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프레임의 법칙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4-20 23:04


프레임의 법칙




하늘이 무슨 색이냐고 물으면 누구나 파란색이라고 답한다. 정말 그런가? 사실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하늘이 파란 것은 아니다. 불교 설화에 시각장애인들이 각기 코끼리의 다른 부위를 만져보고 코끼리를 설명하면서 서로 자기가 옳다고 다툰다는 군맹무상 예화가 있다. 모두 자신의 한정된 경험이나 지식을 근거로 판단하다 보니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인식의 오류라고 할 것이다.


사람이 더불어 사는 인간 사회에는 수없이 많은 이견과 갈등의 요소가 존재한다. 위의 사례처럼 과학적인 설명이나 경험의 폭 확대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당사자들이 쉽게 설득되거나 의견을 바꾸려 하지 않는 갈등의 요소들도 있다. 관점과 기준이 그것이다. 색안경을 끼면 세상은 모두 그 색깔로 보이고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면 창틀의 형태에 따라 세상은 둥글게도, 네모나게도 보인다. 관점이나 인식의 창(Frame)에 따라 그 결과나 해석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이 프레임의 법칙이다. 그 본질과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래서 프레임이 다른 사람끼리는 다툼과 갈등을 빚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넘쳐나고 있는 많은 갈등도 들여다보면 이런 것이 많다. 각자의 선입견이나 기준에 따라 같은 것을 다르게 인식하면서 서로 옳다고 다투는 일들이 그것이다. 서로 다른 색안경을 낀 사람들끼리 세상이 '파랗다' '빨갛다'고 우기면서 상대방이 틀렸다고 싸우는 것과 같다. 같은 색깔 안경을 낀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고 뭉치다 보니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의견이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말이라면 무조건 합리화하면서 뜻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격한 비난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심지어 객관적 사실이나 공적 시스템 운영의 결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옳은지 토론해보고 공동의 선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 갈등은 물론 이념 갈등이나 지역 갈등, 계층 갈등처럼 크고 무거운 갈등의 저변에는 이러한 프레임의 편향이 깔려 있고, 이들은 상당 부분 서로 겹치고 증폭돼 나선형 확대 재생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명재상 황희 정승은 하인들끼리의 다툼에 대해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맞다" "부인 말도 맞구려"라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이 삼가부득(三可不得)의 일화를 통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서로 자기가 옳다고 믿는 인간사의 상대성과 사람이 견지해야 할 포용적 자세를 배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앞의 군맹무상 예화에서 부처님이 시각장애인들의 코끼리 묘사에 대해 모두가 옳을 수도, 모두가 틀릴 수도 있다고 하며 절대적 선악이 있을 수 없다고 설파한 개시개비(皆是皆非)의 가르침도 마음에 담아야 한다.


이제 서로의 안경을 바꾸어 껴보거나 창틀을 통하지 않고 넓고도 다양한 세상을 제대로 보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세상은 네모나거나 둥글지도 않고, 프레임에 갇혀 흑백으로 살기에는 많은 색깔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총천연색이니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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