갖추고 있었다. 자신의 곁을 떠나는 선비 벽계수의 이름을 패러디해 지었다는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황진이는 양반의 서녀(庶女)로 태어났다는 설과 맹인의 딸이었다는 설이 엇갈리고 있다. 기계(妓界)에 투신하게 된 것은 자신을 사모하다 병들어 죽은 이웃집 총각의 상여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속곳을 벗어던져준 게 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방향(芳香)은 죽은 뒤에도 조선팔도에 널리 떨쳐 나주의 문인 임제(林悌)가 임지에 가기위해 송도를 지나다 그의 무덤에 시를 바친 것이 말썽이 돼 파직당하기도 했다. 그 시가 바로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웠난다/홍안을 어디두고 백골만 묻혔나니/잔잡아 권할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는 내용의 ‘애도 황진이가(歌)’다.
말을 할줄 아는 꽃이란 뜻에서 ‘해어화(解語花)’로 불리기도 했던 기생은 일패(一牌), 이패, 삼패 등 3종류로 나뉜다. 일패기생은 예의범절에 밝고 함부로 남에게 몸을 맡기지 않는 관기(官妓)로 예술적 재능이 필수적이었다. 우리의 전통가무는 그들에 의해 전승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패기생은 술집작부로 ‘은근짜(隱君子)’로 불렸으나 사실상 밀매음녀였고 삼패기생은 거리에서 공공연히 몸을 파는 창녀를 일컬었다. 황진이를 비롯, 이매창(李梅窓), 송이(松伊), 소춘풍(笑春風) 등 역사적으로 이름높은 명기들은 물론 일패기생이다.
접객업소 여종업원들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로 화제를 모은 ‘미스 황진이 선발대회’에서 25세 여성이 미스 황진이로 뽑혔다고 한다. 심사 기준에 용모뿐 아니라 재능도 보는 장기자랑 부문도 있었다고 하나 예술성이 제대로 평가되진 않은 것 같다. 유흥 풍속이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 세태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빈 이같은 이벤트성 행사가 열린데 대해 지하의 황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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